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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바이오산업 대전(大戰)

2조1000억원 투자 선언한 삼성 생명과학 자회사 만든 SK

  • 이남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대기업 바이오산업 대전(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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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바이오산업 대전(大戰)

2월25일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동 본사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바이오제약 시설을 건립하겠다는 입주협약을 체결했다.

삼성 측은 ‘셀트리온을 따라 했다’는 세간의 평을 반박했다. “셀트리온이 무(無)에서 출발해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제약 업체로 성장하고 있는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셀트리온을 벤치마킹해 사업전략을 수립한 바 없다”는 게 삼성 관계자의 설명이다.

“바이오제약 사업에서 반드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소’를 검토해 삼성의 고유 전략을 수립했다. 벤처로 출발해 세계적 바이오제약 회사로 성장한 제네텍(Genetech), 암젠(Amgen), 바이오젠 아이덱(Biogen Idec) 등을 폭넓게 롤 모델로 삼고 있다.”

“경쟁자 아니라 파이 키울 것”

삼성의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는 기대와 염려가 공존한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내수 시장에 머물러 있던 국내 제약업계에 세계를 주름잡는 기업이 들어온 것은 반길 만하다”고 말했다. 삼성의 브랜드 파워와 막강한 자본 유입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삼성의 행보가 다른 업체에 타격을 입히진 않을까. “삼성이 기존 업체의 경쟁자가 아니라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존재가 될 것”이란 예측이 더 많다. 염동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삼성의 바이오시밀러 발매 타깃 연도가 2016년인 것은 (의약품) 특허가 끝난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다는 얘기다. 이머징 국가를 타깃으로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시작해 선진국으로 진출하려는 셀트리온과는 중단기적으로 지역이 겹치지 않는다.”

한편 삼성의 ‘전문가 모셔가기’ 때문에 국내 제약사에서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직원을 영입하면서 1.5~ 2배 높은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제약사에서는 직원의 이탈을 막는 게 주요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는 업계의 인력 풀(pool)이 한정된 탓이다. 삼성 관계자는 인력 빼가기 논란에 대해 “향후 해외 제약회사 근무 경력이 있는 글로벌 인력과 국내외 바이오 관련 학부 및 대학원 졸업자들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바이오산업은 지금껏 삼성이 해온 분야와 동떨어져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의약품의 핵심은 생산인데, 삼성 합작사를 보면 생산 역량이 없는 외국 임상대행업체가 들어와 있다. ‘생산 인프라’ 지식이 부족해 삼성도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경 연구원은 “삼성이 하니까 언제라도 쉽게 1등을 할 거라는 과도한 기대는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5월 생산 공장 건립에 들어가지만 셀트리온, 한화케미칼, LG생명과학 등은 이미 생산 공장을 건립했거나 완성 단계에 이른 상황이다.

그래도 삼성이 유리한 부분은 바이오 분야와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여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은 삼성의료원과 성균관대 의대를 통해 이미 의료 분야에 진출했다. 삼성종합기술원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으로부터 국내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대규모 플랜트 건설과 운영에 대한 노하우도 갖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비록 업종은 다르지만 바이오제약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내부 역량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헬스케어 분야다. 삼성은 지난해 2월 지식경제부(이하 지경부)가 육성하는 ‘스마트케어 프로젝트’에 SK텔레콤(이하 SKT)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가하며 U-헬스케어(Ubi-quitous-Healthcare) 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U-헬스케어란 각종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원격 의료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국내 최대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하며 헬스케어 사업의 기틀을 다졌다. 삼성의 강점인 IT와 의료 서비스가 생명기술(BT)과 만나 어떤 효과를 내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인재 영입 둘러싼 법적 공방

삼성의 도전장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울 곳은 LG그룹이다. 국내 그룹사 중 바이오·제약 산업에 가장 꾸준히 투자해왔기 때문이다. LG생명과학은 국내 제약사 중 최초로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은 신약 ‘팩티브’를 개발했다. 팩티브는 바이오 의약품이 아닌 합성 신약이지만, ‘국내 제1호 글로벌 신약’이란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LG생명과학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럽 의약국(EMEA)의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은 성장촉진 호르몬제 ‘유트로핀’도 개발했다. LG생명과학의 바이오 의약품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50%를 넘는다. ‘국내 바이오 의약품과 신약 연구개발(R·D)의 메카’라는 자부심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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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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