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호

오류의 시대-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것들 외

  • 담당·구미화 기자

    입력2006-12-13 14: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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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류의 시대-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것들 외
    오류의 시대-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것들 조지 소로스 지음, 전병준 외 옮김

    국제 금융시장의 대부 조지 소로스가 ‘국적 없는 정치가’를 자임하며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외정책과 미국 사회를 심도 있게 비판한 책. 소로스는 2004년 미국 대선 당시 부시 재선(再選) 반대운동에 2500만달러를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부시는 당선되었고, 소로스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서 9·11 사태 이후 이라크 침공에 이르기까지 부시 정부는 잘못된 어젠다를 설정, 무력 사용을 강조하고 국제협력은 외면했다고 비난한다. 그리고 미국이 변하려면, 우선 오해에서 비롯된 무의미한 테러와의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모북스/296쪽/1만3000원

    현명한 경제습관이 부자를 만든다 엘리 케이 지음, 김정미 옮김, 차성호 감수

    ‘빚 다이어트에서 소비습관에 이르기까지 날마다 돈이 쌓이는 10가지 방법’이라는 솔깃한 부제를 단 이 책은 시류에 맞는 재테크 비법을 담고 있기보다 돈과 부(富)를 대하는 태도, 빚 다이어트, 머니 트레이닝, 신용카드 사용법, 자녀의 경제습관 등 현재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고, 차차 현명한 경제습관으로 바꿔 나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얻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겐 실망스러울 지도 모르지만, 대부분의 재테크 서적이 ‘돈이 돈을 벌어다준다’는 절망스러운 결론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열심히 일해 번 돈으로 천천히 부자가 되는 법을 일러주는 게 훨씬 현실적이지 않은가. 아인북스/228쪽/9500원

    지혜와 평정 윤문원 엮음



    “부탁할 줄 알라. …부탁하는 사람은 5분 동안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지만 부탁하지 않는 사람은 평생 동안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부탁하면 최소한 원하는 것을 얻을 기회가 주어지지만 부탁하지 않으면 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음을 명심하라….” ‘식구생각’ ‘아버지 술잔에는 눈물이 절반이다’의 저자이며 월간 ‘신동아’에 ‘영화 속 논술’을 연재하는 등 칼럼니스트로 활약 중인 윤문원씨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빌 게이츠에 이르기까지 여러 선현이 남긴 지혜와 위안의 말들을 정리해 엮었다. 명사들의 어록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수백권의 책에서 간추려낸 선현의 생각과 글을 걱정, 부탁, 거절, 행복, 칭찬, 죽음 등 각 주제에 맞게 녹여냈다. 씽크파워/172쪽/7500원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칼 포퍼 지음, 허형은 옮김

    ‘열린사회와 그 적들’의 저자인 비판적 합리주의자 칼 포퍼가 1980년대 중반부터 세상을 뜨기 전까지 쓴 수필과 강연 원고 모음집이 번역됐다. ‘칼 포퍼 입문서’라 할 이 책은 1부 ‘역사와 정치에 관한 고찰’에서부터 2부 ‘자연과학에 관한 문제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자유와 민주주의, 전쟁과 평화, 열린사회의 힘, 과학 이론과 논리, 케플러의 형이상학적 우주론과 경험적 비판론…. 이 많은 주제 속에서 저자는 ‘비판적 합리주의’와 ‘낙관주의’라는 키워드를 끄집어낸다.

    포퍼가 말하는 합리주의자는 “자신이 옳음을 증명하기보다 다른 이에게서 배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 나아가 남의 의견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자기 생각에 대한 남의 비판을 쾌히 받아들이고 남의 생각을 신중히 비판함으로써 타인에게서 기꺼이 배울 의향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역사적으로 체험한 정치적 세계 중에서 최고라고 믿는 낙관주의자 포퍼는 “이데올로기라는 색안경을 벗고 현재를 있는 그대로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포퍼는 어떻게 그렇게 광범위한 지식을 섭렵했을까? ‘진정 사랑에 빠질 수 있고 자신의 인생을 기꺼이 바칠 멋진 ‘문제’ 하나를 찾아보기, 해법을 열심히 찾되 우리가 생각해내는 해법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늘 잊지 말기,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므로 늘 겸손해야 하며 모를 때는 모른다고 인정할 줄 알기.’ 포퍼가 권하는 공부 방법론이다. 부글북스/302쪽/1만5000원

