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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국정원이 대풍그룹<북한 외자유치기관> 대남사업 도와줬다”

‘대풍그룹 부총재’가 털어놓은 대풍그룹 흥망사, 그리고 대남사업

  • 송홍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노무현 국정원이 대풍그룹<북한 외자유치기관> 대남사업 도와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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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노무현 국정원’과 대풍그룹 커넥션
  • ● 뉴욕필 평양 공연 성사기(成事記)
  • ● 박철수<대풍그룹 총재> , 뉴욕필 평양 공연 성사로 북한에서 인정받아
  • ● 대풍그룹이 포스코, 광업자원공사와 논의한 사안은…
“노무현 국정원이 대풍그룹 대남사업 도와줬다”
문화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 초로(初老)의 신사가 최근 4년간 도대체 무슨 일을 겪은 것일까.

“친북주의자로 몰려 겪은 고통이 이만저만한 게 아닙니다. 억울함을 풀고자 그간의 일을 털어놓으렵니다.”

그는 2007년부터 대풍그룹 부총재 직책을 갖고 활동했다. 대풍그룹이 어떤 곳인가.

북한은 지난해 1월20일 대풍그룹을 국가개발은행의 외자유치 창구로 지정했다. 대풍그룹 이사장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총재는 재중동포 박철수가 맡았다.

대풍그룹 부총재가 4년간 일을 함께 한 조선족 박철수는 국가개발은행 부이사장에도 임명됐다. 김정일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39호 실장을 지낸 전일춘이 국가개발은행 이사장.



박철수는 2009년 8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이어진 남북 정상회담 논의 때 한 축에 서 있었다. 2009년 10월 임태희-김양건의 싱가포르 회동을 거간한 것. 한국에선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C 박사, 대북사업가 Y씨가 알선했다.

뉴욕필 평양 공연 성사기

배경환(59) 전 대풍그룹 부총재는 문화계에서 ‘큰일 저지르기’로 소문난 인사다. 그의 이력에서 2000년 추진한 평양음악회를 제외하면 ‘정치’나 ‘북한’이라는 단어를 찾긴 어렵다.

그가 기획·제작해 2003년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서 공연한 ‘아이다’는 한국 공연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돼 있다. 말 60필, 코끼리 10마리, 낙타 6마리, 1000명의 엑스트라가 동원됐다. 2003년 5월29일자 ‘동아일보’는 2회 공연의 제작비가 60억원이라고 보도했다. 이밖에도 서울연극제 민영화 기획주관, 대종상영화제 민영화 기획, 청룡영화상 기획제작, 춘사영화제 기획제작, 예술의전당 야외무대 운영, 듀란듀란 내한공연 기획 등의 일을 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대풍그룹 부총재 직책을 가졌을까.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평양 공연을 추진하면서 박철수와 함께 일했습니다. 대풍그룹은, 본부가 평양에 있었지만, 홍콩에 법인을 등록한 회사였어요. 당시에는 부이사장이던 박철수가 북한에서 가진 위상도 지금처럼 높지 않았고요. 이사장은 중국계 홍콩인 고계인이었습니다.”

배 전 부총재는 뉴욕필 평양 공연(2008년 2월26일)의 기획자다. 박철수는 이 공연이 성사되면서 북한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그는 말했다. 박철수는 중국동포로서 북한 고위직에 오른 최초의 인물.

“뉴욕필 평양 공연은 북한과 미국 사이의 일입니다. 중간에 한국 사람이 끼면 모양이 어색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북한 당국이 대풍그룹 부총재 모자를 씌워준 것입니다. 지금은 외자유치 기관으로 격상됐지만, 당시엔 그런 곳이 아니었어요. 홍콩법인인 터라 오해받지 않고 활동했죠. 주중 한국대사관에도 사정을 밝혔습니다. 대사관에선 북한과 미국 사이의 일이니 도와줄 것도, 막을 까닭도 없다, 알아서 하라고 하더군요.”

뉴욕필 평양 공연을 계기로 대풍그룹에 참여한 그는 최근 4년간 대풍그룹이 수행한 남북·북미·북중 간 이벤트에 발을 깊숙이 담갔다. 대풍그룹과 한국기업을 이어주는 역할도 했다.

그가 증언한 뉴욕필 평양 공연 성사기(成事記)와 대풍그룹 부침사(浮沈史)는 남북관계·북미관계가 얼마나 비틀려 있고, 즉흥적으로 움직이는지를 방증한다. 뉴욕필 평양 공연 막전막후(幕前幕後) 및 대풍그룹과 국정원 간 주고받기, 대풍그룹과 한국기업의 협상은 그간 알려지지 않은 비화(秘話)다.

배 전 부총재와의 인터뷰는 2월22일, 3월17일, 4월1일, 4월8일 네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지난해 2월16일 김정일 생일 파티 때는 박철수가 주탁(메인테이블)에 앉았어요. 우리랑 사진도 같이 찍었거든요. 그런데 올해 김정일 생일 때는 박철수가 초대받지 못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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