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인상적인 곳이 오페라하우스와 음악당 사이에 있는 음악분수다. 어둠이 짙어오면 휘황찬란한 조명이 켜지고 클래식 음악에 맞춰 분수가 춤을 춘다. 2007년 어느 봄날 저녁 음악분수가 켜졌을 때 사람들 사이로 한 쌍의 연인이 공간을 차지하더니 춤을 추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영화 속의 무도회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음악분수는 그들을 위한 오케스트라였다. 전문가 실력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무척 자연스럽게 춤을 췄고, 음악이 끝나자 두 사람은 키스로 마무리를 했다. 사람들의 환호소리가 요란했다.
요즘도 예술의전당에 가면 키스하는 연인들을 유난히 많이 볼 수 있다. 감나무 밑 벤치에서, 조각 작품 앞에서, 카페에 앉아서 봄꽃보다 더 화려하게 사랑을 꽃피운다. 자연이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고, 따스한 바람이 마음을 흔들어놓을 때면 예술의전당으로 갈 일이다. 그곳에 가면 사랑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1 예술의전당 잔디밭에서 어느 모녀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2 예술적인 형태의 가로등.
3 분수대 옆 야외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
4 음악당과 국립국악원 사이 야외 공간에서 젊은이들이 족구를 하고 있다.
5 음악분수 앞 잔디밭에 엎드린 맨발의 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