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세기 최고의 선물 ‘방사선’
그 후 인류는 또 하나의 선물을 받는다. 바로 제2의 불이라 일컫는 ‘전기’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탈레스(Thales of Miletus·기원전 640~546년)에 의해 전기현상이 발견됐다. 그로부터 2000여 년이 지난 1800년대, 세계적인 발명가 에디슨 등에 의해 전기가 산업과 실생활에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산업사회라는 눈부신 문명사회로 진입했다. 그런데 1900년대 중반 인류는 또 하나의 선물을 받게 된다. 바로 제3의 불 ‘원자력’이다.
앞의 불과 전기가 인류에게 ‘천사의 모습’으로 다가왔다면, 제3의 불은 ‘악마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1942년 미국 시카고대에서 이탈리아 물리학자 페르미가 세계 최초로 우라늄 핵분열 연쇄반응실험에 성공한 후 원자력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였다.
미국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유명한 ‘맨해튼 계획’을 추진했다.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폭탄을 개발하자는 것이 맨해튼 계획의 골자였다. 마침내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한 미국은 1945년 일본에 두 발의 원자폭탄을 투하하였다. 그 결과 전쟁은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지만, 인류는 엄청난 재앙에 직면하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재앙이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연구의 계기가 되었다. 1953년 12월8일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유엔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Atoms for Peace)’을 제창한 후 원자력은 여러 방면에서 인류 복지 증진을 위하여 활용되는 존재가 된 것이다.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핵분열/핵융합 때 나오는 막대한 에너지인 열을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사선’이 신이 인류에게 준 금세기 최고의 선물, 즉 ‘마법의 불’로 불리고 있다. 지난 20세기가 핵분열과 핵융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방사선을 이용하는 시대라 할 것이다.
“여러분은 ‘방사선’ 하면 맨 먼저 어떤 생각을 떠올리나요? 원자폭탄? 방사능 오염? 두려움? 재앙?”
필자가 근무하는 방사선연구원에는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방문객을 상대로 방사선에 대해 설명해주고 연구실험시설을 안내하다보면, 십중팔구 이런 질문을 받는다.
“방사선은 매우 위험하죠?”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