    검은나비(전 5권) 정호 지음

    국제문화대 중국학과 김정호 교수의 장편소설. 정호는 김 교수의 필명이다. 김 교수는 1980년 중국문단에 데뷔, 중국작가협회 길림회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7월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 일본군에게 납치되어 위안부로 지내다 광복을 맞았으나 귀향에 실패해 문화대혁명을 비롯한 중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은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고 있다. 저자는 베이징에 있을 당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한 위안부 출신 여인이 정신병자로 위장해 안휘성까지 내려왔는데, 북한 영화를 보고 나올 때마다 눈물 범벅이 된 모습을 지켜본 중국인 젊은 부부가 그녀를 어머니로 모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이번 소설의 씨앗이 됐다. 온북스/각 280쪽 내외/각 1만원

    오류의 시대-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것들 외
    야만시대의 기록(전3권) 박원순 지음

    “우리 현대사의 가장 끔찍한 장면인 고문(拷問)을 통사적으로 정리한 책이나 글을 발견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산발적으로 기록된 고문의 편린들을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그것은 우리가 목격한 사실을 기피하는 일이며, 동시대인으로서 기록해야 할 의무의 방기이다. 아직도 그 참혹한 기억들은 잠들지 못한 채 우리의 기록과 정리를 기다리고 있다.”(1권, 76쪽)

    일제 강점기부터 참여정부에 이르기까지 고문의 역사를 파헤친 책. ‘재야의 대권주자’로 거론되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박원순 변호사의 노작(勞作)이다. 저자는 10년에 걸친 치열한 고증과 추적을 통해 참혹한 역사, 잊혀가는 기억들을 3권의 책에 기록으로 고스란히 남겼다. 비밀 정보·수사기구의 고문 수단 등 한국에서 자행된 고문의 양상, 고문 피해자들의 고통과 고문 가해자들의 말로, 고문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과 국가간 협력, 고문 없는 세상을 위한 제언이 담겨 있다.

    서울대 조국 교수는 “진보진영이건 보수진영이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평하고 “권위주의 체제 아래에서 고문의 주 피해자였던 진보진영으로서는 이런 암흑의 시대가 부활하지 않으려면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되새기기 위하여, 보수진영에서는 과거의 향수를 조장하기 이전에 자신이 결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하여”라고 그 이유를 말했다. 역사비평사/각 544쪽, 444쪽, 648쪽/1, 2권 각 2만5000원, 3권 3만5000원

    후설의 현상학과 현대철학 이남인 지음

    서울대 철학과 이남인 교수가 후설(Edmund Husserl)의 현상학에 대한 현대철학자들의 비판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책. 후설의 현상학의 진면목, 다양한 현대철학 사조와의 밀접한 관계를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많은 현대철학자가 후설을 서구철학의 이성중심주의를 계승한 철학자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저자는 후설이야말로 진정한 다원주의자라고 말한다. 그의 초기 현상학에선 이성이 강조되지만 후기의 반성적 현상학으로 넘어가면 본능과 감정, 운동감각이 강조된다는 것. 후설의 현상학이 하이데거의 ‘해석학적 현상학’뿐만 아니라 아도르노와 하버마스의 비판철학, 레비나스의 윤리학, 가다머의 해석학의 핵심 내용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풀빛미디어/480쪽/2만800원

    상상플러스 세대공감 올드 앤 뉴 KBS 상상플러스 제작팀 지음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KBS TV ‘상상플러스-세대공감 올드 앤 뉴’가 책으로 엮여 나왔다. 10대와 기성세대가 사용하는 말을 통해 세대간의 격차를 확인하고 또 좁혀가며, 정확한 우리말 사용을 권장해온 ‘상상플러스’의 재밌고 유익한 내용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숙제를 했더니 글씨도 내용도 엉망이야’에서 빈칸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 정답을 보고 의미를 추측하는 10대의 댓글 중엔 ‘휘두를까 말까’가 있었다. 정답은 ‘휘뚜루마뚜루.’ 그렇다면 ‘요즘은 글 쓸 때 제일 무서운 게 이에요’의 빈칸에 들어갈 단어는? 정답은 ‘무플.’ 무슨 뜻이냐고요? 아이들에게 물어보세요! 동아일보사/255쪽/8500원

