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호

고혈압 치료제는 정력의 적?

  • 전두수 가톨릭 의대 성모자애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입력2007-02-06 1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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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혈압 치료제는 정력의 적?
    수돗물을 높은 곳으로 보내려면 수압을 올리는 모터가 필요하다. 인체도 심장이라는 모터를 이용해 혈압을 올림으로써 몸 구석구석에 피를 공급한다. 필요 이상으로 수압을 올리면 모터의 수명이 짧아지거나 수도관이 터지듯, 혈압도 지나치게 높아지면 심장과 혈관이 손상되면서 심부전증이나 동맥경화증에 의한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킨다.

    현재 고혈압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비록 자신은 느끼지 못해도 혈관에 노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혈압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혈관의 노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발기부전은 정신적 스트레스 등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심리적인 요인과 관계없는 발기부전은 음경의 혈액순환 장애가 중요한 원인이다. 발기는 성적으로 흥분했을 때 음경으로 가는 혈관이 확장되면서 일시적으로 그곳에 피가 쏠려 일어나는 음경 팽창 현상이다. 나이가 들면 혈관의 노화에 따른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한다. 따라서 발기부전은 피할 수 없는 노화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발기부전 현상이 나이에 비해 빨리 나타났다면 성인병의 합병증일 가능성이 있다.

    고혈압 때문에 약물치료를 시작한 환자로부터 “혈압약을 먹은 이후로 발기가 잘 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종종 듣는다. 일부 고혈압 환자는 주위 사람에게서 이러한 말을 듣고 치료받기를 주저하기도 한다. 과연 고혈압 치료를 받으면 정력이 떨어질까? 이에 대한 답은 “떨어질 수도 있다”이다. 항(抗)고혈압 약제 중 상당수가 발기를 약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특히 이뇨제나 베타 차단제 계통의 약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이러한 문제가 더 많다고 한다. 약물치료로 혈압이 정상 수준으로 떨어지면 성적 흥분시 음경으로 가는 피의 쏠림 현상이 어느 정도 약해지게 마련이기 때문.

    발기부전 환자에게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생길 경우 발기부전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현재 시판되는 발기
    고혈압 치료제는 정력의 적?
    부전 치료제는 짧은 시간만 작용해 음경의 혈액순환을 개선해주는 약물로, 근본적인 치료와는 거리가 있다. 고혈압일 경우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혈관 손상이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따라서 고혈압에 대한 원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음경의 혈액순환 장애가 점차 심해져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점점 줄어들고 결국에는 전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최근에 개발된 고혈압 약제들 중에는 발기 기능을 떨어뜨리지 않는 약물도 많다. 발기부전이 있는 고혈압 환자일수록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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