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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명 死後 요동치는 통일교

文 총재 4남·7남도 실각 수행비서가 실력자 부상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문선명 死後 요동치는 통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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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패배 책임 물어 해임

4남 문국진 전 이사장 측은 7남 문형진 세계회장을 ‘상속자’ ‘대신자’로 지목한 이 선포문을 통일그룹 홈페이지에 올렸다. 4남은 3남이 확보한 재산을 되찾겠다면서 한국과 미국에서 소송을 벌였다. 가장 유명한 게 ‘여의도 땅’을 둘러싼 송사(訟事)다. 통일교 재단은 이 소송 1, 2심에서 패소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신도가 문 전 이사장 퇴진 운동에 나섰다. 김동운 전 통일중공업 대표이사가 대표 격이었다.

“신도들의 신앙이 흔들리고 있다. 젊은 신도들이 새로 생겨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법정 소송으로 교회 헌금이 낭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문제의 본질이 문국진 이사장의 파행적 재단 운영에 있다고 본다. 헌금을 낭비하면서 국내외에서 무모한 소송을 벌이고 있지 않나. 여의도 땅 소송에서 패배하면 피해가 막대하다. 공사 지연에 대한 배상액이 천문학적 액수가 될 수 있다. 신도가 재단이사장을 향해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오죽했으면 들고 일어났겠는가.”(김동운 전 대표)

통일재단은 “문국진 이사장이 여의도 땅 소송 패배 책임으로 해임됐다”고 밝혔다.

통일그룹 회장 겸 통일재단 이사장에는 박노희(72) 유니버설문화재단 부이사장이 선임됐다. 박 신임 회장은 문 총재 부부의 측근인 박보희(83) 한국문화재단 이사장의 동생이다. 미국총회장을 지낸 양창식(59) 씨가 한국회장으로 와 문형진 세계회장이 하던 일을 맡았다. 세계 각국의 통일교로 나가는 공문은 문형진 세계회장이 아닌 양 한국회장의 이름으로 발송된다.



양 회장 취임 이후 교회의 비전, 형식 등이 문형진 세계회장 취임 이전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양 회장은 2010년 초 문 세계회장이 ‘통일교’로 바꿨던 공식 명칭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으로 되돌렸다. 한학자 총재가 “가정연합을 창시한 1997년 정신으로 돌아가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회장은 미국에서 초(超)종교활동을 하면서 종교 간 화합을 이끄는 데 앞장섰다고 한다. 양 회장 취임 이후 통일교는 국가, 사회, 타 종교와의 소통을 강화해 생활종교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선은 3남 현진 씨가 그간 주장해온 것과 유사하다.

문형진 세계회장은 지난해 9월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총회장을 맡았으나, 2월 14일 미국 통일교 이사회의 표결에 의해 미국총회장에서 해임됐다. 세계회장이라는 명목상의 직함만 갖고 있을 뿐 교권 실무와 관련한 권한을 잃은 것. 대신자, 상속자로 지목돼 통일교를 이끌다가 실각(失脚)한 것이다. 그는 2월 24일 미국교회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참어머니(한 총재)께서는 저희들에게 미국교회를 책임지는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지시하셨습니다. 저와 제 아내는 해임 사유에 대한 어떤 설명과 안내도 없이 해임 지시를 받고 조금 놀랐습니다. 이번 사임 요구는 참아버님(문 총재) 성화 이후 세 번째였습니다. 사실 이러한 결정에 상처 입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항상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요컨대 통일교의 2세 후계 구도(종교-문형진, 기업-문국진)가 ‘없던 일’이 돼버렸거나 보류된 것이다. 그렇다고 박 신임 이사장, 양 한국회장이 실세인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은 실무형 인사일 뿐 ‘포스트 문선명’ 시대의 실력자는 아니라는 게 통일교 안팎의 대체적 시각이다.

실세가 된 ‘문고리 권력’

문 총재의 두 아들이 핵심 포스트에서 쫓겨난 현재의 통일교는 “한 총재의 친정(親政) 체제”(안호열 통일그룹 대외협력실장)다. 한 총재 외에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는 김효남 씨가 있다. 통일교에선 문선명 총재의 어머니 김경계 씨를 충모(忠母), 한 총재의 어머니 홍순애 씨를 대모(大母)라고 부른다. 김 씨는 홍씨의 영(靈)이 재림했다는 인물이다. 통일교는 세계와 영계가 통한다고 믿는다. 김 씨는 ‘훈모’라고 불린다. 한 총재가 김 씨를 지극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통일교 인사는 “문 총재님이 성화하신 후 훈모님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 씨는 경기 청평군 통일교 본부에서 통일교의 헌금원 중 하나인 조상해원식(일종의 제사)을 주도한다.

한 총재가 4남 문국진 전 이사장에게 사임을 처음 요구한 것은 문 총재 타계 직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이사장은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버텼다. 지난해 10월 통일재단 공식 페이스북에 영어로 게재된 글에는 당시 사정이 이렇게 적혀 있다.

“국진님(문 전 이사장)이 참어머님(한 총재)에게 이사회 투표를 통해 물러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새로운 지도자들에게 재단을 넘기겠다는 참어머님의 명령에 따르겠다고 했다. 사임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사회가 결정하면 저항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진님은 미국으로 돌아가게끔 일주일 내에 이러한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국진님은 8년 동안의 지원과 협조에 감사하다면서 교회의 산하 조직이 발전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문 전 이사장의 요구로 지난해 10월 23일 이사회가 열렸으나 예상과 달리 문 전 이사장은 해임되지 않았다. 10월 27일 세계일보 회장에 취임하는 등 오히려 활동 반경을 넓혔다. 통일그룹의 경영성과에 대한 홍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문 전 이사장은 이사회 개최 직전 퇴진하지 않기로 결심했고 한 총재도 당장은 밀어붙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자 간의 이 같은 갈등 소식은 신도들에게 전해졌으며 4남에 대한 퇴진 압박은 계속됐다. 문 전 이사장은 올해 2월 통일교의 자금줄인 일본교회와 관련한 권한, 지위를 박탈당했다. ‘문국진 인맥’으로 불리는 이들이 인사조치되기도 했다. 통일교 관계자는 “문국진 전 이사장, 문형진 세계회장과 관련한 안 좋은 얘기가 한 총재의 귀에 들어가지 않았겠느냐”면서 “문 총재의 연명치료 중단 여부와 관련한 의혹이 나돌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7남 문형진 세계회장은 지난해 9월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교회만 책임지게 됐다가 앞서 언급했듯 미국총회장직에서 해임됐다. 문 세계회장이 맡기에 앞서 미국총회장이었던 문 총재의 딸 문인진 씨는 신도와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 해임됐다. 이런저런 이유로 문 총재 자녀들이 핵심 포스트에서 모두 밀려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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