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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우리 몸의 ‘에너지 관리 센터’

간은 우리 몸의 ‘에너지 관리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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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우리 몸의 ‘에너지 관리 센터’

간은 질환이 생겨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만큼 정기검사가 필수다.

‘간도 크다’ ‘간이 콩알만 해졌다’ ‘애간장을 태운다’ ‘간 떨어진다’ ‘간이 배 밖에 나왔다’…. 예부터 우리말에는 이처럼 간에 빗댄 표현이 많다. 우리네 조상들이 여러 신체 장기 중에 유독 간 얘기를 많이 한 이유는 뭘까. 이는 그들이 이미 온갖 경험을 통해 간이 신체에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기, 간의 신비

간은 독일어로 ‘Leber(레버)’라고 한다. ‘산다’는 뜻의 live와 leben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만큼 우리 삶에 간이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뜻이다. 간은 체내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장기로 체내 물질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중요한 기능을 맡는다. 간은 3000억개 이상의 간세포로 이루어진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무게가 1.2~1.5kg에 달하며 인체 내 혈액의 3분의 1 정도가 간에 저장되어 있다. 오른쪽 횡격막 아래에 위치하며 갈비뼈가 간을 보호하고 있어 정상인에게서는 대부분 만져지지 않지만 간이 붓거나 커지면 우측 갈비뼈 아래에서 만져질 수 있다.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단백질 등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만들어 저장하고 약물이나 몸에 해로운 물질을 해독한다. 쓸개즙을 만들고 면역세포가 있어 우리 몸에 들어오는 세균, 이물질을 제거하는 일도 한다.

간은 아주 독특한 혈액 공급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동맥을 통해 신선한 혈액을 공급받고 더러워진 혈액을 정맥으로 내보내는 것이 정상이지만, 간은 오히려 문맥(門脈)이라는 일종의 정맥을 통해서 약 4분의 3의 혈액을 공급받고 나머지 4분의 1을 간 동맥을 통해서 공급받는다.



즉 간으로 유입되는 문맥이라는 혈관에 들어 있는 피는 비록 정맥을 통해 들어오지만 단순히 노폐물이 쌓인 혈액이 아니라 위와 장에서 흡수한 영양분이 가득 들어 있는, 즉 가공되지 않은 원자재의 창고이다. 이렇게 들어온 영양분은 간에서 가공되어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이 되기도 하고 인체에 해로운 성분은 해독되기도 한다.

팔방미인, 간의 기능

간은 인체에서 매우 많은 일을 담당한다는 이유로 ‘팔방미인 장기’라고도 한다. 가장 일반적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호르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에서 적혈구 분해과정에서 생성되는 빌리루빈 대사, 체내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약물 대사에 이르기까지, 온갖 대사 작용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소화작용을 돕는 담즙의 분비도 관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동물 실험에서 증명됐듯, 정상적인 간은 3분의 2를 잘라내어도 시간이 지나면 거의 원래 크기대로 회복이 가능하다. 그만큼 간은 어느 장기보다도 재생력이 뛰어난 장기이다. 그렇기에 생체 간 이식 수술이 가능하고 간염으로 간세포가 파괴되어도 몇 주일이면 치료되는 것이다. 불을 인간에게 건네준 까닭으로 제우스의 노여움을 산 프로메테우스가 매일같이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 먹히고 다시 재생되는 벌을 받은 것도 모두 이런 의학적 근거에서 나온 이야기다.

간이 담당하는 다양한 역할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 간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 관리 센터 구실을 한다.

간은 장에서 흡수한 영양소를 저장하거나, 다른 필요한 물질로 가공한다. 다시 말해 우리 몸에 들어오는 모든 영양소는 간에서 에너지 원료로 바뀐 다음 온몸의 세포로 분배된다는 뜻이다. 간은 흡수된 포도당을 글리코겐(glycogen) 형태로 저장하고 있다가 필요하면 다시 분해해서 내보내는 영양 창고의 구실을 한다. 이때 간에 저장된 영양소의 일부는 급한 사용처가 있으면 ‘신속 배달’되기도 한다. 때로는 아미노산으로부터 포도당을 합성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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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관수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간질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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