    기업하는 사람들이 눈물을 흘릴 때 최상철 지음

    노동부 행정사무관을 지내고 현재 감사원 특별조사본부 기업불편신고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최상철 감사관이 30여 년 공직생활 동안 직접 목격한 한국 기업인들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담은 책. 공무원이 기업인을 고달프게 하는 정부의 각종 규제와 공무원의 무사안일주의, 행정편의주의를 비판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일선 공무원들이 일거리를 창출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과 기업인들을 도와주기는커녕 온갖 규제로 꽁꽁 묶어놓고 있다고 꼬집으며 공무원이 권위주의에 젖은 과거의 타성을 버리고 기업과 기업인들을 돕는 도우미로 변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금나무/280쪽/1만원

    금융지식이 미래의 부를 결정한다 전유문 지음

    일반인이 자력으로 금융상품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고, 전문가들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정보를 접해도, 그게 왜 중요한지 잘 모른다. 이 책은 오랫동안 금융계에 몸담아온 저자가 금융시장의 기본원리 및 개념부터 주식, 채권시장, 각종 파생금융상품에 이르기까지 일반인이 알기 쉽게 정리해놓았다. 물가, 금리, 환율, 현재가치, 미래가치, 기대수익률, 레버리지 효과 등 꼭 알아야 할 개념을 살펴보고, S자 커브, 그래프에 담긴 의미, 게임이론, 파레토법칙, 투자 위험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밖에 주식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기관투자가에 대한 정보, 미국금리와 한국금리의 상관관계, 말 많은 콜금리의 정체 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일러준다. 원앤원북스/420쪽/1만5000원

    오류의 시대-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것들 외
    무궁화 특급호텔(전2권) 김진 지음

    “장담하건대 앞으로도 대형 범죄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범인은 청송감호소 출신일 확률이 높다.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박근혜 피습 사건의 범인도 청송 출신이다. … 청송은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얼마 전에 일어난 부녀자 납치 살인 사건의 범인도 청송 출신이다. … 청송 출신들의 가슴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만이 가득 차 있다.”

    지난해 8월 청송보호감호소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그 잔재는 사회 곳곳에서 얼룩져 나타나고 있다. 청송보호감호소 출신인 저자는 청송보호감호소를 거친 사람들의 불만이 앞으로 대형 범죄로 표출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는 1983년 4월, 용산경찰서에 장난 전화를 걸었다가 우연히 ‘셋셋둘’이라는 암호가 전두환 대통령을 가리킨다는 걸 알아채고 청와대 경호실 요원인 양 장난을 치다가 징역 1년, 보호감호 7년을 선고받고 청송감호소에 수감됐다. 무궁화특급호텔은 다름 아닌 청송감호소를 가리킨다. 저자는 자신이 ‘특급호텔’에서 보고 겪은 온갖 학대와 비리, 사연 많은 재소자들의 면면을 소설로 엮었다.

    청와대 경호실 요원 사칭에 대통령 불경죄까지 더해져 수감된 주인공은 억울함을 호소할 길 없어 분노하지만 이내 체념하고, 사형수, 퍽치기, 사기꾼, 절도범, 조작 간첩 등 다양한 ‘동료’들과의 생활에 익숙해진다. 대도 조세형, 소매치기 출신 권투선수 김성준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작은키나무/각 256쪽, 264쪽/각 8500원

    3년 안에 부자되는 집테크 · 주식테크 한상분 지음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 ‘닥터아파트’에서 활약하는 저자가 내놓은 두 번째 부동산 투자 지침서. 전편 ‘트렌드를 알아야 부동산이 보인다’가 정치·경제·사회·국제관계 등 국내외 트렌드를 파악해 부동산에 대한 안목을 높이자는 것이었다면 이번 책은 그 실전 응용편이다. ‘지금 내 집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 ‘반드시 알아야 할 부동산 변화의 주요 요인들’ ‘국제유가와 부동산의 함수관계’ ‘보수세력이 정권을 잡을 경우’ ‘사두면 최소한 5년 안에 더블 되는 곳’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부동산과 주식의 깊은 상관성도 제시한다. 저자는 지하철 6호선 주변이 장차 황금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데, 상암·용산·청계천 인근 동묘·은평뉴타운을 모두 거쳐가는 노선이다. 동아일보사/276쪽/1만3000원

