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호

총력특집 | 지방선거 대예측 |

김부겸 출마 시 자유한국 최악 참패?

‘격전지로 바뀐 텃밭’ 대구

  • 송국건|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입력2017-12-03 09: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부자 몸조심’ 金 불출마 시 여권 타격

    • 대구, ‘TK’에서 이탈?

    권영진 대구시장(왼쪽)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동아DB,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권영진 대구시장(왼쪽)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동아DB,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대구시민들은 내년 6월 대구시장선거를 과거와는 다른 환경에서 폭넓은 선택지를 앞에 놓고 치를 전망이다. ‘대구의 여당’이나 다름없는 자유한국당 후보를 뽑는 데 당원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다. 본선에선, 한국당 경선 승리가 곧 당선인 과거와는 달리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추격과 다른 야당 후보의 집중견제를 받는 상황도 예상된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한국당 후보 선출이다. 광역단체장 후보를 정하는 데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홍준표 당 대표는 상향식 공천(경선)의 폐단을 지적하면서 ‘전략공천(우선추천)’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천 방식은 지역별 사정에 따라 투 트랙으로 가겠다는 방침을 굳힌 듯하다.

    “의원직 사표 내는 건 욕먹을 짓”

    경북과는 정치 지형이 다른 까닭에 대구도 민주당의 공략 대상에 들어간 상태다.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면서 행정안전부를 이끌고 있는 김부겸 장관은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40.33%를 득표해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55.95%)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의 김부겸 의원을 행안부 장관으로, 부산의 김영춘 의원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보내자 당장 ‘2018 지방선거 영남 필승 포석’이란 관측이 나왔다. 경력관리를 통해 두 사람의 몸집을 불린 뒤 적지에 투입해 승산을 높이려는 전략이란 해석이다. 

    김 장관이 지금 공·사석을 막론하고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대구시장 선거 재출마 여부다. 현재 그는 출마에 부정적이다. 김 장관은 “대구에서 제가 얼마나 어렵게 국회의원이 됐느냐. 그런데 2년 만에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치적 이익만 찾으려 하는 것은 시민들한테 정말 큰 욕먹을 짓 아니냐?”라고 한다. 

    “꽃놀이패 아니라 외통수”

    그러나 큰 선거가 있을 때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전체 구도 속에서 출마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가령 김 장관을 입각시킨 문 대통령이 가용인력 총 차출령을 내렸음에도 김 장관이 자신의 정치적 앞날을 내세워 거부할 수 있을까. 한 여권 인사는 “ 김 장관이 대구선거에 출진한다면 한국당의 지방선거 최악의 참패 시나리오가 그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김 장관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을 수 있다. 

    물론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김 장관이 출마해서 선거에 패하고 그가 대구시장 출마를 위해 내놓은 대구 수성갑 지역구도 한국당에 뺏기는 경우다. 한국당 안에선 그런 그림을 그리는 목소리가 있다. 홍준표 대표는 “김부겸 장관이 출마하는 건 우리 한국당 입장에선 호재”라고 말하곤 한다. 대구시장은 수성(守城)하고, 수성구갑 국회의원도 탈환하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김 장관의 대구시장 선거 출마 고사는 장관직과 의원직에 연연해 ‘부자 몸조심’ 하는 것으로 비치기에 충분하다. 김 장관이 끝내 출마하지 않으면 여권의 지방선거 전체 그림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인사는 “대구시장 선거는 김 장관에게 ‘꽃놀이패’가 아니라 ‘외통수’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여권은 대구시장 선거에서 ‘김부겸 카드’가 여의치 않을 경우 대구가 고향인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대체 투입하는 그림도 그리는 중인 걸로 알려진다. 추 대표는 출마설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입장은 속으로 정리하면 됐지 굳이 언론을 상대로 밝힐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