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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945’는 청와대 의중 헤아려 만든 드라마”

이승만 전 대통령 아들 이인수 박사의 토로

  • 김승훈 동아닷컴 기획취재팀 기자 huni@donga.com

“‘서울 1945’는 청와대 의중 헤아려 만든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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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형 반대쪽은 다 기회주의자?

이인수 박사측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이 이 같은 화면처리로 인해 실제 사실인 것처럼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효과가 크다고 본다. 보수 진영 일각에선 “현 정권의 ‘과거사 부정’ 정책에 대한 동조적 분위기와 상업주의가 방송·영화계에서 자주 결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박사는 “KBS가 권력자의 의중만 헤아려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보기에 ‘서울 1945’에 나오는 여운형은 미화됐다.

“드라마에서 여운형씨는 정의의 화신이고, 그 반대쪽 사람들은 모두 기회주의자로 그려졌어요. 이건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패전을 예감한 조선총독부로서는 조선에 체류하는 일본인 75만여 명의 생명과 그들의 재산을 어떻게 보호하느냐가 최대 과제였어요. 총독부측은 우선 송진우씨를 찾아가서 ‘일본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준다고 약속하면 행정, 치안 등 총독부가 가진 권력을 주겠다’고 회유했습니다. 그러나 송진우씨는 거절했어요. 일본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으면 친일정권이 된다고 생각한 겁니다.

일제 때 일본인들은 조선인 지주들을 보호해줬어요. 지주들은 총독부와 가까운 사이였어요. 그런데 송진우씨 같은 지주집단이 총독부의 제의를 거절한 겁니다. 그래서 여운형씨를 찾았어요. 송진우씨는 직접 찾아가서 만났는데, 여운형씨의 경우는 8월15일이 되어 총독부로 불러들였습니다. ‘그릇’의 차이죠.



총독부는 똑같은 제의를 했는데 여운형씨는 그 자리에서 서슴없이 승낙했습니다. 그리고 총독부로부터 2000만엔, 지금 돈으로 약 2000억원을 받았습니다. 그 돈으로 전국에 치안대를 조직하고 정치 기반을 만들었죠. 여운형씨는 일본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튿날인 16일 휘문중학교에서 군중대회를 열었어요. 그 자리에서 ‘패전한 일본인의 마음을 알아주자’고 연설했습니다. 또 박헌영씨와의 권력경쟁에서 밀릴 것 같으니까 김일성에게 자신의 딸을 인질로 주면서 그와 손을 잡았습니다. 그런 여운형씨를 ‘서울 1945’는 가장 정의로운 인물로 만들었습니다.”

“문석경, 말도 안 되는 설정”

▼ ‘서울 1945’가 ‘연방제 통일을 지향하는 준비작업’이라고까지 하셨는데….

“여운형씨 같은 사람을 부각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매장시키고 있잖습니까.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는 거죠. 공산당과 손잡고 통일을 했어야 옳았다는 얘기 아닙니까. 강정구 교수 식(式)의 논리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가연합 통일론’을 주장하면서 북한이 내건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일맥상통한다고 했죠. 그런데 ‘국가연합 통일론’은 1960년 8월15일에 김일성 주석이 남한에 제안한 겁니다. 김 전 대통령은 자기가 고안한 것처럼 말하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 일제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은 친일파의 딸 문석경을 극중 이승만 전 대통령이 양녀로 삼는 장면도 나오더군요.

“일제로부터 갓 해방된 나라를 이끌어 보겠다는 정치인이 친일파의 딸을 양녀로 삼는다니…. 이런 설정이 말이 됩니까. 만일 이 전 대통령이 정말로 그렇게 했다면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이 드라마는 이 전 대통령을 파렴치하고 치졸한 인간으로 만들어놨어요. 이 전 대통령은 양녀를 둔 적이 없어요. 친일파는 돈암장(이 대통령이 귀국 직후 살던 곳)에 얼씬도 못하게 했습니다.”

▼ 왜곡 논란의 핵심은 여운형씨 암살과 관련한 부분인 듯합니다.

“모스크바 3상회의에서 신탁통치안이 나오자 국내에서는 반탁운동이 거셌습니다. 그때 백범 계열은 미군정을 접수해버리자고 했어요. 송진우씨는 그 얘기를 듣고 어처구니없어 했습니다. 미 군정을 상대로 싸우면 안 된다고 만류했죠. 그 때문에 송진우씨가 죽게 된 거죠. ‘백의사’라는 임정의 암살단이 한 짓입니다. 그 계통이 여운형씨도 죽였어요. 미 정보부 보고서에 나와 있습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이 암살에 관여했다는 어떠한 증거나 정황도 없습니다.”

▼ 이 전 대통령이 미 군정의 비호 아래 친일파와 손잡고 대한민국을 건국한 것처럼 묘사한 데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실제로 이 같은 견해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역사학자들도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미 국무성을 상대로 독립운동을 했어요. 당시엔 국무성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고 있었으니까요. 이 전 대통령은 국무성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승인해달라고 했지만 그들은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국무성과 긴장관계에 있었어요. 국무성은 1946년 2월 남한의 미 군정에 비밀지시를 내렸어요. ‘이승만은 국무성과 사이가 안 좋고, 김구는 중국 정부의 앞잡이이니 두 사람을 정치에서 제외시키고 제3자 김규식을 내세워 대통령으로 만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런 압박을 이겨내고 이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건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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