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베오울프’
이 영화를 만든 저메키스 감독은 1980년대 세계적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시리즈를 비롯해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했나’(Who framed Roger Rabbit, 1988),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 ‘폴라 익스프레스’(Polar Express, 2004), ‘크리스마스 캐럴’(A Christmas Carrol, 2009) 등으로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거장이다.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그는 리투아니아 출신 아버지의 성을 가지고 있으나 그 자신은 미국 태생이다. 그는 일부 비평가들로부터는 특수효과에만 관심이 있는 감독으로 비판받기도 하나 대체적으로는 영화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시도를 하는 감독으로 평단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베오울프’는 신과 인간, 괴물과 영웅이 공존하는 혼돈의 시대에 덴마크를 무대로 기트족의 지도자 베오울프가 식인괴물 그렌델과 그렌델의 어머니,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베오울프 자신의 아들이기도 한 불 뿜는 용 등 세 상대와 차례로 벌이는 싸움을 그린 작품이다.
고대 스칸디나비아 서사시 ‘베오울프’
507년 덴마크의 흐로드가르(Hrothgar, 앤터니 홉킨스 분) 왕은 전투에서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대연회장 헤롯에서 신하들과 함께 질펀한 주연을 벌인다. 그런데 인근에 살면서 소음을 매우 싫어하는 괴물 그렌델(크리스핀 글로버 분)이 연회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견디다 못해 이곳을 습격한다. 그렌델은 연회장 안의 많은 사람을 무참히 학살하나 흐로드가르 왕만은 해치지 않는다. 사실 그렌델은 그의 괴물 어머니와 흐로드가르 왕 사이에서 불륜으로 생긴 반인반수의 사생아였다.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젊은 왕비 웰소우(로빈 라이트 분)는 평소 왕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어쨌든 흐로드가르 왕은 그렌델에 의한 더 이상의 살육을 방지하기 위해 총신 운페르드(존 말코비치 분)에게 대연회장을 폐쇄할 것을 명령한다. 그리고 앞으로 그렌델을 처치하는 영웅에게는 왕국이 가지고 있는 황금의 절반을 포상금으로 줄 것이라고 인근 모든 지역에 알리라고 말한다. 그 후 수많은 영웅호걸이 황금을 노리고 그렌델과 싸우러 왔으나 모두 속절없이 목숨을 잃고 만다.
마침내 기트족(현재의 스웨덴 지역에 살던 민족)의 젊은 영웅 베오울프(레이 윈스턴 분)가 그렌델과 맞서기 위해 부하들과 함께 덴마크에 도착한다. 베오울프는 그의 능력에 대한 운페르드의 의심을 일축하고 그렌델을 반드시 없앨 것을 흐로드가르 왕에게 약속한다. 그는 우선 폐쇄했던 대연회장을 다시 열도록 하고 그곳에서 부하들의 노래로 그렌델을 유인한다. 또다시 들려오는 소음에 발끈한 그렌델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연회장을 습격하기 위해 나타나지만, 베오울프의 용맹한 대적에 그만 팔 하나를 잃는 치명상을 입고 도망가는 신세가 된다. 그렌델은 간신히 그가 사는 동굴에 도착하나 심한 상처 때문에 결국 죽고 만다. 그렌델 어머니는 그렇게 죽어가는 아들을 지켜보면서 비통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