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의원 8명과 함께 태국 동생 콘도에서 휴가를 보낸 박기춘 민주당 의원(왼쪽).

태국 방콕 외곽 테티스콘도 전경.
우윤근 의원은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는 박영선 의원의 남편 생일이 토요일(10일)이어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의원들이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방콕에 모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상당수는 방콕 외곽 ‘파인허스트’ 휴양지에서 부부동반으로 10일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라운드를 했다. 골프를 치지 않는 의원 가족은 별도 관광을 했다.
‘서민정당’의 방콕 생일파티
이들이 외유를 떠난 9일은 새 임시국회가 소집된 날이었다. 하루 전인 8일 끝난 지난 임시 국회는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간 폭력사태로 마비됐고 외신을 통해 해머, 전기톱, 활극 등 볼썽사나운 모습이 전 세계로 전파되어 국회를 향한 국민 여론이 상당히 좋지 않을 때였다.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선 민주당 의원 9명의 집단 외유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국회의원 9명이 가족까지 데리고 방콕에 가서 생일파티를 하는 것이 과연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자처할 수 있는지 돌아보라.”(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앞에서는 서민을 위한다지만 정작 귀족 정당이 민주당의 현주소.”(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
“때가 어느 때인데 엊그제 그 난리를 치고서 뭘 잘했다고 골프를 치느냐.”(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국회 파행을 겪은 상황에서 국민의 걱정이 큰 것이 사실이다. 국민께 죄송하다.”(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
“개인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무슨 큰일이 터졌을 때는 미리 받아놓은 휴가까지 반납한다. 민주당은 20일 동안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 농성했다. 자기 일터를 이렇게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곧바로 해외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직업윤리가 전무(全無)한 것이다.”(2009년 1월 12일 자 ‘조선일보’ 사설 ‘신이 내린 직장의 정신 나간 의원들’)
이에 대해 해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은 가족과 휴식시간을 가질 수도 없느냐’고 항변했다. 우윤근 의원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말을 이용한 것인데 그런 사생활도 없나”라고 했다. 전병헌 의원 측은 “주말을 이용한 모임이어서 상임위 활동 등 의정활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 민주당 의원 9명 일행은 방콕 외곽 ‘테티스(THETIS)’ 콘도에 묵었다. 이 콘도는 일행 중 한 명인 박기춘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의원)의 동생 박 모(49)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숙소를 이 콘도로 한 것도 박 의원의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신동아’가 현지에서 확인한 결과, ‘테티스’ 콘도는 파인허스트 27홀 규모 골프장에 바로 붙어 있고 ‘파인허스트 롯지’라는 골프장 부속 호텔과는 도보 1분 거리다. 3층 규모로 1층에는 식당과 로비가 있고 2, 3층에 있는 객실은 총 21개다. 그 중 하나는 박 사장이 쓰고 다른 하나는 창고로 쓰고 있다고 한다. 종업원에 따르면 2인 1실 기준으로 하루 숙박 및 식사비는 7만5000원~10만원 정도다.
민주당 외유 콘도 ‘미스터리’
김종권(69) 남양주병원 원장은 최근 민주당 의원 9명의 외유(外遊) 무대인 태국 테티스 콘도와 관련해 ‘신동아’와 인터뷰했다. 남양주병원은 오는 2월 경기도 남양주시내에서 500병상 규모로 개원할 예정으로, 김 원장은 남양주에서 오랫동안 살아와 이 지역 국회의원인 박기춘 민주당 의원과 그의 동생 박 모 사장에 관한 사정을 잘 안다고 했다.
김 원장은 “노무현 정권 시절 조성된 태국 테티스 콘도에 ‘비자금’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의혹의 근거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태국에서 콘도를 건축해 운영하는 박기춘 의원 동생 박 모 사장은 ‘기소중지’ 등으로 자금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거액의 해외 콘도 건축비 출처에 의혹이 있다는 점, ▲박 의원 동생인 박 사장이 콘도를 조성할 당시 ‘민주당 실세가 남양주에서 1000억원대 이권에 개입하고 박 사장이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점, ▲‘박 사장이 2억원을 받아갔다’는 증언이 있는 점, ▲그 무렵 실제로 노무현 정권에서 관련 법률을 추진한 점, ▲노무현 정권 때 태국에 파견되어 있던 경찰 간부가 현지에서 박 사장의 콘도와 관련된 의원 외유 건축 민원을 해결해 주고 귀국해 영전하는 등 정권 차원의 비호 의혹이 있는 점이다.”
이어지는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