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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채널A 공동기획 | ‘新대동여지도’ 기적의 건강밥상

간 해독하는 ‘땅속의 진주’ 칡 간암 환자 살려낸 흰민들레

  • 김경민 | 채널A 방송작가

간 해독하는 ‘땅속의 진주’ 칡 간암 환자 살려낸 흰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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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민들레

간 해독하는 ‘땅속의 진주’ 칡 간암 환자 살려낸  흰민들레
강규원(79) 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산에 오른다. 산이 곧 집이다. 한때는 서울에서 사업하며 승승장구하던 그가 모든 것을 접고 산속을 헤매는 이유는 뭘까.

28년 전 어느 날, 강씨는 유난히 피곤하고 의욕이 떨어져 병원을 찾았다. 간염이겠거니 했던 예상은 빗나가고 간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 결과가 나왔다.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려운 간암의 특성상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

“당시에는 3개월밖에 못 산다고 했어요. 지금 이렇게 살아 있는 게 기적이죠.”

3개월 시한부 선고. 두려웠다. 아무런 사실을 모르는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곧 죽음이 닥쳐올 테고, 가족들에게 죽어가는 누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곧고 강했던 생전 모습 그대로 아내와 아이들이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수술은 무의미했다. 사흘 만에 퇴원을 결심한 강씨는 집으로 가 곧바로 짐을 쌌다. 혼자 남겨질 아내와 아이들이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필요한 서류들은 눈에 잘 띄는 곳에 정리해뒀다. 남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던 아내 이자근(70) 씨는 가슴이 콱 막히는 듯했다.

“영문을 알 수가 없으니 원망스럽기만 했어요. 오남매를 남겨두고 떠난다니 혼자 남는 심정이 어땠겠어요.”

간 해독하는 ‘땅속의 진주’ 칡 간암 환자 살려낸  흰민들레
부자 마시니 손발이 덜덜

간 해독하는 ‘땅속의 진주’ 칡 간암 환자 살려낸  흰민들레
너무 충격적이라 차마 남편을 붙잡을 수도 없었다는 아내 이씨. 3일에 걸쳐 떠날 준비를 마친 강씨는 아내와 아이들을 한자리에 불러놓고 몸이 안 좋으니 산으로 들어가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암이라는 사실은 차마 밝히지 못했다. 그 말을 뒤로하고 집을 나선 강씨를 아내 이씨가 말없이 따라나섰다. 터미널에서 남편이 탄 버스가 멀어져 가자 그제야 이씨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흘렀다. 그때 이씨의 나이는 40대 중반, 막내는 고작 중학생이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심정은 괴로웠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며 독하게 마음을 다잡았다.

아내와 어린 다섯 남매를 두고 떠나온 강씨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하지만 백번, 천번 다시 생각해봐도 답은 하나였다. 어차피 병원에서도 포기했다면, 약초를 이용해 자연요법을 써보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그렇게 해서 살면 기적과도 같은 일이고, 죽으면 또 그만 아니겠는가.

본래 서울에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등산을 즐겼다는 강씨.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한약방을 운영한 아버지 덕에 약초에 대한 기본 지식은 전문가 수준이었다. 낮이면 들로 산으로 약초를 캐며 돌아다니고, 밤이 되면 걸인처럼 잠드는 생활이 이어졌다.

하루는 웬 장정들이 강씨를 덮쳤다. 수상한 행색의 남자가 산 이곳저곳에 출몰하니 간첩으로 오인한 동네 주민이 신고를 했던 것. 서울에서 일하던 당시의 명함과 사정을 얘기한 뒤에야 풀려난, 웃지 못할 해프닝이었다.

산에 들어와 간에 좋다는 약초들을 캐서 먹은 지 3개월쯤 지나자 몸이 조금 좋아지는 것 같았다. 은근슬쩍 욕심이 생겨 독초에까지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초오(草烏)’라고, 옛날에 장희빈이 먹은 사약의 재료로 쓴 독초예요. 잘 쓰면 약이 되는데, 반드시 법제 과정을 거친 후 전문가와 상의해서 써야 해요.”

잘만 쓰면 명약인 독초를 어떻게 먹어야 효과가 있는지, 어느 정도까지 먹으면 해가 안 되는지 스스로 먹어보며 공부를 시작한 강씨. 하루는 독초의 한 종류인 부자를 달여 맛을 봤다. 한 잔을 다 마셨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어 한잔을 더 마셨더니 손발이 덜덜 떨려오기 시작했다. 검은콩 달인 물을 한 대접 마신 후 30분이 지나자 차츰 부작용이 사라졌고, 이것이 바로 ‘법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렇듯 책에서 본 정보에 본인의 경험을 더해 작성한 그의 건강 노트는 벌써 10년째 채워졌다.

간 해독하는 ‘땅속의 진주’ 칡 간암 환자 살려낸  흰민들레
마당에 약초 100여 종

살기 위해 약초를 캐던 그는 이미 약초와 사랑에 빠진 지 오래. 2005년에는 중국 칭다오대학의 약초수업을 수료하고, 2006년에는 국내에서 약용식물관리사 자격을 취득했다. 그의 나이 일흔이었지만 배움에 대한 의지는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산에서 캐와 마당에 심어놓은 약초의 뿌리만 100여 종에 달한다.

“사람들이 미쳤다고 해요. 넓은 땅에 농사나 짓지 돈 안 되는 약초만 심는다고…. 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남들 말은 신경 안 써요.”

마당에 있는 약초 중 간에 특히 좋은 약초가 무엇이냐고 묻자 구기자, 오갈피, 두충 등 약초 이름이 술술 나온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고 즐겨 먹는 약초는 ‘흰민들레’라고 했다.

“우리나라 토종 흰민들레는 생으로 먹으면 제일 좋고, 겨울에는 말려놨다가 차로도 끓여 마셔요. 나물로 먹어도 얼마나 맛있는데요.”

자식 자랑하듯 흰민들레의 효능을 줄줄 읊는 그는 약초박사가 다 됐다. 서울에서 사는 아내 이씨는 틈나는 대로 남편이 있는 시골에 내려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처음 남편이 가족들을 남겨두고 집을 떠날 때는 원망도 많이 했지만, 건강하게 살아가는 남편을 보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 약초 덕분에 시한부의 삶을 극복하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강씨는 이제 자신이 아닌 질병으로 고생하는 아픈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고 한다.

“약초는 제 생명과도 같아요.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서 미력하나마 아픈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어요.”

강규원 씨의 약초 건강밥상

■약초 한방 백숙

토종닭 백숙에서 직접 키운 엄나무와 오갈피는 빠질 수 없는 재료. 오갈피는 간과 신장의 기운을 보충해주고, 엄나무는 열을 내리고 간을 보호해준다. 엄나무는 항암작용뿐만 아니라 염증 치료에도 탁월한 효능이 있다.

■죽순 영양죽

토종닭 백숙. 남은 국물에 찹쌀과 직접 캔 죽순을 넣고 죽을 끓이면 또 다른 별미를 즐길 수 있다. 죽순의 칼륨 성분은 체내의 염분을 조절하고 기름을 흡수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흰민들레 겉절이

강씨가 가장 즐겨 먹는다는, 흰민들레 겉절이. 깨끗이 씻은 민들레에 다진 마늘과 양파, 고춧가루, 액젓, 검은깨, 참기름 등 각종 양념을 넣고 조물조물 무쳐내면 쌉싸래한 맛이 일품이다.

간 해독하는 ‘땅속의 진주’ 칡 간암 환자 살려낸  흰민들레
※이 글은 개인의 체험담으로, 의학적으로는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신동아 201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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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 채널A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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