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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변호사의 알아두면 돈이 되는 법률지식 26

“공직윤리지원관실의 공무원 불륜 미행은 불법”

“공직윤리지원관실의 공무원 불륜 미행은 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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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11월 국군보안사령부 소속 윤석양 이병은 보안사령부가 민간인을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대해서도 법원은 “국가가 국민에 대한 사적 정보를 수집·관리하는 경우에도 법령의 근거가 있어야 하고, 수집기관에 대한 적절한 통제 내지 감독이 있어야 하며, 개인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서울고법 1996. 8. 20. 선고 95나44148 판결).

감찰은 공무원 직무의 정당성,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만 가능하다. 특정 인물을 낙마시키기 위한 감찰 같은 것은 절대로 허용될 수 없다.

또 조사 방법도 법에 정한 범위 내에서 한정된다. 감사 대상자에 대한 출석·답변 요구나 관련 자료 제출 요구와 같이 상대방의 동의를 전제로 한 조사만 가능하다. 감사 대상자의 동의 없이 강제로 조사하는 것은 강제 수사가 되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권한범위에 해당한다. 이는 감사기관의 권한을 넘는 것이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조사보고서 중 “대상자는 계속 소주를 마시며 뭔가를 애원하듯이 이야기했지만, 내연녀는 다소 무덤덤한 표정으로 듣고만 있었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라는 내용도 있다. 이러한 내용은 조사자가 조사대상자를 근접미행하지 않고서는 작성할 수 없는 내용이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는 일반 공무원에 대한 감찰 권한이 없을 뿐 아니라 감찰방법도 당사자의 동의에 기반을 둔 방법만 가능하기 때문에 미행 조사는 명백한 불법행위다.

감찰할 법적 근거 없어



또한 조사내용은 직무에 관련된 사항에 한정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직무와 무관하게 조사대상자의 사생활, 사상 등 개인에 대한 사적 정보를 무제한적으로 뒤질 수 없다.

마지막으로 법적 절차에 의해 조사해야 한다. 적법한 지시에 의해 개시해야 하고 조사 이후에도 보고라인에 보고해야 한다. 그리고 조사결과를 감사 목적 외 용도로 이용해선 안 된다. 이를 위한 보안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용도에 따라 사용된 자료는 폐기해야 한다.

이번 파문을 계기로 감찰기관의 감찰자료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민간인에 대한 사찰보고서는 대부분 불법일 가능성이 높다. 공무원 감찰자료라고 하더라도, 노무현 정부에서 작성되었든 이명박 정부에서 작성되었든 법에서 정한 감찰요건을 갖추고 작성된 것인지를 점검해봐야 한다.

행정부 수반이 공무원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감찰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아직까지 널리 퍼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법원이 아무리 감찰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하더라도 정권을 잡은 사람들은 불법 감찰 유혹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국민의 힘으로 저지할 수밖에 없다.

국가의 근본이념 부정한 사건

우리 국민은 국가의 근본이념이 담겨있는 헌법 조문을 잘 알지 못한다.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헌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인간의 존엄성 구현과 관련해 구절구절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헌법 정신의 핵심은 애국가도 아니고 국기에 대한 맹세도 아니다. 그러나 학교는 애국가와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우게 하면서도 전문과 130개 조항으로 이루어진 헌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는 큰 문제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공무원 불륜 미행은 불법”
헌법을 아는 국민만이 헌법정신을 훼손한 중대범죄와 그렇지 않은 범죄 사이의 경중을 구별할 수 있다.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국민의 사생활 자유를 불법 침해하는 것은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뇌물을 받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민간인 사찰은 국가의 근본이념을 부정한 사건이다. 한 국회의원 후보의 저질발언 경력으로 덮일 일이 아니다. 총선이 끝났다고 흐지부지될 일도 아니다. 끈질기게 추적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국민의 몫이다.

신동아 201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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