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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大 신은희 교수가 들려준 ‘요즘 북한 대학생’

“영화 타이타닉 질리게 봤시요, 로맨틱 코미디가 제일 좋시요”

  • 백경선 자유기고가 sudaqueen@hanmail.net

김일성大 신은희 교수가 들려준 ‘요즘 북한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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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사와 치료사

김일성大 신은희 교수가 들려준 ‘요즘 북한 대학생’

4년 동안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강의한 신 교수는 “우리의 선입관과 달리 북한 대학생들이 밝고 쾌활하다”고 전했다.

“남한에서는 북의 정권이 유지되는 것이 세뇌교육 때문이라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사실 어느 정도의 세뇌는 누구나 경험하며 살죠. 종교인도 종교적 세뇌 과정을 거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돈과 물질에 세뇌되어 살아가고 있잖아요.”

주체사상으로 무장된 북한 사회를 고유한 민족종교를 신봉하는 ‘또 다른 종교사회’로 해석하는 그의 관점은, 남한 사람들에게 문화적 다양성이란 관점에서 북한을 ‘이상한’ 사회가 아니라 ‘다른’ 사회로 바라보게 해준다. 그는 “일단 공평하게 바라보자”고 주장한다. 다원적으로 바라보고 대화하면서 비판은 그 안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북을 ‘제거의 대상’으로, 주체문화를 ‘위반의 문화’로 보지 말고 북한 사회를 좀더 깊이 들여다볼 것을 권한다.

보수진영에서는 이런 그에게 ‘주체사상 전도사’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은 전반적으로 사고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며 “인식의 폭을 넓히기 위해 문화적 접근을 하는 것이지, 좌경친북 차원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그는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 제한, 순혈주의, 사고의 유연성 부족 등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비판한다. 하지만 그 비판은 무조건적 비난이 아니라 ‘해결해 보자’는 차원의 비판이다. 그는 “‘죽어라’ 하는 식의 증오 어린 비판은 안 된다”고 말한다. 누군가 그를 두고, 분단이 만들어낸 외눈박이 시각을 평화적 담론으로 교정해주는 ‘치료사’라고 했다. 과연 그는 ‘주체사상 전도사’일까, ‘평화 치료사’일까.



불꽃 튀는 치맛바람

“참 이상한 것이, 지극히 평범한 경험도 북에서 하면 특이하고 이색적으로 느껴져요. 같은 껌인데도 북에서 만든 껌은 더 오래 씹어보고 싶어요. 아마도 오랫동안 쌓인 북에 대한 거리감과 낯설음 때문일 거예요. 세월이 만들어놓은 이 거리감은 결국 세월로 치유해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그저 열린 마음으로 북한의 많은 것을 느끼고 싶을 뿐이죠.”

4년 동안의 북한 체험을 통해 그는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사상과 이념이 아무리 달라도 그것은 그저 사상이고 이념일 뿐이라는 것.

“흔히 북한에선 모든 것이 기계적이어서 인간미를 전연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것도 선입관일 뿐이죠. 그들도 우리처럼 극히 정상적이고 일상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어요. 20%쯤을 제외한 80%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아요.”

그가 평양에서 보낸 첫날은 ‘국제 부녀절’이란 공휴일이었다. 우리의 ‘여성의 날’과 같은 것으로 여성이 모든 노동에서 자유로워지고 남성은 여성을 위해 철저히 봉사해야 하는 날이다. 그는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여성에 대한 성차별이 없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중 나온 영접국 여직원에게 “북한에는 성차별이 없지 않냐”고 물었더니 “아휴, 있습네다. 조국은 봉건이 아주 네다” 하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그 여성에 따르면, 사회에서는 여성차별이 없는 편이지만 집안에 들어오는 순간 상황은 달라진다고 한다. 똑같이 사회봉사하고 들어오는데 남편은 집안일을 전혀 안 한다는 것이다.

“옆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남자 직원이 자신은 아내 봉사를 아주 열심히 한다고 자랑하더라고요. 그렇게 집안일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우리네 사는 모습과 똑같았어요. 내심 그들이 북의 좋은 점만 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치 친한 친구라도 만난 듯 진솔하게 털어놓는 게 인간적으로 보였어요.

그들은 입으로는 미국을 욕하면서도 미제 물건을 아주 좋아해요. 북한의 치맛바람도 남쪽 못지않죠. 자식을 김일성종합대학에 보내기 위해 돈이 없으면 현물을 바쳐서라도 과외공부를 시킬 정도입니다. 끼니를 제대로 못 이을지언정 자식이 원하면 400∼500달러짜리 영어 전자수첩도 흔쾌히 사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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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선 자유기고가 sudaque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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