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근하니 ‘포토샵 여권 위조’만 시켜”
- “유령 회사 설립은 일상적 해외 업무”
- “김경준, 위조 수법 세세하게 일러줘”
- “회사 자금 이체(횡령) 때는 ‘돈 세탁’ 엄명”
- “사장이 시키니 어쩔 수 없이 허위 문서에 서명도”
- “횡령 22건, 주가조작 47건, 문서위조 26건 대부분 직원에 맡겨”
- “회계과장 ‘217억 허위공시’ 거부하자 해고당해”
“김경준, 무차별 불법 지시… 거부하니 에리카 김이 해고”
“공문위조·주가조작·횡령이 일상 업무…직원들, 정신적 공황”
BBK주가조작 사건이 제17대 대통령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BBK 주가조작 사건이란 1999년 설립된 BBK투자자문 대표인 김경준씨가 2001년 4월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여권 7개 등 각종 문서 위조로 주가를 조작하고 384억원의 회사자금을 횡령해 미국으로 도피한 혐의를 받은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BBK의 마프(MAP) 펀드는 저수지 구실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경준씨는 BBK투자자문 운영과정에서도 투자수익률 보고서를 조작하는 등 불법행위를 한 혐의가 지난 2001년 3~4월 금융감독원에 의해 적발되어 투자자문 허가가 취소되기도 했다.
핵심 의혹은 2가지
김경준씨는 미국 사법당국에 체포되어 한국 송환이 임박한 시점에서 언론과의 간접 인터뷰를 통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BBK의 공동대표”라고 주장했다. 통합신당측은 최근 “이명박 후보와 김씨가 공동 설립한 LKe뱅크의 법인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됐다”면서 이 후보의 주가조작 및 횡령 사건 연관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측은 이명박 후보 소유 LKe뱅크가 지주회사로서 BBK의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비밀계약서’가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또한 통합신당은 “BBK에 투입된 다스(DAS)의 투자금 190억원의 실소유주는 이명박 후보라는 의혹이 있다. 사실이라면 이 후보는 재산을 차명 보유하여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측은 “BBK와 옵셔널벤처스코리아는 김경준씨의 회사이며 이 후보는 BBK의 불법영업 및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주가조작-횡령 사건과는 무관하다. 또한 다스의 BBK 투자금도 이 후보의 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측은 김씨가 2001년 3월10일 금감원에 제출한 BBK 관련 자필서명 확인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지난 6월7일 기자회견에서 “BBK는 (나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건은 정치권과 언론에서 금융 기법과 관련된 복잡한 내용으로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일반인이 쟁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데, 양측(김경준씨-신당 vs 이명박 후보)의 공방은 다음 2가지 핵심 의혹으로 수렴된다.
1. 이명박 후보는 BBK 및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불법영업, 주가조작, 횡령에 관여했나
2. 이명박 후보는 다스(DAS)가 BBK에 투자한 190억원의 실제 소유주인가
‘신동아’는 BBK 주가조작 사건에 동원된 BBK, 옵셔널벤처스코리아 및 이 사건과 연관의혹을 받고 있는 LKe뱅크 3개 회사에서 사건 발생 당시인 2001~2002년 재직했던 직원 6명의 증언을 소개한다. 이들이 ‘신동아’와 직접 한 인터뷰 내용 및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일문일답으로 진술한 내용(진술조서)을 근거로 했다. 증언자들의 인적 사항(성(姓), 성별, 당시 나이, 재직한 회사, 재직 기간, 재직 당시 직책, 재직 당시 업무)은 [표]와 같다.
