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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변호사 2005년 ‘오프 더 레코드’ 인터뷰

“서울중앙지검장 때문에 X파일 수사 제대로 안된다”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김용철 변호사 2005년 ‘오프 더 레코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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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듣는 놈으로 찍혀”

김용철 변호사 2005년 ‘오프 더 레코드’ 인터뷰

2005년 8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검찰의 X파일 수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검사를 그만둔 계기를 묻자, ‘사과상자’ 얘기를 꺼냈다. 1995년 서울지검 특수2부 소속이던 그는 특수3부에 파견돼 전직 대통령 비자금 수사에 참여했다. 쌍용 김석원 회장 집에서 사과상자를 찾아내는 개가를 올렸다. 사과상자엔 김 회장이 관리하던 비자금이 들어 있었다. 수사를 확대하려 했으나 상부에서 막았다고 한다. 그 이유로 부천지청으로 좌천성 발령을 받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수사를 하라 했다가 하지 마라 했다가 종잡을 수 없었다. 그때 내가 몇 가지 못한 게 있다. 사과상자에서 김석원이 관리하던 비자금을 찾은 것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계속 수사하겠다고 했다가 검찰고위관계자한테 질책을 들었다. ‘하명상복(下命上服)’하냐고 했다.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라는 얘기도 들었다. ‘너는 약점이 없느냐’면서. 그 일로 ‘말 안 듣는 놈’으로 찍혔다. 나는 수사하느라 건강도 잃고 가정도 잃었는데….”

전두환 비자금 수사 때 외압이 있었다는 그의 주장은 최근 논란을 빚고 있다. 당시 서울지검 특수3부장으로 수사팀을 이끈 사람이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무슨 압력을 받았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의 수사능력은 인정한다. 사과상자를 찾아냈을 때도 격려해줬다. 그런데 비자금 수사는 김용철 혼자 한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한 것이다. 수사과정에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김 변호사가 따로 뭘 수사하려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DJ 정권 들어서자 이용가치 커져”

김 변호사는 삼성에 간 동기에 대해선 이렇게 밝혔다.

“공무원말고, 대한민국에서 망하지 않고 봉급 나올 데를 찾으니 삼성밖에 없었다.”

그가 삼성에 들어간 것은 1997년 8월이다. 연말이 되자 ‘IMF 사태’가 터졌다. 모든 기업이 어려웠다. 삼성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형편없이 어렵던” 시절, 그를 챙겨준 사람은 구조조정본부장(현 전략기획실장)이던 이학수 부회장이었다.

“나는 출신성분이 좋지 않은 사람이다. 이학수 부회장의 신임으로 (구조본에)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DJ 정권이 들어서자 이용가치가 커졌다.”

그는 이 부회장에 대해 “나 정도가 얘기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엄청난 파워를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삼성에서도) 아주 특별한 경우”라면서. 그의 증언에 따르면 “삼성에서 핵심적인 일은 이건희, 이재용, 이학수가 함께 처리한다”는 것이다.

그는 X파일 사건과 관련해 “박인회가 돈 달라고 협박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학수를 조사하면 모든 걸 알 수 있다. 왜 이학수를 수사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검찰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박인회씨는 X파일을 MBC 이상호 기자에게 넘겨준 재미동포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김 변호사가 당시 인터뷰에서 이미 이종백 현 국가청렴위원장을 ‘삼성 장학생’으로 언급한 점이다. 그는 “이종백 때문에 수사가 제대로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X파일) 녹취록에는 (‘떡값 검사’ 이름이) 다 나와 있지 않다”면서. 이 위원장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X파일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지난 11월12일.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기자회견을 갖고 김 변호사로부터 건네받은 ‘떡값 검사’ 명단의 일부를 발표했다. 세 명의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의 실명이 공개됐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 위원장도 명단에 포함됐다. 그러나 세 사람은 모두 삼성으로부터 돈 받은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공보관을 통해 “삼성으로부터 로비를 받거나 부정한 청탁을 받은 일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김용철 변호사는 검찰 재직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같이 근무하거나 만난 사실이 없고 통화 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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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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