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천의 배후가 조응천이라는 걸 내가 밝혀낼 거다’ 이런 뜻으로 한 말이죠. ‘박관천이 했지만 조응천의 지시에 따라서 한 거다. 조응천이 배후다’ 이런 뜻.”
▼ 그 말이 사실이면, 이 전 위원은 맥락을 잘못 이해한 거네요.
“12월 18일 상황을 잘 보세요. 박관천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이에요. 박관천 뒤에 조응천이 있느냐 없느냐에 모든 게 걸린 상황이었어요. 모든 기자를 거꾸로 취재해봐요. 음종환이 당시 무슨 이야기하고 다녔는지. 정윤회 문건 사건 관련해 당시 ‘내가 반드시 조응천 잡겠다’ 이렇게 말하고 다녔어요. ‘조응천이 나쁜 놈이다. 조응천이 괴수다’라고 여러 사람에게 말했어요. 날 만난 춘추관 기자들은 다 그렇게 기억할 텐데 뭐. 이준석 전 위원에게 ‘배후는 내가 밝힌다’고 한 것도 같은 연장선에서 한 말이고.”
▼ 어제 이 전 위원에게 문자를 왜 보냈어요? CCTV 같은 거.
“그것도 이 전 위원이 거짓말한 거니까. 나중에 보시면 알아요. 그가 한 말이 다 진실이 아냐. 오늘 페이스북 보세요. 자신이 인터뷰에서 떠들었던 것도 아니라고 주워 담잖아요. ‘여자 이야기, 협박, 그런 거 아닙니다’ 이러잖아요. 자신이 이야기해놓고 자신이 아니라고 하네, 참.”
이와 관련해 여당 관계자는 “이 전 위원과 음 전 행정관의 말 중 누구의 말이 맞는지 속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음 전 행정관이 한 ‘김무성’ ‘유승민’ ‘조응천’ ‘문건’ ‘배후’ 같은 발언의 편린들이 이 전 위원의 머릿속에서 짜깁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위원은 자신이 들은 내용을 뒷받침할 음 전 행정관의 다른 발언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언론 카메라에 노출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수첩.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위원은 술자리에서 음 전 행정관과 방송 코멘트 문제로 언쟁을 벌이면서 배후 문제를 착각해 자의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술자리가 있던 12월 18일과 이 전 위원이 김 대표에게 이 발언을 알린 1월 6일 사이에 상당한 간격이 있다는 점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기자에게 “그날 술자리에서 음 행정관이 ‘배후는 김무성·유승민’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20~30분 문건 관련 대화”
▼ 지난해 12월 18일 당시 대화 상황을 일문일답으로 설명한다면….
“내가 ‘박관천이 나쁜 사람 아니냐’고 하자 음 행정관이 이 말을 받아서 ‘배후는 김무성·유승민이다. 배후를 내가 밝힌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조응천이 유승민 의원과 만났다거나 김무성 대표에 줄을 대려 한다는 말은 없었어요.”
▼ 당시 그 문건과 관련된 대화는 얼마나 했습니까.
“20~30분.”
▼ 긴 시간이네요. ‘조응천’ 등 여러 단어가 나왔을 것 같은데, 이 전 위원의 기억 속에서 일부 단어들이 뒤섞여 음 행정관의 발언을 실제와 다르게 기억했을 가능성은 없나요.
“처음 듣는 순간 철컥해서 한번 되물었던 거라…. 제 기억을 99%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