이름 | 성별 | 나이 (2001년 당시) | 근무지 | 근무 기간 | 직책 | 업무 | 비고 |
곽모씨 | 여 | 23 | BBK 옵셔널벤처스 | 2000.2.~2001.2 2001.2.~2002.3. | 사원 | 경리 | 검찰진술 |
김모씨 | 여 | 24 | 옵셔널벤처스 | 2001.5.~2002.3. | 사원 | 경리 | 검찰진술 |
김모씨 | 여 | 25 | LKe뱅크 옵셔널벤처스 | 2000.11~2001.1. 2001.1~2002.3. | 사원 | 컴퓨터 | 인터뷰 & 검찰진술 |
오모씨 | 여 | 27 | BBK 옵셔널벤처스 | 1996.~2001.4. 2001.4.~2002.8. | 차장 | 자금 | 인터뷰 & 검찰진술 |
육모씨 | 남 | 30 | LKe뱅크 옵셔널벤처스 | 2000.6.~2001.5. 2001.5~2002.1 | 과장 | 회계 | 검찰진술 |
이모씨 | 남 | 26 | BBK 옵셔널벤처스 | ~2001.3. 2001.2~2002.3. | 과장 | 주식자금 | 검찰진술 |
대통합민주신당 박영선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BBK의혹과 관련, 이명박 후보의 탈세와 자금세탁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BBK와 옵셔널벤처스는 누구 회사인가
BBK 주가조작 사건은 제17대 대선의 향방을 결정할 공공의 이슈가 됐고 이명박 후보는 물론 김경준씨측도 그동안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BBK, 옵셔널벤처스코리아, LKe뱅크 등 관련 회사의 직원들은 이 후보나 김씨가 회사 내에서 어떻게 활동했고 직원들에게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를 오랜 기간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당사자들이다. 따라서 본인의 직접 경험에 근거한 이들의 증언과 이 후보 및 김씨측이 지금까지 주장해온 내용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가 공동대표로 돼 있는 LKe뱅크의 직원들은 2001년 2월경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이직했다. 이들 직원 중에는 현재 이 후보 선대위에서 일하는 이진영씨도 포함돼 있었다. 이런 일들은 이 후보의 옵셔널벤처스코리아 관련 가능성을 높이는 정황이다. 또한 “이명박 후보가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 개인 집무실을 두고 있었다”는 보도도 나와 의혹이 증폭됐다. “LKe뱅크와 BBK가 같은 건물, 같은 층의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었다”는 보도는 “LKe뱅크와 BBK가 사실은 한 회사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했다. 이는 “BBK=이명박 회사”라는 김경준씨 측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BBK와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대표는 김경준씨였고 이 후보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돼 있다. 이러한 정황적 의혹들은 결국 ‘BBK와 옵셔널벤처스코리아가 이명박 후보의 회사인지 아닌지’ ‘이 후보가 BBK와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이뤄진 불법영업, 주가조작, 횡령에 가담했는지 안했는지’로 모아지는 것이다. LKe뱅크와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1년4개월 간 재직한 김모씨(여·31, 당시 25세)의 얘기부터 들어봤다.
김씨는 2000년 11월 LKe뱅크에 입사해 근무하다 2001년 1월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이직해 2002년 3월까지 그곳에서 컴퓨터담당 사원으로 일했다. 김경준씨가 주가조작·횡령 혐의로 미국으로 도피한 뒤 옵셔널벤처스코리아는 폐업했다. 김씨는 김경준씨의 혐의와 관련해 2002년 3월경부터 여러 차례 참고인으로 검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김씨는 옵셔널벤처스코리아를 나온 뒤 이명박 후보 측이나 김경준씨 측과는 접촉이 없었다고 한다. 검찰 조사가 끝난 뒤에는 직업을 갖지 않고 지내다 결혼해 현재 주부로 살고 있다. 그는 “옵셔널벤처스코리아는 구김 없이 밝은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하려 했던 내게 일생일대의 ‘충격’을 준 악몽 같은 곳이어서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신동아’의 거듭된 요청에 11월13, 14일 양일에 걸쳐 어렵게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이명박 집무실, 방치되다 없어져”
▼ 어떤 경위로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일하게 됐나.
“처음에는 LKe뱅크에 취업해 일하다가 ‘옵셔널(김씨는 옵셔널벤처스코리아를 줄여서 부름)’로 옮겨서는 회사가 폐업할 때까지 김경준씨의 지시를 받으며 상근으로 일했다.”
