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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미래전략연구원 연중 공동기획 미래전략 토론 ⑥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는 길

‘승리’에서 ‘행복’으로 패러다임을 바꿔라!

  • 정리·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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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스포츠 이벤트 유치 전략은

이용식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섰습니다. 평창 외에도 다수의 지방자치단체가 ‘메가 이벤트’를 유치하려고 합니다. 각 지자체가 경쟁하듯 유치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홍석표 각 지자체가 앞 다퉈 스포츠행사를 유치하려는 것은 경제·사회적 효과가 크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지방 도시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데 스포츠행사 유치가 과연 지자체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요. 널리 알려진 얘기지만 요즘 스포츠 이벤트는 적자인 경우가 많아요. 당장의 손익만 따지면 이익이 날 수도 있지만 경기장 건설비용과 대회 후 시설 운용비용을 고려하면 손실이 납니다. 지자체가 득실을 꼼꼼히 검토해보지도 않고 경쟁적으로 체육행사 유치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구너민혁 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각 지자체가 동시에 각종 대회 유치에 나서면 국력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재수, 삼수를 생각하면 언젠가 시작하긴 해야 하지만….

고은하 대한올림픽위원회(KOC)가 평창에 힘을 실어준 것은 현명했습니다.



홍석표 제 살 깎아먹는 경쟁을 막을 필요가 있었죠. 지자체들은 전국대회 유치에도 몸이 달아 있습니다. KOC가 조정을 못해서 국무총리실까지 나서야 할 정도예요. 과도한 경쟁은 좋지 않습니다.

고은하 월드컵은 도전해볼 필요가 있어요. 축구경기장을 새로 지을 필요가 없거든요.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준비하던 부산은 KOC가 평창의 손을 들어줘 마음이 상했을 겁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종목의 경기장을 새로 지어야 하는 하계올림픽 도전은 득실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계올림픽 대신 각 종목의 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월드컵은 규모는 크지만 단일종목 대회죠. 올림픽에만 올인할 게 아니라 어떤 도시가 어떤 이벤트를 열면 좋을지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포츠 이벤트 유치와 관련해 국가 차원의 종합 플랜을 만드는 게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이용식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연거푸 실패한 뒤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습니다.

고은하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이 어느 정도에 올랐느냐를 점수 매기듯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척도를 무엇으로 삼느냐에 따라 평가 결과가 다르겠죠. 현재 한국 국적의 국제올림픽평의회(IOC) 위원은 2명입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선수위원인 문대성 동아대 교수가 있어요. 그런데 최고위급을 제외하면 국제스포츠기구에서 활동하는 한국인이 별로 없습니다. IOC만 보더라도 실무자 중엔 한국인이 전혀 없어요. IOC의 각 분과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도 굉장히 적고요. 종목별 국제경기연맹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이용식 토론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점을 한두 가지씩 말씀해주십시오.

홍석표 스포츠 선진국의 기준을 딱 부러지게 뭐라고 규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스포츠의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경제·사회·심리적 효과도 크고요.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는 엄청납니다. 그런데도 정책이나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요. 앞서 말했듯 사람들의 인식이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구시대의 패러다임을 하루빨리 버리는 게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권민혁 스포츠 선진국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이 조화롭게 발전했습니다. 엘리트 체육? 중요하죠. 다른 나라들도 엘리트 체육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선수들의 인권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리고 생활 체육은 ‘건강’보다는 ‘행복’을 강조해야 합니다. 어떤 조사에 따르면 운동하는 사람의 행복도는 71점, 그렇지 않은 사람의 행복도는 67점으로 나타났습니다. 행복도 4점은 상당한 차이입니다.

고은하 스포츠를 ‘매력 외교’의 수단으로도 활용해야 합니다. 태권도는 한국의 히트상품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태권도라는 상품을 잘 포장하고 있지 못한 것 같아요. 스포츠를 포장하고 다듬는 노력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용식 스포츠 선진국은 모든 국민이 스포츠를 삶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기는 나라가 아닌가 싶습니다. 패널들께 감사드립니다.

미래전략연구원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전문가·학자 70여 명이 포진해 ▲학제적 연구 ▲실천적 연구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적 연구를 표방하는 네트워크형 민간 싱크탱크다. www.kifs.org

신동아 2009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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