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Interview

맥킨지 최초 한국인 여성 파트너 김용아

“‘유리 천장’ 뚫는 롤 모델 많이 나와야 경제적 이득”

  • 이남희│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맥킨지 최초 한국인 여성 파트너 김용아

2/5
남편의 외조

▼ 컨설팅 업무는 야근이 많은 ‘하드 워크(hard work)’로 유명합니다. 파트너로서, 엄마·아내로서의 임무를 병행하는 데 내적 갈등은 없었나요?

“아들과 보내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저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에게 엄마가 하는 일을 이해시키고,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떤 친구와 사귀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폭넓게 물어봐요. 월·화·수 계속 저녁 약속이 있다면, 주중 하루 정도는 아들과 저녁을 함께 먹고 집에서 남은 일을 하죠. 일주일, 한 달 계획을 미리 수립해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게 맥킨지의 장점이에요. 아이에게 중요한 날은 되도록 같이 있어주려고 노력해요. 주말에 출근할 땐 아들을 사무실에 데리고 나와요. 엄마가 이런 일을 한다고 보여주면 자긍심을 갖게 돼요.”

▼ 일과 가정 중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닥칠 텐데요.

“맥킨지는 ‘우먼즈 이니셔티브(Wo men’s Initiative)’란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이 어떻게 커리어를 매니징할 것인지 교육해요. 거기서 접한 한 미국 여성 CEO의 얘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백악관의 초대와 딸의 발표회가 겹쳤는데 그는 딸의 발표회에 가는 걸 택했어요. ‘백악관에 초대된 사람은 수백 명이라서 자신이 안 가도 상관없지만, 딸에게는 나밖에 없다’는 게 의사 결정의 이유였어요. 회사는 일이 후순위인 직원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직장이 항상 먼저이거나 가정이 꼭 먼저가 될 순 없죠. 어느 시점이냐에 따라 나의 커리어가, 아이의 진로가, 때론 남편의 일이 우선시될 수 있습니다. 가족과 상의하면서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야겠죠.”



맥킨지 출신인 그의 남편은 대기업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두 사람은 늘 공통 관심사를 나누고, 미래에 대한 계획도 함께 세운다. 그가 안정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는 남편의 외조(外助) 덕이 크다.

“서로 비즈니스 목표가 같아서 말이 잘 통해요. 문제를 보고 해결하려는 성향도 비슷해요. 신혼여행을 갈 때는 지역 후보를 놓고, 선정기준을 정하고, 평가 점수를 매겨 여행지를 결정했습니다. 신혼여행지에서는 5년, 10년, 20년 단위의 인생 계획을 도표로 그렸죠. 서로의 일에 관심을 갖고, 좋은 부분을 부각해 말해주는 것도 장점입니다.”

통역사로 오해한 첫 클라이언트

김씨는 1973년생이다. 은행원인 부친을 따라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절 3년은 미국에서, 중학교 3년은 영국에서 보냈다. 그가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분석하는 ‘컨설턴트 마인드’를 갖게 된 것은 어린 시절 교육의 영향이 크다.

“영국에서 부모님은 제게 ‘여동생과 남동생과 함께 대영박물관에 다녀오라’는 과제를 주셨어요. 그냥 갔다 오는 게 아니라, 박물관에 어떻게 갈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기행문도 쓰게 하셨죠. 지하철 동선을 짜는 것부터 고민했고, 기행문을 쓰기 위해 박물관을 더 열심히 둘러봤어요. ‘어떤 엽서로 글을 장식하면 좋을까’도 생각했죠. 영국 학교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체계적으로 논리를 전개하는 에세이를 많이 써본 것도 도움이 됐어요.”

그가 컨설턴트의 꿈을 품은 것은 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재학 시절이다. 컨설팅 업체에 다니는 대학 서클 선배들과의 대화 후, ‘컨설턴트가 천직’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 CEO가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매번 색다른 프로젝트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그는 4학년이 되자마자 맥킨지 서울사무소에 지원 에세이를 보냈다.

“당시만 해도 상시 지원체제였어요. 남들은 여름이나 가을에 지원서를 내는데, 저는 3월에 보냈죠. 그래서 인터뷰 프로세스가 굉장히 길었어요. 10번 정도 인터뷰를 했죠.”

1996년 꿈에 그리던 맥킨지에 입사했다. 입사 당시만 해도 여성 컨설턴트가 드물던 시절이었다. 그는 첫 프로젝트를 위해 고객사를 방문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프로젝트를 위한 첫 회의. 고객사의 임원도, 프로젝트 팀원도, 컨설턴트도 저를 빼고 모두 남자였어요. 고객사 CEO가 모두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당황하시더라고요. 제게 ‘통역사시죠?’ 하고 묻는 분도 있었어요.”

2/5
이남희│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목록 닫기

맥킨지 최초 한국인 여성 파트너 김용아

댓글 창 닫기

2020/03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