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대립하는 것은 상호 보완적인 것이다’라는 기본 명제를 음양관(觀)에서 바라보면 사람들과 다투거나 경쟁할 마음이 사라진다. 크게는 좌익과 우익의 사상적 대립, 여당과 야당의 정치적 대립, 세대·지역간 갈등 구조를 포용할 수 있고, 작게는 몸과 마음에 있는 긍정과 부정 등 이분법 논리로 발생하는 모든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다.
상호대립하면서 보완적인 관계, 즉 음양관을 잘 이해하면 건강도 지킬 수 있다. 신장의 물 기운과 심장의 불 기운은 분명 상극이지만 서로 조화하기 때문에 온전한 삶을 유지하게 한다. 폐의 금(金) 기운과 간의 목(木) 기운도 서로 넘치면 억제하고 모자라면 보태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를 생리학적으로는 길항작용이라 한다.
이 상극되는 요소의 부조화가 바로 질병(疾病)이다. 말이 나온 김에 질(疾)과 병(病)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외부의 조건이 내 몸과 맞지 않아 생기는 부조화는 화살을 맞은 느낌에 비유해 화살 시(矢)가 들어간 질(疾)이라 한다.
반면 감정을 잘못 다스려 내부에서 생기는 부조화는 병(病)이라 한다. 따라서 치료도 질의 경우엔 약이나 침, 뜸 등 외부에서 보완하면 되지만 병의 경우는 내부의 자연치유력을 이용해 스스로 고칠 수 있다.
김지하 시인은 내부의 치유능력을 ‘정신적 항체’라고 표현했다. 이 정신적 항체를 개발하는 것이 도 닦음이다. 마음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감정의 찌꺼기를 털어내면 본래의 자리가 드러나 환하게 밝아지므로 모든 병은 치료가 된다는 뜻인데, 이것이 정신적 항체의 정체다.
운동의 음양관적 법칙을 이해하면 골프의 원리를 쉽게 배울 수 있다. 고요함은 음이고 움직임은 양이며, 음은 저장이고 양은 뱉음이다. 인체의 근육 음양을 보면, 뻗는 근육은 양이고 당기는 근육은 음이다.
어드레스는 음, 스윙은 양
호흡에서도 들이쉬는 숨은 저장이므로 음이고 내쉬는 숨은 양이다. 운동신경이 발달했다는 것은 바로 이 호흡과 근육이 조화를 이룬 경우다. 이런 원리로 관찰하면 음적인 운동과 양적인 운동을 구분할 수 있다.
테니스나 배드민턴, 축구, 배구 등 공을 가지고 내지르는 운동은 양이고, 유도나 레슬링, 씨름 등 당기는 운동은 음이다. 그래서 음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은 근육이 발달해 무게가 나가고, 양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은 몸이 가볍고 근육도 뭉쳐 있지 않다. 물론 개인의 체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가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골프를 보면 음양의 요소가 아주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다. 어드레스는 철저한 고요함으로 음이고, 스윙은 원 운동으로 양이다. 허리를 꼬고 어깨를 비틀어 힘을 저장하는 것은 음이고, 힘차게 내지르는 동작은 양이다. 걸어가서 멈추고, 멈춘 후 걷고, 그린에서 집중하고, 집중 후 밀어넣기까지 음양, 양음이 순환하는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