    아파트 경비원 이응수 지음

    KT 대구본부 홍보실 팀장으로 있다 명예퇴직한 저자가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지낸 2년여 동안 보고 들은 이야기를 풀어쓴 논픽션. 이웃해 살고 있지만 콘크리트 벽에 가로막혀 들여다볼 수 없었던 ‘아파티즌’의 삶의 풍경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가스 배관을 타고 6층까지 올라가 사랑을 고백한 청년,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어느 교사, 아내 몰래 애인에게 아파트를 얻어주고 드나드는 한 남자 등이 책에 등장하는 우리의 이웃. 이삿짐을 옮길 때 쓰는 곤돌라로 관을 내리는 장례 광경, 주차전쟁, 주민이 될 수 없는 아파트 경비원의 애환 등 씁쓸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을 만나게 된다. 마음의숲/284쪽/9000원

    황장엽 회고록 황장엽 지음

    1999년 출간된 ‘나는 역사의 진리를 보았다’의 개정증보판. 초판에 실린 북한에서의 생활에 지난 10년간의 남한 생활이 더해졌다. 가족을 배반하고 망명을 결심한 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는 “내가 북한을 떠나던 1997년 초 북한은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었고 이대로 나가면 5년을 넘기지 못하고 완전히 붕괴할 것으로 예견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그 예측이 빗나갔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남한에 와서야 미국과 한국이 북한 붕괴를 막기 위해 김정일 정권을 지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그는 한국의 보수와 진보 세력을 향해 쓴소리도 했다. 시대정신/408쪽/1만9000원

    교양으로 읽어야 할 중국지식 다케우치 미노루 외 지음, 양억관 옮김

    중국의 4000년 역사를 아우르는 중국 고전 201권의 핵심 내용을 요약 정리해 중국의 문화, 역사, 정신사의 흐름을 통사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 사서삼경을 포함한 제자백가의 사상서와 ‘사기’ ‘자치통감’ 같은 역사서, 당송(唐宋) 8대가의 작품집,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 ‘금병매’ 같은 소설, ‘본초강목’과 ‘황제내경’ 같은 과학서, 그리고 청나라 말기 변법자강운동의 지도자 캉유웨이(康有爲)의 근대적 개혁사상을 담은 ‘대동서’까지, 가히 서지 백과사전이라 할 만한 분량을 담고 있다. ‘중국 4000년의 시대구분표’ ‘지도로 보는 중국역사’ ‘중국고전과 연사연표’ ‘간략한 중국사’ 등을 수록해 방대한 고전들과의 본격적인 만남에 앞서 기초체력을 다지게 해놓았다. 이다미디어/800쪽/2만7000원

    오류의 시대-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것들 외
    BBC 구하기 그렉 다이크 지음·김유신 옮김

    “공영방송은 정부나 특정 정당의 대변인이 되어서는 안 되며, 정치세력이 제시한 이슈를 최대한 공정하고 정직하게 보도해야 한다.” 세계 공영방송의 모델인 영국 BBC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최고경영자(CEO) 그렉 다이크의 회고록이 번역 출간됐다. 그가 2000년 1월 BBC 사장이 된 후 2004년 1월 사임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2004년 1월 말, BBC에서의 마지막 사흘간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가 외신을 통해 단편적으로 접한 BBC 사태의 전모를 신랄한 어조로 들려준다. BBC 사태란 2003년 이라크전 당시 대량살상무기의 존재 여부를 놓고 당시 BBC 사장이던 저자가 블레어 총리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BBC 국방부 취재기자 앤드루 길리건이 영국 정부가 이라크전 정보를 윤색해 참전 명분으로 사용했다고 보도하자 정부가 BBC를 비난하고, 결국 2004년 1월에 정부를 옹호하는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그렉 다이크가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가리킨다. 저자는 당시 사태를 되짚어보면서 진실은 무엇인지, 그리고 BBC의 정치적 독립을 수호하기 위해 자신이 어떻게 애썼는지를 밝힌다.

