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호

광포 일삼는 저능의 몽둥이에 극형을 許하소서

  • 정정만 M&L 세우미(世優美) 클리닉 원장 / 일러스트·김영민

    입력2007-02-06 1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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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포 일삼는 저능의 몽둥이에 극형을 許하소서
    플라톤은 그의 저서 ‘향연’에 “인간의 조상은 자웅동체인 안드로기노우스(Androgynous)였다. 그러나 이 사람들의 만용이 신(神)의 노여움을 불러, 남녀 두 개체로 분리됐다”라고 적었다. 섹스(sex)라는 말이 ‘끊어 갈라놓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섹터스(sectus)’에서 유래한 점을 고려하면 섹스는 ‘강제로 갈라진 자신의 짝을 찾아 한 몸이 되려고 하는 행위’쯤으로 해석된다.

    남성과 여성 사이의 끈질긴 접착력. 만났다 하면 서로 끌어당겨 붙는 신비한 힘. 끌어당기는 능동의 주체와 구인(拘引)되는 피동의 객체 관계가 아니라 자장(磁場) 안의 쇠붙이 움직임과 같은 것이다. 수비적 자성(雌性) 흡인력과 공격적 웅성(雄性) 삽입력. 그래서 인간 사회의 ‘접촉사고’는 끝도 없이 성행한다.

    동물 세계에서는 발정한 암컷이 수컷의 시선을 끌기 위해 섹시한 포즈를 취하거나 독특한 냄새를 발산한다. 얼룩말이나 코뿔소의 암컷은 자신의 성기를 개폐하면서 반짝거리는 신호를 내보내는데, 이것을 라이트닝(lightning, 電光)이라고 한다. 라이트닝은 바로 여자의 요기, 요사, 색기, 요염, 화냥기 같은 것이다. ‘과다노출이 성폭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속이 비치는 시스루(see through) 패션을 입고 싶어하는 여심(女心)의 양면성은 수컷의 공격성을 비판하면서도 오히려 공격받고 싶어하는 내재의 본능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확실히 라이트닝은 페니스에 잠재된 무자비한 야수성을 일깨워 흔드는 뇌관의 불씨가 된다. 수컷의 칼끝을 무서워하면서도 수컷의 무딘 칼날을 날카롭게 세워주는 여성의 라이트닝은 종족 보존을 염원하는 여성의 동물적 본성일 수도 있다.

    여성의 라이트닝과 페니스의 떠돌이 기질은 끊임없이 부딪치며 충돌사고를 수없이 일으킨다. 남녀가 공영 공생하는 인간 사회에서 성의 체증을 쉽게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매매 방지법이 엄연한 실정법임에도 불구하고 무허가 임대, 무단 사용, 강제 전용, 도난, 도굴, 밀매가 여전히 판을 친다. 1가구 1주택을 고수하는 주체사상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주택에 대한 과욕은 근절될 기미가 없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무당 다음으로 오랜 전통의 직종이 성매매업이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별로 이상할 것도 없다. 퓨리터니즘이 사회 질서의 엄격한 틀이던 19세기에도 간부(姦婦)의 표징인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아야 했던 유부녀와 성직자의 스토리가 있지 않은가.

    덮개, 깔개, 싸개의 3개 기질이 뛰어난 속 빈 침흘리개와 버르장머리 없고 무식하며 억척빼기에다 오기까지 타고난 철부지 코흘리개. 사리 판단 능력과 지력(知力)이 결여된 자웅의 공방(攻防). 쇄국이라는 자폐적 상황을 청산하고 남성의 문물을 받아들이기로 작심한 여성이 남자와 처음 벌이는 집들이 파티부터 숨 가쁜 마찰 일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폐문의 순간까지 이어지는 다반사의 상열지사(相悅之事)는 지극히 인간적인 인간사일 뿐이다.



    그러나 저능의 도구는 결코 인간성 안에 안주할 놈이 아니다. 담벼락을 넘어가는 경거망동이야 흔한 일이며 심지어는 공격용 불법 무기로 둔갑해 악랄한 패악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래서 대두된 것이 전자 팔찌다. 처벌이 종료된 범죄자의 인권 침해를 내세워 추가 벌칙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마약중독자의 범행처럼 교화, 순치가 어려운 성범죄의 특성상 지역사회의 잠재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자위 수단이라며 적극 지지하기도 한다.

    미국 연방법에 ‘메건법’이란 게 있다. 이 법은 뉴저지주에서 성범죄를 두 차례 저지른 전과자에게 강간 살해당한 7세 소녀 메건 칸가의 이름을 빌려 제정됐다. 성폭행범이 형기를 마치고 석방되어 어떤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길 경우, 현지 경찰은 물론 그 지역 주민에게 전과자 관련 정보 제공을 의무화한 것이다. 성범죄에도 죄질이 있다. 화간성 강간이 있는가 하면 천진무구한 여자아이를 무지막지한 몽둥이로 장살(杖殺)하는 악랄한 범죄도 있다. 한때 ‘가정파괴 범죄’라는 죄형이 유행했다. 부모와 남편의 면전에서 딸이나 아내를 폭행하고 자식의 눈앞에서 어머니를 능욕하며 히죽거리는 인면수심. 그 절박한 위기의 순간에도 날뛰며 발광한 물건이야말로 광기 서린 흉기(凶器)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죄질에 따라 정해진 형벌의 경중이 불합리한 경우가 너무도 많다. 고의성 있는 악랄한 범죄자, 인륜을 저버린 흉악범의 흉기를 인권이라는 미명하에 그 자리에 그대로 소지할 수 있도록 방치하는 현실은 불합리한 것이다. 광포(狂暴)를 일삼는 저능(低能)의 몽둥이는 그 기능을 상실케 하여 또 한 번의 포악을 방지해야 한다. 페니스의 경거망동은 전자 팔찌의 기능 바깥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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