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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 美 본토 접근해 핵 공격 남조선 타격은 ‘주체포’로 충분”

北 ‘미사일 연구사’가 밝힌 북한군 미사일 개발 전모

  • 구술·김준익 | 전 북한 노동당 간부 정리·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잠수함 美 본토 접근해 핵 공격 남조선 타격은 ‘주체포’로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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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망명한 러시아 과학자들이 北 ICBM 개발 주역
  • ● 미군 요격 피하는 多탄두미사일 실전 배치
  • ● 잠수함탑재탄도미사일(SLBM) 역량 확충 주력
  • ● ‘고난의 행군’ 직후 南 지원금이 北 군수산업 되살려
“잠수함 美 본토 접근해 핵 공격 남조선 타격은 ‘주체포’로 충분”
나는 북한과 옛 공산권 국가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북한에서 미사일 분야에 종사했다. 북한 노동당에서 일하다 최근 한국으로 탈북했다. 북한에 가족이 남아 있기에 신상과 북한에서의 직위, 탈북 시기는 밝힐 수 없다. 한국 시민이 북한 미사일 실체를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 글을 쓴다.

북한은 40년 전부터 미사일 개발에 나섰다. 1980년대 초반까지는 옛 소련제 미사일을 가져다 해체해 모방하는 게 주된 연구·개발이었다. 연구사들이 엄청난 노력을 투입했으나 성과가 크다고 할 수는 없었다.

‘미사일의 요람’ 제2과학원

1985년 10월 25일 김정일이 북한군 총참모장이던 오극렬을 데리고 제2자연과학원 전시관을 찾아 4시간 동안 현 실태를 요해하면서 “연구사들의 수준이 중학교 졸업 수준밖에 안 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과학자들에게 최고의 연구사업·생활환경을 보장해주겠으니 국방과학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켜보라고 지시했다.

김정일은 “우리는 전쟁을 통해 무력으로 조국을 반드시 통일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현 시대의 전쟁은 조국해방전쟁(6·25전쟁의 북한식 표현) 때와는 다르다. 전자전에 맞게 연구사업을 강화하면서 미사일 개발과 해안포를 비롯한 주체포의 자행화 및 장거리화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한국에서는 주체포를 장사정포라고 하는데, 이 말을 서울에 와서 처음 들었다. 북한에서는 주체포 혹은 정사정포라고 한다.



제2자연과학원은 군사과학만 연구하는 곳이다. 일반 과학은 국가과학원이 관장한다. 김정일이 방문한 10월 25일은 제2자연과학원에서 창립기념일보다 더 큰 명절이다. 제2자연과학원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날’로 기념한다.

“잠수함 美 본토 접근해 핵 공격 남조선 타격은 ‘주체포’로 충분”

북한이 2012년 12월 12일 발사한 은하 3호.

제2자연과학원은 국방위원회 직속이다. 국방위원회, 중앙당 군사위원회의 직접 지시를 받으며 당 지도는 조직지도부 15과가 맡는다. 제2자연과학원 원장은 군사칭호가 ‘대장’으로 인민무력부 1부부장, 제2경제위원회의 1부위원장을 겸임한다. 제2경제위원회는 군수제품의 계획·생산·분배 및 대외 무역을 관장하는 곳이다.

원장이 대장 계급장을 달고 인민무력부와 제2경제위원회 직위를 동시에 갖는 이유는 군과 제2경제위원회의 협조가 필요할 때 명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제2자연과학원 연구사들의 군 계급도 상대하는 군 지휘관보다 높다.

제2자연과학원의 운영 자금은 국가 예산에서 지출하는 연구비, 제2경제위원회 산하 창광회사가 해외에 무기를 수출해 번 돈의 일부, 제2자연과학원 산하 제2연합무역회사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 자금, 외국에 연구사를 파견해 합동연구를 진행하거나 설계도면을 수출해 벌어들인 돈 등이 활용된다. 현재도 이란, 나이지리아, 시리아 등에 북한 연구사들이 파견돼 무기를 개발한다.

제2자연과학원은 50개 넘는 분야별 연구소를 보유했다. 이곳에서 1만5000명 넘는 연구사가 일한다. 실험조수, 노동자를 포함하면 4만 명가량이 과학촌을 형성한다. 건설기업소와 농장, 목장 등 후방보장 시설도 갖고 있다.

현재 제2자연과학원 원장은 최춘식이다. 2012년 12월 17일 김정일 사망 1주기 중앙추모대회 때 주석단 김정은 옆자리에 앉은 인물이다. 추모대회 5일 전(12월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한 것을 치하하고자 자리를 그렇게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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