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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한반도 전쟁소설

2014

10장 인민혁명군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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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은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는 중국과 일본의 요청을 받아들여 한국군의 북진을 막는다. 그러나 반란군과 내통한 중국군을 적으로 간주한 김정일은 한국군에게 북진 길을 내준다.
  • 이동일 대위는 한국군 지휘부의 지시에 따라 생존한 해병 21명을 남쪽으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평양의 주석궁으로 향한다.
  • 김정일은 이동일을 ‘남북한 비공식 특사’라며 곁에 두는데…. <편집자>
2014
2014년 8월1일 금요일, 오전 10시.

개전(開戰) 8일째 되는 날이다. 그러나 남북한 간 전면전 상황은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았고 북한군의 기습 도발에 반응한 한국군 해병 기동단이 북한령 옹진반도에 상륙함으로써 시작된 국지전이다. 따라서 전장(戰場)은 북한 땅에 국한되었다. 김정일과 김경식군(軍)의 대결에서 이탈한 중립군 세력의 등장. 거기에 중국 인민해방군의 개입으로 북한 땅에는 선양군구(軍區) 소속의 3개 집단군이 투입되었으며 김정일군과의 교전이 일어났다. 거기에다 북한 전국에서 봉기한 노농적위대, 교도대, 붉은청년근위대 등의 예비군 세력이 폭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혼란 상태가 되었다. 개전 8일째 되는 현재 북한 전국의 ‘인민혁명군’은 차츰 조직화, 집단화되어가는 중이었으며 중국군 주력은 평양 북방의 순천에 사령부를 설치했다. 평양을 포위한 형국이다.

“중국군만 개입하지 않았으면 북한은 해방이 되는 건데 아쉽구먼.”

평양시 남쪽 중화군의 제31협동농장 창고가 제45인민혁명군의 본부다. 창고 옆쪽 벽에 기대서서 강성일이 말했다.

“그때는 우리가 인민혁명군과 손을 잡고 북한을 해방시킬 텐데 말이요.”



가능성이 있는 말이다. 중국군이 없다면 김경식 세력은 깨진 모래시계의 모래처럼 흩어져버릴 가능성이 크다. 이쪽은 이기준의 12군단과 조영근의 815기계화군단, 거기에다 개전 사흘째 되던 날 전격적으로 우장선 대장의 4군단과 최기백 대장의 820전차군단이 합류했으니 이미 북한의 제2세력이 되어있는 것이다. 우장선은 이기준의 제의를 받자 개성 북방까지 진출했던 820전차군단까지 끌어들여 합류한 것이다. 거기에다 인민혁명군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곳 제45인민혁명군도 이기준, 우장선이 주축이 된 중립군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때 군관 하나가 다가와 강성일에게 말했다.

“평양 시내에서 교전이 일어났습니다. 시내에 잠입한 정보원의 보고입니다.”

강성일의 시선을 받은 군관이 말을 이었다.

“호위총국 소속의 전차여단 내부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사령부 건물이 폭파되고 전차 간 교전으로 전차 몇십 대가 파괴되었으며 20분쯤 지나고 그쳤답니다.”

“내부 반란인 것 같군.”

쓴웃음을 지은 강성일이 머리를 돌려 옆에 선 이동일을 보았다.

“중국군이 바로 머리 위에 있으니 단속이 어려울 거요.”

“사령부에서는 북한군 내부의 이탈이 심해질 것 같다고 했습니다. 특히 김정일 측 군부에서 중국군 쪽으로 돌아서는 부대가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 사흘 전에 평양 좌측 3군단 산하 2개 사단이 중국군과 합류했다. 노골적으로 중국군 부대를 옆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김정일을 배신한 것이다. 지금 2개 사단 옆에는 중국 제40집단군 소속의 119보병사단이 주둔하고 있다. 그때 그들 옆으로 제45인민혁명군 부대장으로 선발된 백동석이 다가왔다. 노농적위대장 출신으로 52세에 인민군 대위로 제대하고 중화군 소재 축사 관리인을 지낸 인물이다.

“무전기 24대를 획득했습니다. 이젠 통신 문제는 해결되었소.”

백동석이 떠들썩한 목소리로 말했다. 검게 그을린 얼굴을 편 백동석이 말을 잇는다.

“연산의 62인민혁명군과도 연락이 됩니다. 연산에서는 함경남도 덕성 부근의 제178인민혁명군까지 통신을 했다고 한단 말입니다.”

나흘 전부터 남한에서는 풍선에 소형 무전기를 넣어 북한 전역을 향해 띄웠는데 엄청난 효력이 발생했다. 첫째 인민혁명군 부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12군단, 4군단 등 중립군 참모부 지시가 무전기를 통해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 전역에 조직된 인민혁명군 부대는 200여 개, 부대원 숫자는 10만명 가까이 되는데 계속 증가하고 있다. 모두 무전기가 대량으로 살포된 덕분이다. 강성일이 머리를 들고 이동일을 보았다.

“전연지대 서쪽이 비어 있는데 왜 남조선군이 머뭇거리고 있는지 모르겠소.”

그렇다. 사흘 전부터 4군단장 우장선은 서해안 4군단 지휘하의 모든 부대에 한국군과의 교전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것은 한국군과의 연합이나 같다. 따라서 남해 근처에 잔류했던 해병부대는 압박에서 자유로워졌으며 해군으로부터 병력과 장비까지 지원받아 교두보를 굳혔다. 이제 한국군은 4군단 지역을 통과해 북상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강성일의 시선을 받은 이동일이 머리를 기울였다.

“그건 지휘부에서 조처하겠지요. 난 해병 중대장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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