▼ 이명박 후보 측이나 김경준씨 측과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있나.
“나는 옵셔널에서 너무 쇼크를 받아서 이후로는 다른 일을 하기 힘들었다. 집에만 있다가 결혼했다. 회장님(이명박 후보를 지칭) 쪽이나 김경준씨 쪽과는 만난 적이 없고 이해관계가 있을 리 없다.”
▼ LKe뱅크 재직 때 당신에게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이직하라’고 지시한 사람은 LKe뱅크의 대표였던 이명박 후보인가.
“아니다. 김경준씨의 지시로 옮겼다. 김경준씨는 당시 LKe뱅크의 공동대표였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 질문 도중 김경준씨의 사진을 들어보이며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의 이명박 후보 공격을 비판하고 있다.
“없었다. 설립 초기에는 회장님 집무실이 있었는데 곧 없어졌다.”
▼ 설립 초기 이명박 후보 집무실이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 있었다면 이 후보가 이 회사 일에 관여했다는 의미로 들리는데.
“옵셔널은 처음부터 코스모타워에 있었던 게 아니다. 삼성생명 빌딩 17층 LKe뱅크 자리에서 설립됐다. 사무실과 집기는 그대로 두고 LKe뱅크의 문패를 옵셔널로 바꿔 달았다고 보면 된다. 설립 직후 얼마 동안 LKe뱅크의 회장님 집무실이 방치됐던 거다. 이후 김경준씨가 코스모타워로 옵셔널을 이전하면서 회장님이 쓰던 사무집기를 모두 밖으로 들어내 팔았다. 이전 후엔 회장님은 옵셔널에서는 앉을 자리도 없었고, 온 적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 이명박 후보가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업무에 관여하지 않아서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나. 당신은 처음에 이 후보가 회장인 회사의 직원이었는데.
“회장님이 코스모타워에는 나타나지 않아 다른 직원에게 ‘왜 회장님은 안 오시냐’고 묻기도 했다. 그 후 ‘한나라당에 들어가 다시 정치를 하느라 바쁘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옵셔널은 회장님과 관련 없는 회사라는 점을 알게 됐다.”
“옵셔널은 회장님과 무관”
▼ 현재 이명박 후보 선대위에서 일하고 있는 이진영씨가 당시 LKe뱅크에서 일하다 당신과 함께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옮긴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
▼ 이진영씨는 어떤 일을 했나.
“언니(이진영)는 LKe뱅크에선 회장님 비서로 일했고 옵셔널에서는 자금 쪽 일을 맡았다.”
▼ 이진영씨는 LKe뱅크와 옵셔널벤처스 재직 당시 이명박 후보의 측근으로 통했나.
“그렇지 않다. 언니는 여러 여직원 중 한 명일뿐이었다.”
▼ 이진영씨가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옮긴 뒤 이 회사에서 벌어진 여러 업무를 이명박 후보에게 별도로 보고한 일은 없나. 그러니까 이 후보가 이진영씨를 통해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업무에 관여했을 가능성은?
“그런 일은 없었다. 옵셔널에서 언니는 김경준씨의 지시로 일했다. 그런데 김경준씨가 부당한 일을 시킨다면서 언니가 힘들어했다. 결국 언니는 회사를 그만뒀다.”
김씨는 BBK투자자문과 관련해서도 비교적 상세하게 말했다. 그는 “BBK와 LKe뱅크는 같은 사무실을 쓰긴 했지만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있었고 직원이나 업무도 서로 다른 별개의 회사였다”고 했다.
▼ BBK투자자문과 LKe뱅크는 같은 빌딩의 같은 층(삼성생명 빌딩 17층)에 있었다. 두 회사는 사무실의 출입구도 함께 사용했나.
“임차한 공간이 넓지 않았고 두 회사의 사무실 출입구는 같았다.”
▼ BBK와 LKe뱅크가 같은 사무실을 사용했다는 얘기인데, 사실상 같은 회사 아니었나.
