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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분석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자유’도 ‘특별함’도 없어 외면당하는 ‘동북아 첨단 거점’의 꿈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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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이대로 될 것인가? 송도 국제도시 모형 전시관을 찾은 방문객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해 여름 감사원으로부터 한 달 동안 감사를 받았다. 경제자유구역청이 설립된 이래 이처럼 오랫동안 감사를 받은 적은 없다. 감사원은 이를 토대로 지난해 10월 31쪽짜리 ‘경제자유구역사업 모니터링 결과’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작정하고 파헤친’ 보고서

‘신동아’가 입수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원은 ‘사업추진의 지연, 기반시설 조성의 취약 때문에 외국인 투자유치는 미미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사업을 추진하는 기구의 효율성과 전문성이 미흡하다’거나 ‘각종 규제로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한 ‘고용창출이나 경제발전의 시너지 효과가 큰 외국 첨단기업을 유치하기보다 개발사업자 위주의 투자유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고, ‘투자협약에 비해 외국인 직접투자 실적은 저조하다’고 꼬집었다. ‘주변 경쟁국과 비교해 인센티브나 투자자 보호 등 외국 투자기업의 경영 및 생활환경이 아직도 열악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내놓았다.

마치 작정하고 파헤친 듯 보고서 곳곳에 날카로운 분석이 번뜩인다. 감사원은 우선 경제자유구역사업의 추진체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추진체계는 이렇다. 가장 상위 조직이자 심의·의결기구인 ‘경제자유구역위원회’가 있다. 위원회는 정부위원 16명, 민간위원 8명으로 구성된다. 그 밑에 위원회를 보좌하는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이 있다. 재경부 직원 10명, 각 부처 파견인원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기획단 밑에 국내 3개 경제자유구역청(인천, 부산진해, 광양)이 나열돼 있다.



감사원은 경제자유구역사업의 최고 심의·의결기구인 위원회가 기본정책 수립과 규제개혁 추진, 중앙행정기관과 자치단체의 갈등을 조정하기보다 개발계획 변경이나 실시계획 승인 등 실무적인 업무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를 보좌하는 기획단도 기획·정책지원 업무보다는 개발 및 외자유치 같은 실무업무에 치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가기능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대목도 눈에 띈다. 경제자유구역은 재경부, 건교부, 해양부, 환경부 및 시·도 등이 관련된 중요 국책사업인데도 국무조정실의 특정 평가를 받지 않고 재경부의 자체 평가만 받는다. 자체 평가도 추진상의 문제점을 심도 있게 분석하기보다 추진상황을 파악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얘기다.

더욱 큰 문제는 2004년 6월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가 ‘동북아시대위원회’로 개편되면서 경제자유구역사업이 100대 국정과제에서 제외됐다는 사실이다. 이어서 2005년 3월 경제자유구역업무는 국민경제자문회의로 이관되면서 관련 업무가 축소돼 ‘국가적 관심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지적됐다.

“대부분 협의기간 초과”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의 전문성도 도마에 올랐다. 기획단 25명 중 15명이 다른 부처 및 지자체에서 파견한 인원인데, 빈번하게 교체돼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노동부 및 관세청이 파견한 인원은 소속기관 업무와 관련이 없는 물류 및 특별자치단체 도입과 투자유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 투자유치를 담당하는 직원 중 37.6%만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투자유치 과정’을 이수, 전문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단에 대한 비판은 거세게 이어졌다. 기획단은 2005년 6월 제1차 물류·경제자유구역회의에서 인천 등 3개 경제자유구역 사업비를 35조5181억원으로 보고했으나, 홈페이지엔 31조8541억원으로 게재했다. 이를 두고 감사원은 “기획단이 총 사업비 규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또 감사원은 기획단과 경제자유구역청이 국비 및 지방비에 대한 중·장기 또는 연차별 재원조달계획을 수립하지 않아 사업을 추진하는 데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자금 조달에 대한 지적도 구체적이었다. ‘경제자유구역법’엔 외국 투자 기업의 임대용 부지조성과 의료·교육시설에 국비를 지원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국비를 기반시설(도로 및 공동구)에 한정적으로 지원하고, 공원과 녹지, 일부 외국인학교 용지까지 사업 시행자에게 부담시켜 조성원가에 전가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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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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