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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경제 다시 보기

‘붉은 카타르’ 꿈꾸는 자원대국…고소득 국가 목표 향해 순항 중

  • 김홍진 │순천향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khj506@s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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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5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바트볼드 몽골 총리를 접견하고 있다.

몽골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대변하는 또 하나는 타반 톨고이 석탄 광산이다. 역시 남고비 지역에 있으며 세계 최대의 미개발 코크스 석탄 광산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지만 2011년 말 혹은 2012년 상반기 중 홍콩 증권시장에서 기업공개를 진행할 예정이며, 상장 금액이 최소 15억달러에서 최대 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부존 규모 30억t으로 연간 1500만t의 석탄을 200년 동안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돼 있으나, 최근 부존 규모가 60억t에 달한다는 보도도 있다. 총 GDP 규모가 8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몽골 경제의 규모로 볼 때 이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는 어찌 보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몽골은 이러한 겹경사에 매우 고무돼 있다. 몽골 정부는 이 같은 거대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2011년을 ‘고용지원의 해(Employment Support Year)’로 선포하고 7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도로, 운송,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부문과 광산업 등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2009년 기준 몽골의 경제활동인구가 114만명이고 실업자 13만명, 실업률 11.6%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야심 찬 계획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몽골에는 ‘울란 카타르(Ulaan Qatar)’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이는 ‘붉은 카타르’라는 뜻으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Ulaanbaatar)가 ‘붉은 영웅’의 뜻을 가진 데서 유래했다. 몽골도 머지않아 중동의 카타르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1인당 GDP 국가가 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말일 것이다. 몽골의 공무원이나 전문가 중 일부 성급한 사람들은 1인당 GDP 2만달러는 한국이 먼저 달성했지만, 3만달러는 몽골이 먼저 도달할 것이라고 큰소리치기도 한다. 바야흐로 ‘팍스 몽골리카(Pax Mongolica)’의 시대가 재래할 것으로 믿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

네덜란드病(Dutch Disease)

그러나 몽골 경제가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다. 2008년 식료품 파동으로 식료품 가격이 한때 50% 넘게 올라 그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27%에 달했다. 2009년 잠시 안정됐던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말부터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 2011년 20%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몽골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몽골 인플레이션의 원인은 통화관리의 방만함과 재정지출의 과다, 수입물가의 상승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선 자원개발과 관련된 외국인 직접투자의 증가로 통화량 증가 요인이 상존하며, 경제 호황에 따른 국민의 부동산 관련 대출 증가도 통화량 증가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몽골은 에너지를 러시아에서 전량 수입하기 때문에, 최근 석유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수입 인플레이션도 큰 부담이다. 그러나 외국인 직접투자 증가로 인한 통화량 증가는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고, 수입물가 상승 부분은 몽골의 처지에선 대응하기 어려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재정지출 과다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몽골 정부는 2010년 공무원 월급을 30%가량 전격 인상했고, 광물자원 개발로 인한 세수(稅收) 증대를 예상하고 미리 선심성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계자도 인플레이션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재정 건전성 회복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이른바 정치적 포퓰리즘(populism)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행인 것은 2010년 재정책임법(Fiscal Responsibility Law)이 의회에서 통과되면서, 재정 적자를 줄이고 정부 차입을 제한하는 등 일련의 재정 건전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몽골 경제를 둘러싼 가장 큰 이슈는 광물자원의 개발 방법과 관리에 관한 것이다. 자원이 많은 것은 분명 경제적 축복이지만, 문제는 그것이 잘 관리돼야만 지속적 번영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국제 사례를 보면 자원이 많은 나라가 번영을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경제가 침체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경우 자원은 축복이 아니라 오히려 저주가 된다.

자원이 많은 나라는 자원 수출로 일단 경제적 호황을 누릴 수 있지만, 물가가 오르고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이 진행되면 오히려 국내 제조업이 쇠퇴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결국 경제가 침체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경제학에서는 네덜란드병(病)(Dutch Disease)이라고 부른다. 1959년 네덜란드는 북해에서 유전을 발견해 호황을 누리게 됐지만, 결국 통화가치 상승 및 인플레이션으로 국내 제조업 기반이 무너져 1960~70년대 극심한 침체를 겪었다.

남미의 브라질, 칠레 등도 자원 수출은 늘어나지만 제조업 수출은 감소하는 것이 이러한 현상의 하나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자원 수출 비중이 높은 몽골과 러시아,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에 대해서도 비슷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현재 이런 징후가 분명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최근의 인플레이션과 임금상승, 노동생산성, 환율의 평가절상 등을 비교하는 가운데 이러한 우려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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