“출입구만 함께 썼을 뿐 두 회사는 다른 회사였다. 사무실도 구분되어 있었다. 직원들도 서로 달랐고, 다른 일을 했다.”
▼ 이명박 후보는 BBK에도 방을 갖고 있었나.
“회장님은 LKe뱅크에만 집무실이 있었고 BBK에는 없었다.”
▼ 이명박 후보가 BBK 운영에 관여하는 것을 본 적이 있나.
“회장님은 BBK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이는 직원들이 다 아는 일이다. BBK는 김경준씨와 이보라씨가 운영한 회사였다. BBK의 ‘B’도 이보라씨 이름(‘보라’)에서 따온 것이라 들었다. 최근 BBK에 대해 많이 보도되던데 왜 이보라씨 이름이 안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보라씨가 매일 출근해 업무처리를 주로 했는데.”
▼ LKe뱅크 직원뿐 아니라 BBK 직원도 상당수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옮겼는데.
“그 분들도 김경준씨 지시로 옵셔널에 왔다고 하더라.”
▼ 이보라씨는 BBK뿐 아니라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운영에도 적극 관여했나.
“옵셔널에서 김경준씨가 대표였고 동업자인 이보라씨가 부장이었다.”
▼ 김경준씨와 이보라씨는 부부 사이인데, 왜 두 사람을 ‘동업자’라고 호칭하는가.
“직원들은 두 사람이 그런 사이인 줄 몰랐다. 당사자들이 얘기를 안 하니까. 동업자로만 알고 있었다. 나중에 두 사람이 미국에 가서 잘살게 됐다고 들었다.”
▼ 검찰 조사에 따르면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여권 등 각종 서류위조, 주가조작, 횡령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런 일들이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보고됐나.
“회장님은 옵셔널에 나오지 않았고 회사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직원들 “BBK·옵셔널 운영자는 김경준”
오모씨(여·33, 당시 27세)는 1996년부터 BBK, 옵셔널벤처스코리아 등 4개 회사를 김경준씨와 함께 거쳐온 김씨의 측근 간부다. 특히 주가조작과 횡령이 벌어질 당시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자금담당 차장을 맡아 이 회사 경영에서 핵심 기능을 수행했다. 오씨는 “검찰 수사가 다시 시작된 것으로 안다. 나로서는 인터뷰에 응하기 어렵다. 다만 내가 이미 여러차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이 지금의 내 생각과 일치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신동아’는 ‘BBK와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실제 운영자’와 관련해 오씨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확인했다.
오씨는 2002년 3월28일 검찰에서 “(나는) 1996년경부터 김경준과 동방페어그린, 환은 스미스바니사에서 같이 근무하다 이후 김경준이 BBK투자자문회사를 운영해 이 회사에서 같이 근무했고 김경준이 옵셔널벤처스코리아사를 인수하면서 옵셔널벤처스코리아사로 전직 처리해 근무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오씨는 “BBK사는 김경준이 운영하던 회사인 것이 사실”이라고 반복했다. 오씨는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해외업무 처리는 김경준의 부인인 이보라가 처리했다”고 했다.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주식·자금담당 과장으로 재직했던 이모씨(32, 당시 26세)는 2002년 3월15일 검찰에서 “(나는) BBK에서 사원으로 근무하다 김경준이 BBK사에 근무하던 직원들을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전직 처리해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근무하게 됐다. 김경준은 대표이사로 업무를 총괄했으며 이보라는 김경준과 같이 회사 업무 전반에 걸쳐 관여했다”고 말했다.
▼ 주가조작·횡령, 누가 지시했나
2004년 1월 검찰이 법무부를 통해 미국 법무부에 보낸 ‘범죄인(김경준) 인도 청구서’에 따르면 김경준씨는 4가지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문서 위조(형법 제231조) :
▼ 2001. 5.~2001. 12. 미국 국무장관 명의의 여권 7권 위조.
