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형간염 예방접종은 어릴 때 맞을수록 좋다.
새내기 직장인 L씨(25)는 몸살 기운이 있어 입사하고 처음으로 결근을 했다. 처음엔 감기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고열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음식물을 삼킬 수 없을 만큼 구역질과 구토에 시달렸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은 그는 A형 간염 진단을 받았고, 요양을 위해 직장을 잠시 쉴 수밖에 없었다.
전염성 강한 급성 간염흔히 B형이나 C형 간염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A형 간염이라고 하면 사람들 대부분이 다소 생소하게 느낀다. A형 간염은 만성 간염, 간경변 및 간암 같은 만성 간 질환을 유발하는 B형이나 C형 간염과는 달리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으로 인해 감염되며, 전염성이 강한 급성 간염이다.
전세계적으로 발병건수가 매년 15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성 간 질환이다. A형 간염은 전염성이 높고, 오염된 물과 음식, 개인 접촉으로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단체생활, 단체 급식을 하는 15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감염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A형 간염이 특히 문제시되는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 15세 이하 소아와 청소년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10% 이내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그만큼 집단 발병의 위험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아와 청소년의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현격히 낮아진 것은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위생상태가 양호해지면서 자연 면역의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데 기인한다. 따라서 면역성을 갖지 못한 소아와 청소년층이 늘어나면 A형 간염에 감염될 확률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A형 간염을 둘러싼 5가지 오해
| 1. A형 간염은 혈액형이 A형인 사람이 잘 걸린다?
간염 발병과 혈액형은 전혀 상관이 없다. A형 간염은 A형 간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염증성 간 질환으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은 혈액형에 관계없이 누구나 감염될 위험이 있다. 마찬가지로 혈액형이 B형인 사람이 B형 간염에 잘 걸리는 것도 절대 아니다.
2. 어릴 때 학교에서 단체접종한 간염 예방주사가 A형 간염 예방주사이다?
어릴 때 학교에서 단체로 간염 예방주사를 맞았다면 B형 간염 예방접종일 확률이 높다. B형 간염 예방접종은 1988년부터 학동기 연령에 선택적으로 실시되었으며 기본접종 질병으로 지정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예방접종의 시기도 대부분 영아기 때이다. 그러나 A형 간염 예방백신은 1997년 처음 소개되어 만 1세 이상 유아에게 접종되고 있다.
3. A형 간염은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심각하므로 예방접종은 되도록 늦게 하는 것이 좋다?
출생 후 만 1세가 되면 태어날 때 모체로부터 받은 A형 간염 항체가 급격히 소실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A형 간염 예방접종은 만 1세 이후 되도록 빨리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등에서 단체생활을 하게 되면 감염 위험이 높아지므로 그 전에 접종을 해주는 것이 좋다.
4. A형 간염은 만성 간 질환을 유발한다?
만성 간 질환을 유발하는 간염은 B형과 C형 간염이다. 염증을 유발하는 원인 바이러스로 이름을 붙이는데 우리나라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A형, B형, C형 간염이다. A형 간염은 급성 질환으로 한 번 앓고 나면 예방항체가 형성되어 평생 면역력을 갖게 된다.
5. A형 간염은 집단 발병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
2004년 6월, 충남 공주에서 A형 간염 환자가 54명이나 발생한 사례가 있었고 2003년 11월 미국에서는 오염된 멕시코산 채소로 인해 550여 명의 A형 간염 환자가 발생했다. 1988년 중국 상하이에서는 오염된 어패류로 인해 31만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그중 47명이 목숨을 잃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