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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미생에서 완생으로? 2015년판 노동의 새벽

“정규-비정규 아닌 상시-임시 근로자로 접근해야” “정부·재계가 노조의 합리적 리더십 유도하라”

|대담| 경제학자-사회학자가 제시하는 ‘고용 불안’ 해법

  • 패널 : 김태기·이병훈 | 사회 : 강지남

“정규-비정규 아닌 상시-임시 근로자로 접근해야” “정부·재계가 노조의 합리적 리더십 유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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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고용 돌파구’ 찾지 못하면 경제성장동력 상실
  • ● 비정규직 4년 연장은 ‘지록위마(指鹿爲馬)’
  • ● 사회안전망 카드로 대기업 노조 설득해야
  • ● 중소기업·서비스업·창업이 새 영역
■ 일 시 : 1월 8일 오후 2시

■ 장 소 : 동아일보사 충정로사옥 6층 회의실

■ 패 널 :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사회·정리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사회 고용·노동 문제가 올 한 해 중요한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드라마 ‘미생’ 얘기를 해볼까요. ‘장그래’는 정규직이 됐어야 했을까요.



김태기 당연히 정규직이 되면 좋겠지만…. 정규직으로의 전환율은 워낙 낮습니다. 한번 비정규직에 빠지면 정규직이 잘 안 됩니다. 이걸 ‘비정규직의 함정’이라고 하는데, 드라마에 그대로 반영됐더군요.

‘미생’의 배경을 중소기업으로 바꾸면 문제가 훨씬 더 많아집니다. 비정규직 문제엔 착시 현상이 있어요. 대기업 비정규직은 중소기업 정규직보다 나은 편이죠. 장그래 같은 친구도 대기업 비정규직을 택하지, 중소기업 정규직을 원하지 않아요. 또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대기업 비정규직보다 수적으로 훨씬 많은데, 이분들은 정규직이 되느냐 마느냐가 문제가 아니에요. 회사 자체가 많이 흔들리니까.

우리 안의 불안 심리

모두 이 드라마를 보고 가슴 찡했던 건, 희망이 단절된 우리 현실을 장그래에게 투영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겠다는 희망을 갖기가 어려운 만큼,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할 수 있는 길도 차단돼 있거든요. 장그래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우리 노동시장에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병훈 동의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고용불안이 단순히 일자리에 국한된 게 아니라고 봐요. 장그래뿐 아니라 오 과장이나 임원들도 치열한 경쟁을 견뎌내야 하고, 한번 잘못하면 훅 갑니다. 자영업자도, 구직자도 살벌한 경쟁에 시달리는 건 마찬가지고요. 이런 풍토 속에서 우리 안에 불안 심리가 자리하는 거죠.

이처럼 미생(未生)인 우리 삶을 완생(完生)으로 만들려면 좁게는 비정규직 문제를, 넓게는 고용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엊그제인가 어느 신문에 ‘미생 시즌2에서는 장그래가 노동조합을 결성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가는 장면이 나오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드라마 한 편을 계기로 을(乙)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바뀌면 좋겠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현상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사회 지난해 12월 23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이하 노사정위)에서 노(勞)·사(使)·정(政)이 노동시장 구조를 개혁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습니다. 왜 이 시점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시급할까요.

김태기 우선 정부가 경제동력의 상실을 실감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창조경제 등 여러 얘기를 해봤지만, 결국 고용 부문에서 돌파구가 열리지 않으면 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거지요. 또 소득격차가 커지고 빈곤 문제도 악화되는데 뾰족한 해결수단이 없어요. 이걸 복지로 해결할 수도 없고요. 결국 고용이 문제다, 이렇게 본 것 같습니다.

이병훈 저도 우리 노동시장이 ‘구조적 적폐’라고 할 만큼 문제가 상당하다, 이걸 방치하면 앞으로 우리 사회에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은 경제 및 사회의 핵심적 투입 요소이자, 삶의 근거가 되는 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 몸집, 산업구조, 인구구조, 복지정책 등이 압축적으로 변화했는데, 그에 비해 노동시장이나 노사관계는 이런 변화를 담아내기에는 굉장히 구태에 가까운 면이 있어요.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내수·수출 등 소위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각하다보니 경제 선순환이 안 되고, 사회적으로는 갈등과 위화감 등 여러 비용이 늘었습니다. 과연 우리 사회는 지속가능한가. 많은 이가 이런 의문을 갖기 시작했는데,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문제가 그 뿌리라고 봅니다.

“정규-비정규 아닌 상시-임시 근로자로 접근해야” “정부·재계가 노조의 합리적 리더십 유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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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 김태기·이병훈 | 사회 : 강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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