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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기자가 본 ‘노무현號 청와대 홍보실’

‘업무적 미숙함’ ‘인간적 거리감’ 여전한 386의 城

  • 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출입기자가 본 ‘노무현號 청와대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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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수석, 가까운 대변인

출입기자가  본 ‘노무현號  청와대 홍보실’

청와대 출입기자실인 춘추관 앞에서 각 방송사 스태프들이 생중계 준비를 하고 있다.

홍보수석실의 ‘공격수’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은 3월16일 한국홍보학회가 주최한 참여정부 언론정책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조선일보’ 진성호 기자와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그 자리에서 양 비서관은 “식민지 시절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부역했던 언론사가 살아남은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이런 언론이 민주주의를 말하고 국회의원 가족관계를 따지는 현실은 난센스다. 그런 걸 보면 우리 사회는 관용과 자유가 넘실대는 사회”라고 몰아쳤다.

이에 진 기자는 “청와대는 원체 힘이 센 조직이고 조선일보 등 종이신문은 최근 뉴미디어의 등장과 함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언론의 영향력까지 행사하겠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정 브리핑제를 비판했다.

노무현 정부 들어 청와대 홍보시스템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까진 차관급 공보수석이 대변인을 겸임했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시작되면서 홍보수석은 전반적인 국정홍보를 담당하고, 대변인은 청와대 홍보업무를 맡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원화됐다. 한 홍보 참모는 “도매상과 소매상을 겸하는 셈이었다. 당연히 역할 충돌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4년 동안 홍보수석이 5명, 대변인이 7명 임명됐다. 청와대 홍보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표류했다는 증거다. 홍보수석은 이해성→이병완→조기숙→이백만→윤승용으로, 대변인은 송경희→윤태영→김종민→김만수→정태호→윤태영→윤승용으로 바뀌었다. 윤승용 대변인 앞의 6명 가운데 재임 기간 1년을 넘긴 대변인은 김만수 전 대변인과 윤태영 전 대변인(첫 대변인일 때)뿐이다.

“노무현 쪽이 이길 것 같아 왔지”

홍보수석과 대변인의 면면을 비교하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홍보수석은 노 대통령이 대선후보이던 시절, 또는 청와대에 입성한 후 발탁한 인사들이었다. 반면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과거부터 끈끈한 관계를 이어온 ‘386 운동권’ 출신이 대부분이다. 직위는 홍보수석이 높지만, 대통령과의 ‘거리’는 대변인이 더 가까웠던 셈이다. 자연히 홍보실 내에서 미묘한 껄끄러움이 있었다고 한다.

‘노무현 청와대’에서 홍보수석을 지낸 한 인사는 사석에서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에서 나를 영입하려고 애썼다. 내가 움직이면 100만표는 되는데, 내가 예상한 역대 대선 결과가 한 번도 빗나간 적이 없다. 노무현 후보 쪽이 이길 것 같아서 왔다”고 했다.

청와대에 있어 ‘홍보’란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가정책 및 정치행위 전반에 대해 국민과 국제사회로부터 ‘지지’를 이끌어내는 업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그 중요성 또한 매우 크다. 홍보수석은 대통령과 한마음 한몸이 되어야 하고, 대통령은 홍보수석에게 터놓고 진실을 얘기해주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될 수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지원 전 공보수석이 그런 사례다. 홍보수석이 ‘이쪽이 이길 것 같아서 왔다’는 경험담을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홍보수석으로 발탁된 뒤 젊은 대변인 그룹 못지않게 노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을 과시한 인물도 있다. 그런데 그는 과(過)해서 탈이 났다.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린 조기숙 전 홍보수석이 그다. ‘과잉충성’이 오히려 조 전 수석의 청와대 생활을 일찍 마감시켰다는 얘기도 있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그에 대한 은근한 사퇴 압박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거침없는 독설과 노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충성심은 여당 사람들에게는 꽤 부담이었다.

조기숙씨는 홍보수석을 퇴임하기 직전 사석에서 “독재자에게 충성하는 것은 사리사욕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국민의 손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것은 곧 국민에게 충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퇴임의 변에서 변함없는 충성을 보였지만, 여권에선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고…”라는 얘기가 나왔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안팎으로 힘에 부친 일을 하면서도 제가 기죽지 않고 꿋꿋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의 변함없는 신임과 여사님의 든든한 후원 덕분이었다.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시면서 그분의 깊이 있는 철학과 인간미를 직접 느끼게 된 것도 제게는 큰 영광이었지만 대통령 내외분의 포용력과 이해심, 인내심에 더 큰 감동을 받았다.” (조기숙 퇴임의 변)

조 수석 재임 시절 홍보수석실은 ‘여인천하’였다. 조 수석을 필두로 노혜경 국정홍보, 김현 보도지원, 선미라 해외언론비서관 등 4명이 여성으로 비서관급 이상 7명의 과반수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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