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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증’을 뭐 하러 써?

홍종학 뺨치는 절세장인 백태

  • 김건희 객원기자|kkh4792@donga.com

‘차용증’을 뭐 하러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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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으로 매달 꼬박꼬박 富 이전

홍종학 후보자의 장모가 홍 후보자의 아내와 딸에게 증여한 서울 중구 충무로의 4층 상가 건물. [채널A 캡쳐]

홍종학 후보자의 장모가 홍 후보자의 아내와 딸에게 증여한 서울 중구 충무로의 4층 상가 건물. [채널A 캡쳐]

세금 전문가들이 미성년자에게 증여할 때 조언하는 증여세 대납 처리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증여자(홍 후보의 경우 그의 장모)가 부담하거나 부모가 대신 부담하는 것이다. 

이 두 방안을 홍 후보자 가족에 적용해보면, 그의 장모가 손녀딸의 증여세를 대납할 경우 증여세는 3억9100만 원, 홍 후보자 부부가 대납할 경우에는 2억6500만 원이다. 홍 후보자 딸이 직접 내면 증여세가 2억2600만 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그런데 홍 후보자의 아내는 딸에게서 받은 이자에 대해 매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현재 세법이 정한 적정이자율은 4.6%로 홍 후보자 아내는 딸에게 매년 1012만 원(2억2000만 원×0.046)의 이자를 받아 이자소득세로 280만 원(1012만 원×0.275=278만3000원, 현재 이자소득세율 27.5% 적용) 가까이를 내야 한다. 딸이 경제력을 갖춘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차입금을 변제할 수 없으므로 해마다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증여세를 절세한 것(265,000,000원-226,000,000원=39,000,000원)보다 더 많은 금액을 이자소득세로 내야 할 수도 있다. 홍 후보자 자녀가 25세부터 경제활동을 한다면 260만 원이 이득이지만(39,000,000-2,800,000×13=2,600,000원), 30세부터 경제활동을 한다면 오히려 1140만 원의 세금을 더 내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39,000,000-2,800,000×18=-11,400,000원). 

따라서 세금 전문가들은 절세 효과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성년 자녀가 직접 증여세를 납부하도록 하지 말고, 부모가 증여세를 대납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김 회장은 “딸이 엄마 통장에 이자를 입금하고, 엄마가 이를 되찾아 딸에게 현금으로 되돌려준다면 국세청으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다. 이에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통해 ‘차용증 형식’을 부인하고 실질적으로 부모가 자녀의 증여세를 대납한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추징할 소지가 있다. 또 홍 후보자 딸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애초에 이 차용증 계약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 아무래도 홍 후보자 가족의 세무 대리인이 세무 컨설팅을 잘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재산 상속 및 증여를 앞둔 사람들의 고민은 한둘이 아니다. 부모가 아들에게 땅과 부동산을 모두 증여했는데, 딸인 자신이 법정 상속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유류분(遺留分)에 대한 반환청구를 할 수 있느냐는 소송 관련 문의가 법률회사에 줄을 잇는다. 반대로 부모가 자신에게만 재산을 증여하겠다고 하는데, 다른 형제들이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할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상속(혹은 증여)받은 재산을 지킬 수 있는지 방법을 묻는 법률 상담도 많다. 

물려줄 재산이 있는 부모 세대도 고민이 깊다. 김영재(가명·69) 씨는 혈혈단신 상경해 자수성가한 50억 원대 자산가다.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으로 아파트 두 채, 오피스텔 두 채와 약간의 금융자산과 회원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가까운 친구가 세상을 떠난 후 유가족들이 상속재산 분할과 상속세 납부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상속과 증여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나이 일흔이 넘으면 달(月)마다 늙는다고 합니다. 마음이 조급해지는 거지. 예전엔 자식들에게 천대받을까봐, 죽을 때까지 재산을 애들한테 못 준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요즘엔 자식들이 재산을 지키지 못할까봐 못 주겠더라고. 상속재산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부모 역할이라고 합디다. 그래서 요즘 자녀들 명의 통장을 내가 관리하면서 돈을 조금씩 넣어주고 있어요. 때가 되면 통장 건네주려고.” 