▼ 미국 네바다 주 국무장관 명의의 법인설립인가서(CORPORATRE CHARTER) 19매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형법 제234조) :
▼ 2001. 5.~2002. 1. 중소기업청, 금융감독원 등에 위 위조한 여권 3권, 법인설립인가서 14매 행사.
○횡령(특가법 제3조 제1항 제1호 등) :
▼ 2000. 7.~2001. 12. (주)옵셔널벤처스코리아를 경영하면서 22회에 걸쳐 회사자금 384억4776만953원 횡령.
○증권거래법 위반(동법 제207조의2 제2호 등) :
▼ 2002. 2.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서 외국회사에 투자한 사실이 없음에도 (주)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메드페턴트테크놀러지 등 8개 회사에 179억5000만원을 투자한 것처럼 허위사실 기재.
▼ 2000. 12.~2001. 11. 증권계좌 38개를 이용해 (주)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식에 대하여 가장매매, 고가매수, 허수매수 주문하여 시세 조종.
▼ 2001. 5.~2001. 9. (주)옵셔널벤처스코리아 자금을 해외로 빼돌려 가공의 펀드를 통해 유상증자 대금을 입금하면서 마치 외자를 유치한 것처럼 4회에 걸쳐 허위사실 유 포.
▼ 2000. 12.~2001. 12. (주)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주식을 매수하여 주요 주주가 되었음에도 13회에 걸쳐서 주식 소유상황 및 변동상황을 보고하지 아니함.
▼ 2000. 12.~2001. 12. (주)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주식을 매수하여 대량보유하게 되었음에도 37회에 걸쳐서 대량보유상황 및 변동 상황을 보고하지 아니함.
▼ 2002. 2. (주)옵셔널벤처스코리아 최대 주주의 주식매각으로 인해 최대주주가 변동되었음에도 그 사실을 신고하지 아니함.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전 직원들의 검찰 진술 내용에 따르면 김경준씨가 오모씨, 육모씨, 이모씨 등 차장·과장급 간부에게 직접 불법적 지시를 내리면 이들 선에서 이를 이행하거나 아니면 이들이 곽모씨, 김모씨 등 사원들에게 재지시를 내려 이행하도록 한 것으로 되어 있다. 다음은 김모씨(여·31, 당시 25세)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옵셔널에서 정신적 충격 컸다”
▼ 검찰 조사에 따르면 당신은 2001년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재직시 미국 여권 위조를 여러 번 한 것으로 돼 있는데.
“그 일로 회사 다니기가 힘들었다. 컴퓨터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사진이나 영문 글자를 여권에 깔끔하게 넣으라고 했다. 부당한 지시였다. 회사에 나와 이런 일을 해야 되는지 자괴감이 일었다.”
▼ 못하겠다고 거부하지 않았나.
“그때는 나이도 어려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못했다. 대신 회사에서 김경준 사장과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또 내게 그 일을 시킬까봐…. 일부러 (위조)작업을 천천히 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요구는 계속됐다. 김경준씨는 다혈질이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유머러스하고 좋은데. ‘위조를 해주지 않으면 퇴사해야 하는’ 분위기였다. 나는 압박에 눌려 번번이 해줬다(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포토샵을 이용한 공문서 위조 작업을 11번 수행했다). 김경준씨가 미국으로 도피한 후 검찰에 4~5번 불려갔는데 있는 그대로 진술했다. 조사받는 일도 내게는 힘들었다.
나는 옵셔널에서 받은 마음고생과 정신적 충격이 커서 이후 다시는 직장생활을 못하게 됐다.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김경준씨가 직원들에게 점조직으로 불법적인 업무를 지시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직원들 대부분이 그런 지시를 처리하느라 힘들어했다고 한다. 그들도 스트레스를 심하게 겪어 옵셔널을 나온 후로는 직장생활을 제대로 못한 것으로 안다.”
▼ 김경준씨가 당신에게 직접 여권 위조를 지시했나.
“김씨는 과장인 이모씨를 통해 내게 지시했다.”
▼ 여권 위조, 횡령 등 불법행위가 벌어질 당시 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이명박 후보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은 바 있나.
