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종양의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성 간 질환에서 간암이 잘 생기는 이유는 오랫동안 간세포가 파괴되고 재생되면서 간세포에 유전적 변이가 생기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간암이 장기간의 만성 간 질환을 앓고 난 후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간암 환자의 60~80%는 간경변증이 동반된 상태였다는 점은 이런 추측의 근거가 된다. 하지만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 중에는 드물게 10대나 20대에 간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또 간 조직이 정상인 경우도 있으며, 만성 간 질환 환자의 간세포 유전자에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끼어들어 있는 경우가 종종 발견되고 있어 B형 간염 바이러스 자체가 직접 간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진단 기법이 발전하지 않은 과거에는 간암이 아주 심각해진 다음에야 발견돼 수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현재는 만성 간 질환 환자에 대한 정기적 초음파 검사가 시행되기 때문에 간암의 조기 발견 확률이 높아졌고, 그에 따라 치료에 성공하는 환자도 많아졌다. 그러나 간경변증이 심해 간암과 주변 간 조직이 확연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와 같이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에서도 간암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정기검진, 예방접종이 최선의 방어책
모든 간 질환이 그렇듯 간암도 증상이 거의 없다. 간은 그 표면에만 신경이 있기 때문에 간 표면을 압박할 정도의 아주 큰 간암이라면 일부 불쾌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간암이 만성 간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규칙적 검사나 정기 신체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증상이 나타난 후에 발견되는 간암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우상복부 동통, 복부 팽만, 체중 감소, 식욕 부진, 피로 등이다. 간암이 꽤 진행된 환자의 배를 만져보면 오른쪽 갈비뼈 밑에서 간이 크고 딱딱하며 우툴두툴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간혹 간 표면에 돌출해 있는 간암이 파열되면 대량 출혈이 일어나 배가 심하게 불러오면서 쇼크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비교적 잘 지내던 간경변증 환자가 갑자기 황달이 심해지거나 복수가 많이 차면 간암을 의심해야 한다.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 환자는 3~6개월 간격으로 규칙적인 검사를 하는데, 검사하는 목적은 간 질환의 악화, 합병증의 발생,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다. 검사 종류는 흔히 GOT, AST, GPT, ALT 등으로 알려진 간 기능 검사와 간암 표지자 검사, 초음파 검사 등 이며 검진 대상 환자는 B형 또는 C형 만성 간염 환자와 여러 가지 원인의 간경변증 환자이다. 알파 태아단백(간암 표지자 검사)의 수치가 오르거나, 초음파검사에서 혹이 보여 간암이 의심되면 C-T나 MRI 검사로 최종 확인한다. 간 혈관을 촬영해서 진단하는 경우도 있고, 간혹 확실치 않은 종양의 확진을 위해 조직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간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면 다른 장기로 전이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흉부 C-T로 폐 전이, 뼈의 동위원소 촬영으로 뼈 전이, PET 검사로 전신적인 전이 상태를 확인한다.
녹이고 떼어내고…
이런 검사로 간암인 것으로 확진되면 각종 치료를 해야 한다. 수술이 가능하면 수술을 하고, 종양의 크기가 2cm 이하이면 알코올 또는 동위원소인 홀미움(Holmium) 등을 간암에 직접 주사할 수 있으며 약 3cm까지는 고주파 열 치료(RFA)나 냉동요법이 행해진다. 이 외에 간 동맥 화학색전술(TACE)과 간이식이 있다. 각각의 치료방법은 간암의 크기, 개수, 형태, 진행상태 및 위치, 환자의 전신상태, 간경변증의 상태 및 초음파 검사로 접근이 가능한지에 따라 결정된다. 간혹 조기에 발견된 경우라도 경계가 명확지 않고 주위로 퍼지는 형태의 간암은 치료가 쉽지 않다. 이 외에도, 간암이 뼈에 전이되었을 때 주로 시행되는 방사선치료법, 초음파의 강도를 높여서 간암을 치료하는 초음파치료, 항암제를 투여하는 화학요법, 면역기능을 강화해 체내의 면역세포가 간암세포를 스스로 공격하게 해서 치료하는 면역요법 등이 있다. 대표적인 치료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