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폰테베키오교(橋).
유복한 가정에서 영국식 교육을 받은 루시(헬레나 보헴 카터)와 사촌 샬럿(매기 스미스)이 르네상스의 발상지 피렌체를 찾는다. 도시의 상징인 두오모와 아르노 강변이 내려다보이는 베르톨리니 펜션에 투숙한 두 사람은 예약 당시 전망 좋은 것으로 알고 있던 방이 실은 주변이 꽉 막혀있자 불만스러워한다. 저녁식사에 참여한 두 사람이 불만을 털어놓자, 귀 기울이고 있던 두 사내 에머슨 부자는 자신들의 전망 좋은 방과 바꿔주겠다고 제안한다.
영화 서두의 무대인 베르톨리니 펜션은 아르노 강변에서 가까운 룽가르노 토리기아니 거리에 있다. 이 거리에는 여러 종류의 숙박시설이 영업하고 있지만 요즘은 펜션이나 민박집보다는 호텔이 주류다. 두오모와 베키오 궁전 주변에 비해 혼잡하지 않으면서도 멋진 풍광을 접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이틀 머물다 떠나는 여행객보다는 여유롭게 피렌체를 둘러보려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시뇨리아 광장과 베키오 궁전. 주변에는 다양한 조각상들이 서 있다.
폰테베키오 다리를 찾은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망 좋은 방에서 첫밤을 보낸 루시가 창문을 열고 바라본 두오모와 베키오 궁전은 숙소에서 600~700여m, 도시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폰테베키오 다리는 숙소에서 200여m 거리에 불과하다. 특히 폰테베키오 다리는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언제나 방문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북쪽의 우피치 궁과 남쪽의 피티 궁전을 연결하는 통로로 건설된 다리 양쪽에는 금속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상점이 모여있어 늘 북적거린다.
영화 속에서 루시가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산타크로체 성당이다. 관광 안내자의 안내를 거부하고 성당을 둘러보던 루시는 조지의 아버지인 에머슨씨를 만나 함께 성당을 둘러본다. 피렌체 동북쪽에 자리 잡은 산타크로체 성당에는 멋진 프레스코 벽화가 있지만, 가장 유명한 볼거리는 성당 안에 있는 무덤이다. 단테, 미켈란젤로, 갈릴레오, 마키아벨리 등 당대를 대표하는 수많은 명사가 이곳에 잠들어 있다.
피렌체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도시의 상징인 두오모 돔.
토스카나 지방에서 생산되는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두오모의 첨탑. 벽면에는 멋진 조각장식이 있다. | 시뇨리아 광장에 세워진 다비드 조각상. |
시뇨리아 광장을 관광하던 루시는 젊은 청년들 사이에 벌어진 폭력사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아 쓰러진다. 때마침 광장을 지나던 조지는 쓰러진 루시를 그늘로 데려가 진정시킨다. 이 광장은 두오모와 함께 피렌체를 상징하는 건축물인 베키오 궁전이 있는 곳으로, 각양각색의 조형물 등 볼거리가 많다.
우선 베키오 궁전 앞에 우뚝 서 있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잠볼로냐의 작품인 ‘사빈 여인의 강간’, 도나텔로의 사자조각상 ‘마르초로’ 등은 하나같이 소중한 명작이다. 지금 광장 주변에 있는 작품들은 복제품이지만 그 분위기는 진품과 다를 바 없어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든다.
거리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여행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베키오 궁전과 아르노 강 사이에 위치한 우피치 미술관은 명실공히 이탈리아 최고의 미술관으로, 르네상스를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메디치가(家)의 사무국으로 사용되던 건물이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과 ‘봄’을 필두로 마르티니의 ‘성 수태고지’ 등 교과서에서 보았음직한 명작들이 가득하다.
영화보다 더 로맨틱한
영화 ‘전망 좋은 방’ 속의 피렌체는 무척이나 로맨틱하다. 그러나 실제의 피렌체는 그보다 훨씬 더 로맨틱하다.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밭을 비롯해 그림 같은 풍광, 흥미로운 사연을 간직한 좁은 골목과 광장은 방문객을 영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버린다. 낭만이야말로 여행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 아닐까.
토스카나 지방의 겨울풍경. 계절에 따라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거리에 붙은 초대형 다빈치 전시회 포스터. | 두오모 세례당 벽면에 장식된 조각상. 신약성경이 테마이다.(위) 영화에서 루시와 조지 에머슨이 강변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우피치 미술관 남쪽의 풍경.(아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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