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호

레모네이드보다 청량한 ‘HOME’

  • 최은정 음반평론가 rabnina@dreamwiz.com

    입력2006-10-02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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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모네이드보다 청량한 ‘HOME’
    상큼한 가을사과 같은 목소리의 나오미 후세와 편안한 감성으로 기타의 울림을 전하는 이토 고로가 멤버인 ‘Naomi · Goro’는 일본 최고의 보사노바 듀오로 이름나 있다. 조앙 질베르토, 리사오노의 미니멀 보사노바를 이어갈 Naomi · Goro가 최근 발표한 ‘HOME’은 마치 내 집에서 휴식하는 듯한 편안함을 준다. 창문을 열면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푸른 숲이 펼쳐질 것만 같은 풍경을 상상하게 한다.

    이토 고로가 프로듀싱한 이 음반은 향수와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친숙한 팝 넘버와 샹송, 영화음악, 재즈 등을 독특한 감각으로 편곡해 상큼한 레모네이드 빛깔과도 같은 청량함과 투명한 느낌을 전한다.

    첫 번째 트랙에 담긴 곡은 뉴욕 출신의 포크 싱어이자 송 라이터로 그래미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제니스 이안의 ‘Will You Dance’로, 원곡에 보사노바 비트를 가미했다. 들으면 금세 기분 좋아지는 나오미 후세의 목소리와 마치 하늘을 날아갈 듯한 기타의 싱그러운 편곡이 돋보인다.

    이토 고로의 솔로 기타 연주인 네 번째 곡 ‘Me, Japanese Boy I Love You’는 우수에 젖은 듯한 느낌의 정적감과 심플한 코드 진행으로 연주자의 개성을 뚜렷이 드러낸다.

    여섯 번째 수록곡인 카펜터스의 ‘Top of The World’는 수많은 연주자가 리메이크했지만 나오미와 고로의 연주야말로 가장 특색 있는 편곡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처연하게, 어쩌면 인생을 달관한 듯한 느낌이 묻어나는 편곡이 원곡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이 앨범의 백미는 여덟 번째 곡 ‘Estrada Branca’가 아닌가 싶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훌륭한 원곡에 후세의 깔끔하고 투명한, 소녀적 감성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조곤조곤 속삭이는 자장가와도 같이 느껴진다.

    박종훈, 비토리오 체칸티 ‘L. V. BEETHOVEN Sonatas for Piano and Violoncello’

    레모네이드보다 청량한 ‘HOME’
    한국과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박종훈과 첼리스트 비토리오 체칸티가 베토벤의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소나타를 발표했다.

    최근 무소르크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I Love You’를 발매해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한 박종훈과, 그의 오랜 친구이면서 이탈리아 국립방송교향악단 수석 출신인 비토리오 체칸티의 하모니는 절묘하다. 음악을 통해 고뇌하며 자신의 사고, 철학을 심화시킨 위대한 작곡자에 대한 존경이 드러나는 듯하다.

    박종훈의 섬세하고 유려한 피아노 선율, 체칸티의 감성적이며 풍부한 첼로 연주가 전하는 두 음악인의 앙상블과 일치된 호흡은 원곡 이상의 정교함과 냉철하고도 정확한 해석력을 균형 있게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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