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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政 브레인이 말하는 ‘희망농촌’ ‘파워농촌’

“유통단계 점진 축소 바람직 농협 도소매 경쟁력 키워야”

朴 정부 농축산물 유통공약 총괄 김동환 안양대 교수

  •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유통단계 점진 축소 바람직 농협 도소매 경쟁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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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단계 점진 축소 바람직 농협 도소매 경쟁력 키워야”

박근혜 대통령이 3월 1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 하나로클럽을 방문, 직접 구매한 돼지고기를 계산대에서 계산하고 있다.

최근 연세대 산학협력단이 산업통상부에 제출한 ‘유통산업 구조개선을 통한 물가안정방안 연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농산물 유통비용은 평균 소비자가의 43.4%에 달했다. 소비자가격이 100원이면 농가가 가져가는 돈이 56.6원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전통시장에서 판매되는 축산물 소비자가격에서도 유통비 비중이 매우 높았다. 한우는 평균 20.5%, 육우 17.2%, 돼지 30.2%, 닭고기는 52.8%에 달했다.

대형마트는 신선식품 상품군을 직접 매입하는 경우가 많아 물류비를 제외한 유통비용이 거의 없지만 대신 판매관리비 등이 높았다. 물류비용은 마트 판매가의 10∼20% 수준인 반면 농축산물의 손상이나 시세 변동 등에 따른 손실비용이 10∼20%에 달했고 별도의 판매관리비도 15∼20%에 달했다. 결국 대형마트 판매가에는 농가에서 사들인 가격에 40% 가량의 마진이 붙는다는 얘기다.

▼ 각 유통주체의 역량도 문제입니다.

“산지 유통조직이 영세해 대형 유통업체와의 거래에서 늘 불리하죠. 지역농협과 품목농협은 많지만 읍면 단위로 조직돼 있어 규모가 작고 품목도 다양하지 않습니다. 영농조합법인과 농업회사법인 등 법인경영체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산물 브랜드가 5200개를 넘어가지만 파워브랜드가 거의 없는 형편이고요. 산지 수집상, 도매시장 중도매인 등 유통주체가 영세하다보니 불공정행위가 만연하고 효율적인 거래가 안 되는 겁니다. RPC(미곡종합처리장), APC(청과물 산지유통센터), LPC(축산물종합처리장) 등 선진화한 산지 유통시설이 설치됐지만 가동률과 수익성이 낮아 산지 유통의 핵심시설로서 제 기능을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 도매시장은 어떤가요.



“우리 농산물 유통의 70%를 담당하는 게 농수산물도매시장(공영 및 유사도매시장 포함)인데 운영상 비효율적 요소가 많죠. 정부가 투자한 공영도매시장은 경매 위주로 운영되다보니 공급망 관리가 안 되고, 지게차 등에 의한 하역 기계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아 물류비용이 과다합니다.”

▼ 농축산물의 가격이 너무 출렁거립니다.

“농가의 생산규모가 영세하고 조직화돼 있지 않아 농축산물 수급이 불안정하고, 또 그렇다보니 주기적으로 가격 폭등과 폭락이 반복되죠. 정부가 수급안정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수입이 개방되면서 정책적 한계를 보이는 겁니다.”

대전제는 ‘규모화’

▼ 유통구조를 어떻게 개선해야 합니까.

“영세한 유통상인 위주의 다단계 구조를 규모화한 생산자조직 → 물류센터/도매시장 → 소매상 경로로 단순화해야죠. 산지에선 생산자(농가) 혹은 수집상 위주로 되어 있는 출하체계를 대규모 유통조직으로 전환해 출하비용을 절감하고 브랜드화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수급을 조절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됩니다. 소비지에서는 비효율적인 도매시장 유통을 단순화해야죠. 특히 농협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산지부터 소비지 매장까지 유통단계를 계열화해서 한 번에 유통시키면 유통비용이 크게 절감됩니다. 농협을 통한 계통 유통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 박 대통령은 직거래 활성화를 강조했습니다.

“기존 유통단계를 축소하는 한편 생활협동조합, 로컬푸드, 인터넷쇼핑, 소비자 주도형 직거래 등 다양한 형태의 신유통경로를 확대해야 합니다. 이런 형태의 직거래가 활성화하면 중간 유통단계의 마진도 사라지고 수송비와 같은 유통비용도 확 줄죠. 가격변동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선진국형 유통이 되는 거죠. 일본에서도 도로변 직판장(道の驛) 등 다양한 형태의 생산자단체 직판장이 1만7000개가 넘을 정도로 활성화돼 있습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유통단계 축소나 직거래 활성화가 유통비용 절감이나 농축산물 가격 안정화까지 이어지려면 대전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모화’가 그것이다. 농가의 처지에서 적은 양을 팔면 운송비와 인건비가 많이 들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농민들이 직접 농산물을 싣고 도시에서 판매하는 형태의 직거래는 유통단계는 축소되지만 오히려 숨어 있는 비용이 많아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죠. 농민이 직접 소비자에게 팔면 상인에게 팔 때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만 물류비, 자가 노력비 등 간접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손해인 경우가 많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 직거래 확대를 국정과제로 삼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실패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직거래도 많은 농가가 모여 함께 해야 합니다. 로컬푸드 형태가 좋죠. 가까운 곳에 공급하면 물류비도 적게 드니까요.”

▼ 유통단계를 축소하면 중간유통 상인들이 반발하지 않을까요.

“산지 수집상과 도매시장 상인들 사이에서 분명히 불만이 표출될 겁니다. 하지만 유통단계 축소는 유통경로 간 경쟁의 결과로 이뤄지는 것이라 저항이 크진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강제로 해선 안 되고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만 조성해주면 됩니다. 산지 수집상이나 도매시장 상인들도 스스로 개혁하고 조직화하지 않으면 먹고살 수가 없으므로 바꿔나갈 수밖에 없죠.”

▼ 전통시장과 슈퍼마켓을 보호한다는 게 박근혜 정부의 또 다른 정책기조이기도 합니다. 서로 충돌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농축산물 유통 효율화는 중소유통 보호와 서로 모순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죠. 정책 수립에 애로가 큰 게 사실입니다. 효율성 측면에서만 보면 영세 상인보다 대형 유통업체를 파트너로 해서 정책을 수행하는 게 더 효과적이지만, 이는 경제력 집중 문제를 야기하고 중소 유통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에 어려운 과제입니다. 정부는 중소 유통과 영세상인의 조직화에도 정책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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