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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유창무 수출보험공사 사장

“‘완장 근성’버리고 고객 곁으로 가겠다”

  • 윤영호│동아일보 신동아팀 편집위원 yyoungho@donga.com│

유창무 수출보험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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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보 사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는데 소감을 간단히 말해달라.

“1990년대 말 주(駐)유럽연합(EU) 대표부 상무관으로 있을 때 유럽의 통상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신용보험 시스템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알게 됐다. 수보에 들어와서 보니 밖에서 생각하던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다.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해외 자원 개발을 지원하는 등 수보의 활동 영역이 넓다는 것도 알게 됐다. 무엇보다 수보의 임직원이 우수해 마음이 든든했다.”

수보는 일반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수출 한국을 이끈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해왔다. 수입국에서 전쟁·내란이 일어나거나 환거래를 제한해 수출 대금을 못 받으면 그 손실을 보상해주는 기관이다. 그뿐만 아니라 수입업자의 계약 파기나 파산, 대금지급 지연·거절 등으로 인한 손실도 메워준다.

16년 만에 55배 성장

수보 임직원들은 삼성전자의 ‘애니콜 신화’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1996년 삼성전자는 미국 PCS업체 스프린트와 170만대, 금액으로는 6억달러 규모 수출 계약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삼성은 수출 계약에 선뜻 사인을 하지 못했다. 당시 스프린트의 신용도가 떨어지는 데다 스프린트 측이 3년간 장기 계약을 요구했기 때문.



이때 구원 투수로 나선 곳이 바로 수보다. 수보는 수출금액 전액에 대해 단기 수출보험으로 지원하겠다고 결정했다. 말하자면 미국 스프린트가 수출 대금을 갚지 못하면 대신 갚아주겠다는 보증을 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안심하고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이것이 오늘날 삼성 ‘애니콜 신화’의 바탕이 됐다.

LG전자도 최근 수보의 지원을 받았다. 독일계 수출보험기관이 지난해 11월 들어 갑자기 LG전자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LG전자의 제품을 수입하는 현지 수입업자의 신용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LG전자는 수보에 도움을 요청했고, 수보가 이를 수용한 것.

수보는 2008년 9월 수출보험 지원 실적 100조원을 달성했다. 2008년 전체 지원 실적은 129조8000억원. 1992년 설립 당시 1조8000억원에 불과했던 인수 실적이 16년 만에 55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창립 당시 3.0%에 불과했던 수출보험 활용 비율도 2008년 11월 말엔 24.5%로 높아졌다. 인수 실적 기준으로 세계 5위 규모다.

유 사장은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지속적인 제도 개선, 신상품 개발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의 결과”라고 뿌듯해했다. 그는 이어 “수보가 그동안 교역 구조의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상품을 제때 내놓았고, 사업 운영 방식도 개선하려 노력했는데 이를 고객이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2009년 수출 환경은 상당히 안 좋을 것으로 보이는데….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여파로 교역 환경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2008년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4000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나름대로 선전했으나 1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0% 급감하는 등 전망이 안 좋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고 가격 효과가 소멸해 수출 둔화세가 계속될 것이다.”

▼ 그런 상황일수록 수출보험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

“그렇다. 단기적으로 보면 현재의 경제위기로 수입업자의 파산 위험이 증가한 것은 수보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수입업자의 지급 지체가 발생하거나 파산이 증가하면 수보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수지가 악화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위기가 수보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세계적인 유동성 고갈로 수보와 같은 수출신용보증기구(ECA)가 제공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자금 조달 수단이 거의 없는 상태다.

여기에 해외 수입업자들의 신용위험 증가로 수출 기업들의 수출보험에 대한 관심 및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 2008년 11월 이명박 대통령의 남미 순방 때 남용 LG전자 부회장이 ‘10년 이상 거래하던 바이어들의 신용위험 증가로 수보의 공격적인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얘기하더라. 그만큼 수출보험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얘기인데, 이를 잘 활용하면 수보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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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동아일보 신동아팀 편집위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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