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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24시

인수위-청와대 ‘불통 릴레이’? “우리에게 취재를 許하라!”

청와대 출입기자의 하소연

  • 임진수 │CBS 정치부 기자

인수위-청와대 ‘불통 릴레이’? “우리에게 취재를 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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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원과 철저히 단절된 상황을 이유로 청와대 취재를 마냥 등한시할 수만도 없다. 국민은 새 정부가 출범한 후 권력의 정점에 있는 청와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궁금해하고, 그런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하는 게 청와대 출입기자의 본분이다. 각 언론사는 자사 ‘대표선수’로 청와대에 파견한 기자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기자들도 회사의 그런 기대에 부응할 만한 성과물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기자들은 ‘핵심관계자’ 또는 ‘고위관계자’, 아니면 그냥 ‘관계자’라도 어떻게든 접촉해서 코멘트를 받아내고 이를 기사화해야 한다. 청와대 측이 혼란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청와대 관계자발(發) 기사를 자제해달라”고 했을 때 거의 모든 언론이 ‘언론 길들이기’라며 반발한 것도 이런 속사정 때문이다. “가뜩이나 청와대 인사들이 기자들과 접촉하길 꺼리는데, 익명을 전제로 한 취재까지 막겠다면 도대체 어떻게 취재를 하라는 말이냐”고 울분을 터뜨린 것이다.

원활한 취재가 어려운 탓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쓴 기사 중에는 오보(誤報)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취재 여건은 녹록지 않은데 기사는 써야 하니 정확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한 기사가 생산될 공산이 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청와대가 새로운 사실을 취재할 때는 “모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하지만, 오보가 나면 적극적으로 관련 사실을 확인해준다는 점이다.

뒤늦게 ‘해명’ 한다고 법석

‘상대국의 아그레망(주변국 동의)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4개국 대사 임명 사실이 청와대 블로그에 올라온 해프닝에 박 대통령이 격노했다’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대응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수시로 청와대 지하벙커를 찾는다’ ‘박 대통령이 조만간 재벌 총수들을 불러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그동안 청와대가 ‘오보’라면서 적극 해명한 기사들이다. 물론 청와대의 이런 해명조차 사실인지 아닌지 믿을 수 없다는 게 기자들의 ‘민심’이긴 하지만, 기자들은 “오보를 내면 청와대가 사실 확인을 해주니 제대로 사실 확인이 안 돼도 그냥 지르자(쓰자)”는 우스갯소리를 주고받는다.



정부 정책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는 청와대에는 각 부처의 고급 정보가 모인다. 그러나 이 가운데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정책도 있다. 설익은 정보가 언론을 통해 새나가면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보안을 중요하게 여긴다.

예를 들어 정부의 부동산 대책처럼 서민경제와 직결된 주요 경제정책이 확정 전에 미리 공개될 경우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관련 부처에서 공식 발표하기 전까지는 보안을 유지하는 게 맞다. 특히 대북정책이나 대외전략의 경우 국내 문제일 뿐만 아니라 상대국인 북한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명확한 방침이 정해진 뒤 ‘원 보이스(one voice)’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자들 역시 이 같은 특수한 상황을 잘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요한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엠바고’(어떤 기사의 보도를 일정 시간까지 유보하는 것)를 요청하면 이를 받아들인다. 특정 언론이 엠바고를 파기할 경우에는 언론사 간 협의를 거쳐 출입처 출입정지 같은 중징계 처분을 결정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미 공개된 사실에 대해서까지 청와대가 구체적인 설명을 소홀히 한다는 점. 앞서 ‘장면 #3’이 대표적인 사례다. 개성공단 잠정 폐쇄 같은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대통령의 구체적인 발언이 공개됐지만, 청와대에서는 이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 문제를 담당하는 외교·안보라인과도 통화조차 여의치 않았다. 물론 중요한 사안이 불거진 만큼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느라 각 언론과의 개별 접촉이 불가능하다는 것쯤은 기자들도 충분히 이해한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는 기자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익명으로 브리핑을 하는 ‘백(back) 브리핑’ 제도가 마련돼 있다.

대통령이 대북정책처럼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중요한 사안과 관련해 발언한 경우라면 정확한 보도를 위해 담당 수석이나 비서관이 10~20분이라도 할애해 보충 설명을 해야 한다. 지금 청와대에선 이런 배경 설명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이러니 언론의 이른바 ‘작문’이 시작된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발표한 대북 공약과 발언, 그동안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관계자 코멘트 등을 종합해 대통령 발언의 배경과 의미를 분석한다. 이러다보니 내용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언론 소비자인 국민에게 돌아간다.

청와대는 왜 이렇게 언론을 기피할까.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의 철통보안 의식 때문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대통령의 남다른 보안의식은 그가 주요 대선주자이던 ‘잠룡(潛龍)’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 대통령을 담당한 새누리당 출입기자의 가장 큰 임무는 그의 일정을 취재하는 것이었다. 정치인은 으레 자신의 대외활동을 언론에 알리고 이것이 보도되는 것을 바란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달랐다. 유력한 대선주자이자 MB 정권에서 ‘여당 내 야당’ 노릇을 한 때문인지 박 대통령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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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수 │CBS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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