“없다.”
이와 관련해 당시 옵셔널벤처스코리아 과장 이모씨는 2002년 8월20일 검찰에서 “김경준 사장이 ‘컴퓨터 포토샵으로 위조여권을 만들어보라’고 하여 내가 김OO(여·당시 25세)씨에게 지시하여 위조했다”고 진술했다. 다음은 이에 대한 이씨의 부연 진술.
“김경준 사장은 ‘외국인 명의로 국내에 법인을 설립하고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하려면 투자등록증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한 법인설립과 투자등록증을 받기 위해서는 외국인 명의의 여권과 외국인이 설립한 회사의 인증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김경준 사장은 내게 위조를 지시한 것으로 안다. 김 사장은 위조된 여권을 보고는 ‘잘 만들어진 것 같다’며 만족했다. 이후 그의 지시를 받아 2002년 1월25일 위조 여권으로 외국인 명의 법인을 설립했다.”
이씨는 이어 검찰에서 “김경준은 미국 네바다 주 국무장관이 발행한 법인설립인가서를 그의 누이인 에리카 김으로부터 팩스로 받은 뒤 ‘이 정식 인가서 양식을 참고해 인증서도 위조하라’고 지시했다. 이 작업도 김OO에게 맡겼다”고 진술했다.
1t 분량 증거물 인멸 시도 의혹
김경준씨의 횡령, 주가조작, 문서 위조, 위조문서 행사 혐의와 관련해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직원들은 검찰 진술이나 ‘신동아’ 인터뷰에서 “김경준씨에게서만 불법적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이들의 진술과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경준씨는 횡령 22건(384억원), 주가조작 47건, 문서위조 26건, 위조문서의 행사 22건 등 범죄 혐의의 대다수 실무를 직원들에게 맡겨 수행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들 직원은 사건 당시 모두 20대였다. 이로 인해 이들 중 상당수는 ‘신동아’와 인터뷰한 김모씨의 경우처럼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재직시, 김경준씨의 해외도피 후 검찰 수사시, 회사가 폐업한 이후 상당 기간까지 정신적 스트레스와 후유증을 겪었다는 것이다. 직원들 중 김경준씨 지시를 적극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1명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구속됐다. 다음은 이들 직원이 김경준씨 지시로 불법 혐의의 실무적 업무를 처리한 사례들 중 일부다(검찰 진술 내용).
“오OO 차장을 통한 김경준의 지시로 2001년 7월30일 옵셔널벤처스코리아 계좌에 보관 중인 50억원을 가지급금 명목으로 인출해 다음날 O사 명의의 계좌에 입금했다.”(김모씨(여·당시 24세), 2002년 8월20일 검찰 진술) 이에 대해 검찰은 범죄인인도 청구서에서 “김경준은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회사자금 50억원을 자신의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O사에 변제함으로써 이를 횡령한 것”이라고 서술했다. 김경준씨의 이 같은 지시나 결정에 따른 옵셔널벤처스코리아의 금융거래 중 검찰이 횡령으로 보는 것은 22건 384억여 원이다.
