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호

겨울바다 가슴 벅참에 대하여…

  • 사진/글 ·신석교 사진작가 kr.blog.yahoo.com/rainstorm4953

    입력2009-12-08 10: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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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바다 가슴 벅참에 대하여…

    가족 여행,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는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 빨간 등대.

    살을 에는 듯한 찬바람에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붙는 계절입니다. 매서운 추위 탓에 겪을 고생을 뻔히 알면서도 낭만의 유혹에 먼 길 마다 않고 달려가는 곳, 겨울바다입니다.

    먼 길을 달려 도착한 바닷가. 더는 나아갈 수 없는 땅의 끝에 섰습니다. 유난히 푸르게 느껴지는 텅 빈 겨울 해변과 투명한 하늘, 그리고 차가운 공기는 탁한 눈과 가슴을 깨끗하게 씻어줍니다. 푸름으로 가득한 탁 트인 세상을 하얀 포말로 가르며 밀려오는 파도와 힘차게 날갯짓하는 갈매기를 보면서 모처럼의 자유를 느낍니다. 짭조름한 바다냄새에 취하고 은은한 자판기 커피향에 추위를 달래가며 겨울바다의 매력에 젖어듭니다.

    한 해를 보내야 할 이즈음 바닷가에 서면 일년 열두 달 뜨고 지는 태양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속절없이 붉은빛이 스러지는 일몰의 바닷가, 한 해를 끝맺음하는 허무함의 공간이자 아름다웠던 혹은 치열했던 지난 시간을 되새기는 상념과 자성의 공간입니다.

    걸음을 옮겨 포구로 향합니다. 그물을 거두어 회항하는 어선이 경쾌하게 파도를 가릅니다. 먹이를 찾아 어선 위를 맴도는 갈매기의 날갯짓도 분주합니다. 겨울바다에 맞서는 어부도 갈매기의 날갯짓도 어시장 상인의 요란한 수신호도 각자의 치열한 삶을 드러내는 뜨거운 몸짓입니다. 활기와 충만한 에너지가 추위에 움츠러든 어깨를 활짝 펴게 합니다. 꽁꽁 얼었던 해변이 아침 햇살에 서서히 녹을 때쯤이면 분주했던 포구에는 고요함이 깃듭니다. 어구를 손질하는 어부와 이야기 나누고 반갑다 꼬리 치는 강아지와 마주치면서 질박한 삶의 온기와 여유를 느껴봅니다. 높은 곳과 낮은 곳을 출렁이며 생(生)은 계속될 것이라는 어느 시인의 시구가 떠오릅니다. 우렁찬 소리로 힘차게 밀려오는 파도처럼 말입니다.

    겨울바다 가슴 벅참에 대하여…
    1 꼬막잡이에 앞서 군불로 겨울 추위를 달래는 아낙. 전남 보성군 벌교.



    2 눈이 소담스레 내린 전북 부안군 곰소항. 대규모 젓갈단지가 조성돼 있다.

    3 애국가의 배경 화면으로 유명한 추암 촛대바위. 강원 동해시.

    4 조랑말 타기, 연 날리기, 머드체험관 등 다양한 체험거리로 인기 있는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5 겨울바다에 새겨둔 사랑의 고백.

    겨울바다 가슴 벅참에 대하여…
    1 강원 고성군 봉포항에 모여든 새해 해맞이 인파.

    2 파도에 씻기며 합창하는 거제도 몽돌해수욕장 자갈. 이곳은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선정됐다.

    3 경북 포항시 구룡포의 피데기(반건조 오징어) 덕장.

    4 강원 고성군 화진포 백사장에서 겨울바다를 즐기는 사람들.

    5 충남 보령시 천북항은굴구이로 유명하다.

    6 고깃배가 회항하는 경북 영덕군 강구항의 활기찬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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