이성환(가명·74) 씨는 김씨보다 더 적극적으로 금융자산을 자녀들에게 이전하고 있다. 그는 서울 강남의 본인 소유 상업빌딩에서 나오는 임대료를 결혼해 분가한 두 아들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500만 원씩 쥐여주고 있다. 돈은 계좌이체하지 않고 매달 한 차례씩 아들들을 불러 5만 원짜리 현금다발로 건넨다. ‘눈에 보이는’ 증여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두 아들은 월급 대부분을 저축하고 아버지가 준 현금으로 생활한다. 


미성년 자녀가 부모에게 돈을 빌려 증여세를 낼 경우 국세청이 사실상 부모님의 대납으로 판단할 위험이 있다고 세무 전문가들은 말한다. [뉴시스]

미성년 자녀가 부모에게 돈을 빌려 증여세를 낼 경우 국세청이 사실상 부모님의 대납으로 판단할 위험이 있다고 세무 전문가들은 말한다. [뉴시스]

상속세 재원 마련이 곧 절세

국내에서 매년 상속·증여되는 자산 규모는 60조 원가량.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피상속인(5452명)의 75%(4105명)가 70세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피상속인 10명 중 7명이 1930,40년대생인 것이다. 

나이 든 부모는 자녀가 직업이 변변치 않거나 경제적 능력이 모자라면 상속이 나을지 증여가 나을지 고민이 깊어진다. 사후(死後) 상속하는 것으로 하려니 자녀가 막대한 상속세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고, 생전에 증여하려고 해도 자녀들이 내야 할 증여세가 만만치 않아 이 또한 부담이다. 

현재 상속세는 과세표준에 따라 30억 원 초과 시 최고세율 50%를 적용한다. 상속인에게 현금이 부족하면 거액의 세금을 납부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상속세 납부를 위해 상속재산 중 일부를 급히 처분하거나 물납(物納) 혹은 연부연납하면, 오히려 상속세는 더 커지게 된다. 

이에 김형석 더프라임세무회계사무소 대표세무사는 “상속세 재원을 미리 준비해놓는 것이 절세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상속인이 될 자녀나 손주의 상속세 납부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면, 미리 상속세에 상당하는 금융자산을 형성해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세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상속세 재원 마련 방법의 첫 단계는 피상속인의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이다. 대체로 부동산 자산 비율이 높아 상속세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미리 부동산 자산 비중을 낮추고 내야 할 상속세만큼 금융자산 비중을 늘려놓으라는 것이다. 사전 증여로 미리 피상속인에게 집중된 재산을 배우자나 자녀에게 이전해 소득을 분산하는 것도 괜찮은 방안이다. 

사업가 최두명(가명·62) 씨는 생명보험 가입을 통해 대학생 자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끝냈다. 최씨가 구사한 전략은 생명보험 계약자와 피보험자를 서로 바꿔 가입하는 것. 자신을 피보험자(수익자는 최씨의 자녀)로 하는 종신보험은 자녀가, 자녀를 피보험자(수익자는 최씨)로 하는 종신보험은 최씨가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했다. 수익자가 계약자와 동일해도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르면 사망보험금이 상속재산에 포함되지 않는 제도의 ‘간극’을 적극 활용한 것이다. 

현행 세법은 사망보험금 중 자녀가 납부하지 않은 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만큼은 상속재산에 포함시킨다. 그러나 최씨는 이 문제 또한 해결했다.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 중 임대료가 나오는 건물을 자녀에게 증여한 것이다. 자녀는 임대료를 받아 그 일부로 보험료를 납입한다. 

허민 재무설계사는 최씨에 대해 “1석3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상속인의 소득이 높은 만큼 소득을 발생시키는 자산(임대료 나오는 건물)을 이전하면서 소득세를 절세하는 동시에 추후 발생할 상속세까지 절세했고, 보험료 납부 재원 또한 확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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