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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재정지원 중단 검토하는 미국 이스라엘과는 유적지 분쟁 가능성

팔레스타인 유네스코 가입 이후

  • 김영미│분쟁지역 전문 저널리스트

유네스코 재정지원 중단 검토하는 미국 이스라엘과는 유적지 분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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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판을 들여다보면 공화당과 민주당 할 것 없이 유대인이 대거 포진해있다. 미국의 주류 사회도 유대인이 주름잡고 있다. 이들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그 어떤 불리한 상황이 오면 미국 정부를 압박해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미국과 이스라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호맹방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팔레스타인이 독립국가가 된다는 것은 이스라엘에 엄청나게 불리한 미래를 예고한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세계 평화를 위해 테러리즘을 응징하는 안보 전략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팔레스타인을 마음대로 공격했다. 하지만 이제 전 세계의 지지를 얻어 팔레스타인이 정식 국가가 된다면 이스라엘의 이런 정치적인 입장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러니 이스라엘과 미국은 결사적으로 팔레스타인의 국제사회 등장을 막는 것이다.

이 두 나라의 의지대로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은 쉽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이 정회원국 지위를 얻기 위해서는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이 지지하고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가 없어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8개국의 지지를 얻었으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위원회는 지난 11월 초 팔레스타인에 유엔 정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라고 안보리에 추천하는 안건을 놓고 안보리 15개 이사국이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고 결정했다. 팔레스타인의 꿈은 좌절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팔레스타인은 만약 유엔 정회원국 승인 요청이 좌절되더라도 패배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필자에게 익명을 요구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리는 “유엔 정회원국 가입 좌절은 예상했던 일이다. 그보다 우리는 앞으로의 대안을 추진하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국제기구를 통해 팔레스타인이라는 나라를 알릴 수 있고 외교적 도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유엔 정회원국 가입 시도의 성과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재정지원 중단 발표

이번 유네스코 가입으로 팔레스타인은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팔레스타인이 외교적 능력을 인정받은 계기가 됐으며 과거의 무장 테러리스트 국가라는 오명을 버리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합법적인 길을 선택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 후 많은 나라가 지지와 박수를 보냈다. 아이슬란드 의회는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는 투표를 진행해 총 63표 가운데 찬성 38표로 가결했다. 브라질 외교부도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가입이 확정되자마자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정회원 가입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팔레스타인의 유네스코 정회원 가입안에 대해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을 지지해온 브라질은 찬성표를 던졌다. 팔레스타인이 유엔 정회원국 승인을 신청했을 때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팔레스타인과 아랍국가 인민이 민주적이고 합법적인 권리를 회복하는 것에 대해 중국은 일관되게 지지해왔다. 독립국가를 세우는 것은 팔레스타인 인민의 필수적인 권리”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 시도는 여러 나라의 지지를 이끄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비록 유엔 정회원국 가입은 좌절되었지만, 팔레스타인은 위와 같은 국제사회의 지지로 힘을 받았다. 이미 유네스코 정회원국 가입에 성공한 팔레스타인은 다른 유엔 산하 국제기구 가입도 추진 중이다. 이브라힘 크라이쉬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 주재 팔레스타인 특사는 “팔레스타인 외교관들이 전날 유네스코 정회원국 가입을 이뤄낸 성과를 발판으로 다른 16개 유엔 산하 기구에 진출하기 위한 신청 절차를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크라이쉬 특사는 유네스코 총회의 투표 결과는 더 광범위한 유엔 기구 회원국 자격을 얻는 데 하나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국제기구와 유엔기구에 합류하는 것”이라며 “유엔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기구 가운데 하나인 유네스코에 정회원국으로 가입함으로써 하나의 선례를 만든 만큼 다른 유엔 기구들에 합류하는 데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의 이런 계획은 지금까지 이스라엘 편에 서서 옹호하던 미국 정부를 당황스럽게 했다. 당장 미국이 유네스코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보복으로 단행하려던 지원금 거부가 문제가 된다. 팔레스타인이 유네스코 외에도 나머지 16개 유엔 산하기구의 정회원국이 된다면 미국의 유엔 기구 재정지원 중단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유엔 기구의 관계가 단절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공조를 강조하는 오바마 행정부에 유엔과 유엔기구에서의 영향력은 미국이 그동안 세계 안보를 다루는 데 중대한 무기였다. 미국이 만약 이들 기구에 대해 재정지원을 끊는다면 결국 해당 기구에서 영향력을 상실하게 된다. 미국이 지원금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던 유네스코만 보더라도 회원국이 2년간 분담금을 체납할 경우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유네스코와 연계된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팔레스타인의 회원국 가입을 허용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이 기구는 구글이나 애플 등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방파제 다. 만약 미국 정부가 지원금 중단 카드를 들고 나오면 이들 기업이 앞으로 다른 나라에서 지적재산권을 보호받을 길이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핵 비확산 문제를 다루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팔레스타인이 가입하고 미국이 IAEA에 대한 재정지원을 중단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북한과 이란에 대한 핵 확산 문제에 누구보다 예민한 입장인 미국이 이 기구에 대한 지원금을 중단한다면 세계 여론은 미국을 비난하는 쪽으로 흐를 것이며 미국 안보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이들 기구들은 미국의 국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 정부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도 “유엔 기구들에 대한 자금지원 중단이 이들 기구 내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시인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옵션들이 가능한지를 놓고 의회와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입장이 여간 난감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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