“회사의 지시로 총 여권 사본 10개와 외국법인 설립 인정서 사본 1개를 위조해준 것으로 기억한다.”(김모씨(여·당시 25세), 2002년 3월18일 검찰 진술)
“김경준은 크리스토퍼 김이라는 이름으로 운전면허증을 위조하여 소지한 사실도 있다.” (이모씨(당시 26세), 2002년 3월18일 검찰 진술)
“김경준은 상임대리인계약서 인증서를 위조하면서 한 사람만 계속해서 서명하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대리인 서명을 하자고 해 나도 서명했다.”(이모씨(당시 26세), 2002년 3월19일 검찰 진술)
“내가 외국인 법인 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허위로 만든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김경준이 지시하여 할 수 없이 만들게 된 것이다.”(이모씨(당시 26세), 2002년 3월19일 검찰 진술)
“수표를 주면서 입금하라고 하면 현금 처리하여 입금했다.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해 그렇게 지시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곽모씨(여·당시 23세), 2002년 8월20일 검찰 진술)
“김경준은 자신의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BBK투자자문 투자자금으로 옵셔널벤처스코리아를 인수했다는 말을 회사 간부에게 들었다. 김경준이 빨리 검거되어 이 사건이 종결되기를 바란다.” (김모씨(여·당시 24세), 2002년 3월18일 검찰 진술)
“김경준이 지시하여 8개 외국계 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실제로 운영되는 회사는 없었고 단지 서류상 회사에 불과했다(‘옵셔널벤처스코리아에서 금감원에 신고한 분기보고서에 의하면 위 8개 회사에 179억5000만원이 투자됐다고 기재되어 있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금감원에 보고하기 위해 김경준이 서류상으로 투자했다고 기재한 것에 불과할 뿐 실제로 투자된 것은 아니다. 더구나 2개 회사는 등기도 되어 있지 않은 회사이므로 위 회사 주식을 11억원, 15억5000만원에 구입하였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이모씨(당시 26세), 2002년 3월15일 검찰 진술)
에리카 김의 해고 방식
“2002년 3월14일경 미국에 가 있던 김경준의 지시로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장부, 각종 서류, 컴퓨터 등 1t 트럭 2대분의 짐을 반출한 사실이 있다. (‘사무실에 있던 범죄 증거 서류 등을 없애기 위하여 가장 쉬운 방법인 소각이 있을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소각이 마땅하지 않자 서둘러 1t 화물차량 적재 이상의 물건을 미국으로 보내달라고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모씨(당시 26세), 2002년 8월20일 검찰 진술)
육모씨(당시 30세)는 2000년 6월 LKe뱅크에 입사한 뒤 2001년 5월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옮겨 회계담당 대리로 재직했다. 그는 자신이 김경준씨의 217억원 횡령 의혹 자금에 대한 허위공시를 거부하자 김경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이 자신에게 해고를 통보해 퇴직하게 됐다고 했다.
김경준씨가 옵셔널벤처스코리아를 인수해 대표이사에 취임할 무렵 에리카 김은 이 회사의 이사가 됐다. 직원들의 진술에 따르면 에리카 김은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사무실에 가끔 찾아와 김경준씨와 대화를 나누기도 했으며 회의를 주재하기도 했다고 한다. 다음은 육씨의 증언이다(2002년 3월17일 검찰 진술).
“2001년 10월경 수회에 걸쳐 이보라 명의로 회사 자금 219억원이 가지급금 형식으로 지출된 사실이 있다(이에 대해 검찰은 당시 ‘김경준씨와 이보라씨는 이를 대부분 국외로 빼돌렸다’는 혐의를 두고 있었다). 2001년 12월경 이보라와 김경준이 출국하기 전 나는 이보라와 김경준에게 ‘가지급금으로 지출된 (회사자금) 219억원을 정리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이들은 ‘알았다’고 했는데 이들이 출국한 후 내가 이들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어 회사 간부에게 ‘219억원을 처리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증자를 했다고 하라’고 해 내가 증자에 대한 근거서류인 법인등기부등본을 달라고 했다. 그는 후에 주겠다면서 우선 ‘공시를 하라’고 해 나는 ‘그렇게는 못 한다’면서 공시를 하지 않았는데 2002년 1월 중순 경 김경준의 누나인 에리카 김이 내게 ‘회사 출입카드키를 달라’고 하여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했다.”
“다스를 알 위치에 있지 않다”
검찰이 추정한 김경준씨의 옵셔널벤처스코리아 회사자금 횡령액 중 다스에 돌려준 39억원의 성격에 대해서는 신당 등 정치권 일각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다스가 BBK에 투자한 190억원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후보 아니냐”는 의혹도 아직 실체가 규명된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오모씨(여·33)는 “주가조작-횡령 사건 당시 옵셔널벤처스코리아 등 관련 회사에 재직했던 직원들은 다스 등 BBK 투자자들의 성격에 대해서는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모씨(여·31)도 “다스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