    고비용 비효율의 업무방식을 개선해 시청료 인상액보다 많은 비용을 절감하고, 그것을 모두 프로그램 제작에 투자한 그의 경영혁신 내용 또한 눈여겨볼 대목이다. 황금부엉이/560쪽/2만5000원

    작지만 강한 대학 동아일보 특별취재팀 지음

    지난 3월부터 30회에 걸쳐 ‘동아일보’에 연재된 ‘작지만 강한 대학’ 시리즈가 단행본으로 엮여 나왔다. 재학생이 2000명도 안 되는 작은 규모지만 미국 전역에서 온 학생들과 40여 개국 유학생들로 구성된 글로벌 명문 애머스트대를 비롯해 쿠퍼유니언대, 프랭클린 W 올린대, 워릭대, 중국유럽 국제비즈니스스쿨 등 미국과 아시아, 유럽의 ‘리틀 아이비리그 대학’ 32군데를 소개하고 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칼리지 단위 대학 고유의 특성과 개혁 메시지를 전하는 데 중점을 두느라 신문엔 소개하지 않았던 입시 관련 정보도 담겨 있다. 취재해놓고 여러 이유로 지면에 게재하지 못한 중국 저장대학과 푸단대학도 이 책에선 만나볼 수 있다. 동아일보사/396쪽/1만2800원

    실록 열국지(전3권) 좌구명·사마광·사마천 지음, 신동준 편역

    춘추전국시대는 중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난세인 동시에 공자와 맹자, 순자, 한비자 등의 제자백가가 일제히 출현해 학문과 사상을 꽃피운 황금기였다. 그리고 ‘춘추좌전’ ‘자치통감’ ‘사기’는 춘추전국시대에 관한 3대 정사(正史)로 손꼽힌다. 이 책은 중국의 3대 역사서인 ‘춘추좌전’과 ‘자치통감’ 그리고 ‘사기’를 토대로 춘추전국시대 550년의 역사를 되살린 것이다. 각각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를 다룬 편년체 사서인 ‘춘추좌전’과 ‘자치통감’을 완역하고, 두 책이 다루지 않은 112년의 공백을 ‘사기’로 보충, 난세의 역사와 제자백가의 지혜를 재현했다. 살림/1권 576쪽, 2권 496쪽, 3권 524쪽/각권 2만3000원

    닥터봉의 부동산 SHOW 봉준호 지음

    “오르는 집과 오르지 않는 집은 건축사의 설계 도면이 나올 즈음에 이미 결정된다.” ‘월세 단칸방에서 삼성동 아이파크로’의 저자이며 월간 ‘신동아’에 ‘봉준호의 아파트’를 연재 중인 저자가 ‘블루칩 아파트 소개서’라고 자신하며 내놓은 책. ‘부동산쇼’는 그래프와 삽화 등을 활용해 부동산시장을 편하게 일괄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프로그램을 가리키며, ‘안정성(Stability), 거주(Housing), 기회(Opportunity), 부(Wealth)’라는 부동산의 특징을 요약한 것이기도 하다. 부동산 기초 용어부터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개발계획 정보, 블루칩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내용이 단계적으로 구성됐다. Hans·Lee/384쪽/1만5000원

    우리 순영이 힘내라 최규철 지음

    최규철 전 ‘동아일보’ 논설주간이 35년에 걸친 기자생활을 회고한 책. 최씨는 1970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정치부장과 편집국장, 논설주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을 지냈다. 회고록에는 아웅산묘소 요인 암살폭발사건과 평양 방문취재, 동아사태, 언론사 세무사찰 등 격동기 한국 언론현장에 대한 회고가 담겨 있다. ‘동아일보’에 연재한 ‘최규철 칼럼’과 함께 ‘서른을 넘어 가출하듯 유학을 떠난’ 딸 순영씨, 낙도 어린이들과 주고받은 편지도 있다. 저자는 이 책을 “기자로 일생을 산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넘겨주는 ‘부서(父書)’”이자 “또 안개처럼 사라질 인생, 헛된 욕심 부리지 말고 사는 동안 진솔하게 살라는 당부”라고 표현했다. 나남출판/811쪽/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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