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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호 특별부록 | 한국의 核주권

방사능의 세계

원자, 원자핵, 원소, 핵종, 그리고 방사능 오염과 방사선 조사

  • 이재기 한양대 교수·원자력공학 jakilee@hanyang.ac.kr

방사능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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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리방사선으로는 알파 입자, 베타 입자, 중성자, 감마선, X선 등이 대표적이다. 비전리방사선으로는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마이크로웨이브, 단파 등이 있다. 원자력 분야에서 방사선이라고 할 때는 주로 전리방사선을 가리킨다. 반핵단체가 이야기하는 핵방사선도 전리방사선을 의미한다. 알파 입자는 양성자 둘과 중성자 둘이 뭉친 양전기를 띤 입자이며 베타 입자는 전자이다. 감마선과 X선은 모두 전자파이다.

위에서 언급한 1H, `2H, 3H는 다른 핵종이지만 모두 수소이므로 화학 주기율표에서는 같은 위치에 들어간다. 그래서 동위원소라 한다. 동위원소는 화학적으로는 같은 원소이지만 무게가 다른 핵종이다. 3H처럼 동위원소 중에서 방사성인 것을 방사성 동위원소, 동위원소이지만 2H처럼 안정된 핵종을 안정 동위원소라 한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같은 원소끼리 구별하는 것이므로 방사성이 있는 핵종을 일반적으로 부를 때는 방사성 핵종이라 한다. 3H, 60Co, 137Cs, 238U 등은 모두 방사성 핵종이다.

우리 주변에는 인류가 생기기 전부터 천연에 존재해온 방사성 핵종이 있는데 이를 천연 방사성 핵종이라 부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천연 방사성 핵종에는 우라늄과 토륨(Th), 이 핵종들이 붕괴하여 생성되는 226Ra(라듐), 222Rn(라돈), 210Po(폴로늄) 등의 자손핵종, 그리고 40K와 같은 핵종들이 있다.

그 밖에도 태양과 같은 항성(恒星)이 내는 방사선이 지구에 도달하여 핵반응을 일으켜 생성하는 3H, 14C와 같은 천연 방사성 핵종도 있다. 이에 반해 인공적 핵반응으로 발생한 것을 인공 방사성 핵종이라 한다. 하지만 3H, 14C과 같은 핵종은 인공적으로 만들기도 하므로 천연과 인공으로 구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방사성 핵종인 원자들은 불안정하므로 언젠가는 핵변환(또는 붕괴)을 통해 안정한 상태로 바뀌면서 방사선을 방출한다. 방사성 핵종이 붕괴할 때 방출되는 방사선의 종류와 수도 핵종마다 고유하게 정해져 있다. 예를 들면 `3H는 붕괴할 때마다 하나의 약한 베타 입자를 방출하며, 137Cs은 감마선을 0.85개 방출하는 외에 베타 입자와 X선도 방출한다.



방사성 물질이란 방사성 핵종을 기준 농도 이상 함유하고 있는 물질을 말한다. 우리 몸을 포함하여 자연계에 있는 모든 물질에는 천연 방사성 핵종이 미량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기준치를 정하지 않으면 모든 물질이 방사성 물질이 되기 때문에 기준 농도를 둔다. 방사선을 내는 원천이 방사선원(源)이다. 방사선원은 방사성 물질과 방사선 발생장치로 대별된다. 방사성 물질은 내부의 방사성 핵종이 스스로 방사선을 내는 경우이며, 방사선 발생장치는 X선 장치처럼 인공적으로 방사선을 내도록 만든 장치이다. 병원에서 암치료에 사용하는 가속기도 방사선 발생장치이다.

방사능과 반감기

방사능(radioactivity)이란 ‘방사선을 내는 능력’이라는 의미로 곧 방사성 물질의 양을 나타낸다. 통상 물질의 양은 무게나 체적으로 나타내지만 그것만으로는 그 물질이 내는 방사선의 강도를 알기 어렵다. 이 때문에 1초와 같은 단위시간당 주어진 물질에서 일어나는 붕괴 수로 방사능을 나타낸다.

냄비에 1000알의 팝콘이 들어 있고 한 알의 팝콘이 1초당 튈 확률이 0.01로 일정하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맨 처음 1초에 튀는 팝콘 수는 1000×0.01=10개가 될 것이다. 어떤 물질 내에 방사성 핵(위의 예에서는 팝콘 알갱이 수)이 N개 있다고 하자. 각 핵이 단위시간당 붕괴할 확률(한 알이 1초당 튈 확률)을 λ라고 하면, N개의 핵이 붕괴할 수의 기대치인 방사능 A(1초에 튀는 팝콘 수)는 두 양의 곱, 즉 N λ가 된다. 이때의 확률, 즉 하나의 핵이 단위시간당 붕괴할 확률을 붕괴상수라고 하는데 이는 핵종 고유의 물리상수이다.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붕괴상수는 곧 그 핵종의 불안정한 정도를 나타내며 핵종마다 천차만별이다.

방사능의 기본 단위로 베크렐(becquerel ·Bq)을 사용하는데 1Bq은 매초 하나의 변화가 있음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방사능 단위로는 라듐을 발견한 퀴리부인의 이름을 딴 퀴리(curie·Ci)를 사용했다. 1Ci란 천연 방사성 물질인 라듐 1g에서 1초 동안 붕괴하는 수로 1Ci=3.7×1010(370억)Bq의 관계가 있다.

대개 Bq은 매우 작은 방사능 단위이고, Ci는 큰 단위이다. 따라서 실용량을 나타낼 때에는 각 단위에 k(1000), M(100만), G(10억) 또는 m(1/1000), μ(1/100만)과 같은 접두기호를 붙여 사용한다. 1MBq = 106Bq이다.

주어진 방사성 물질의 방사능은 일정한 것이 아니라 시간 경과에 따라 감소한다. 팝콘의 예에서 시간이 지나면 튀지 않고 남아 있는 팝콘 알갱이는 점점 줄어들어 어느 시점에는 절반인 500알이 된다. 이렇게 되면 1초당 튀는 수(방사능)는 500×0.01=5알이 된다. 이러한 방사능의 시간변화를 수식으로 쓰면 A = Aoe-λt 다. 여기서 Ao는 초기 방사능이며 A는 시간 t가 경과한 후 남은 방사능으로 e의 값은 약 2.72이다. 이 식을 지수 감소식이라 하는데 도표로 그리면 ‘그림 2’와 같은 곡선이 된다. 그림에서 보듯이 방사능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0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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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기 한양대 교수·원자력공학 jakilee@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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