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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 미생에서 완생으로? 2015년판 노동의 새벽

“비용절감用 비정규직 채용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

|interview| ‘승부수’ 던진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 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비용절감用 비정규직 채용 더는 방치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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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반전 절실”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 최장 4년 계약 △정규직 전환 안 될 경우 이직수당 지급 △비정규직 3개월 이상 근무 시 퇴직금 지급 △기간제·파견 근로자 계약 갱신 2년에 3차례 제한 △2015년까지 공공부문 상시·지속 종사자 정규직 전환 추진 △편법 용역·도급, 불법 파견에 대한 감독 강화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 △철도·항공·선박 핵심 업무 비정규직 사용 제한.

▼ 노동시장 구조 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 같은데, 왜 현시점에서 해야 하는지 설명해주십시오.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경제 발전 속도와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 선진화 속도가 비례하지 않는 점입니다. 선진국은 산업구조와 인구 변화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노동시장 구조가 개선돼온 반면 우리는 압축성장을 하다보니 선진국 패턴의 노사문화가 정착되지 못했습니다. 둘째, 한국 사회에만 있는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고쳐야 합니다.”

이 장관은 이 부분에서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했다.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점을 다소 장황하게 설명했다.



“첫째, 과거엔 비정규직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고도성장을 하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의 고용 방식이 바뀌었어요.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비정규직과 하도급·용역 등 간접고용을 선호하게 된 겁니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지금 기업의 정규직은 거의 뼈대 부문만 남았어요. 이에 대한 해결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시기라는 겁니다.

둘째, 선진국은 직접고용과 간접고용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중소기업 무노조 비정규직 임금이 대기업 정규직의 3분의 1밖에 안 됩니다. 우리 근로자의 25%가 여기 해당돼요. 임금 격차가 너무 크고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요. 고착화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더는 방치할 수 없습니다.(*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대기업 정규직, 대기업 비정규직, 중소기업 정규직,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임금 비율은 100 : 66 : 54 : 37이다).

셋째, 노동시장의 룰을 바꿔야 합니다. 내년 1월 1일부터 정년 60세 제도가 시행됩니다. 그런데 지금의 기업 환경에서는 정년이 길어지면 고용이 연장되는 것보다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요. 기업의 임금 부담 때문이죠. 그러면 정년을 연장해 고용안정을 꾀한다는 취지로 만든 법이 오히려 퇴직을 앞당기는 모순을 낳는 거죠. 이를 막으려면 임금체계를 연공(年功) 중심에서 직무 중심으로 바꿔 기업의 부담을 덜어줘야 합니다. 또 승진하지 못하는 근로자에 대해선 전환배치 등의 완충장치를 마련해줘야 합니다.”

비정규직 쓰는 기업 부담 늘려

이 장관은 이어 현 시점에서 반드시 비정규직 해법을 마련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내년에 정년 60세를 시행하려면 올해 기업들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을 바꿔야 해요. 임단협 교섭에 반영하려면 최소한 3, 4월까지는 새로운 룰을 만들어야 합니다. 또 하나는, 그간 임금이나 근로시간 문제에 대한 법원 판결이 다양해 노동시장에서 혼란과 갈등이 컸거든요. 이를 명쾌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번 정부 안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이 비정규직 계약기간을 2년 연장한 건데요.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를 비판했습니다. 차별을 바로잡는 방안이 아니라 단순한 기간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고.

“김대환 위원장의 말씀 전체를 봐야 한다고 봐요. 다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으로 보이는데요. 왜냐하면….”

▼ 아, 언론이 오해했다고요?

“종합적으로 말한 게 아니라 그 부분에 대해서만 답하다보니 그런 오해가 생겼다고 봐요. 이번 비정규직 대책의 핵심은 격차 해소와 남용 방지입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어려워지자 등장한 게 기간제와 파견입니다. 비정규직에게 낮은 임금을 줘도 아무 문제가 없으니 계속 늘리게 된 겁니다. 비용 절감과 유연성 확보 목적에서.”

▼ 기업으로선 편한 면이 있죠.

“예. 선진국에선 비용 절감 차원에서 (비정규직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왜? 임금체계가 직무 중심이기 때문이죠. 또 고용이 불안정한 경우, 즉 기간제로 채용하는 경우 ‘고용 보장을 못해 미안하다’는 뜻에서 플러스알파로 5%를 더 줍니다.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고용 유연성과 비용 절감 목적으로 기간제 채용을 늘리다보니 그 규모가 굉장히 커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비용 절감 차원에서 비정규직을 쓰는 건 철저히 막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차별 방지가 중요합니다. 이번에 과거 정부보다 훨씬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반복적 차별에 대한 징벌적 배상제도 도입했고요. 전에는 차별이나 해고를 노동위원회에서 당사자 간 다툼으로 해결했는데, 이제 근로감독관이 현장에서 판단해 시정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습니다. 노조에 차별시정 신청 대리권을 준 것도 그런 취지입니다.

또 선진국은 고용 불안에 대한 대가를 주지 않습니까. 우리도 이번에 그런 장치를 마련했어요. 2년 지나 정규직으로 바꿔주지 않으면 이직수당을 줘라, 근무한 지 3개월만 넘으면 퇴직수당을 줘라, 쪼개기 계약을 하지 말라…. 이런 식으로 기업에 부담을 안겨 비정규직을 덜 쓰게 하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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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 |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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