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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커 프로젝트

돌, 물, 노출콘크리트로 빚은 안도 다다오 건축의 정수

☐, △, ○의 비밀 품은 ‘뮤지엄 산(SAN)’

  • 글·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사진·지호영 기자 f3young@donga.com

돌, 물, 노출콘크리트로 빚은 안도 다다오 건축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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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뒤편에서 바라본 워터가든. 끄트머리 파라솔이 설치된 공간이 카페 테라스다.[뮤지엄 산 제공]

본관 뒤편에서 바라본 워터가든. 끄트머리 파라솔이 설치된 공간이 카페 테라스다.[뮤지엄 산 제공]

공중에서 촬영한 본관 뒤쪽의 스톤가든. 경주 고분을 돌로 형상화한 9개의 스톤마운드로 구성돼 있다.[뮤지엄 산 제공]

공중에서 촬영한 본관 뒤쪽의 스톤가든. 경주 고분을 돌로 형상화한 9개의 스톤마운드로 구성돼 있다.[뮤지엄 산 제공]

성벽 구조를 이루는 주황빛 돌은 경기 파주에서 가져온 파주석이고 워터가든에 깔린 검은색 자갈은 충남 서산에서 가져온 해미석이다. 본관 뒤 ‘스톤가든’은 신라 고분을 연상시키는 둔덕(스톤마운드) 9개로 구성된 정원이다. 스톤마운드를 빚은 흰 돌은 원주에서 나는 귀래석이다. 파주석, 해미석, 귀래석이라는 3종의 자연석은 박물관 내부를 감싸는 노출콘크리트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본관의 경우 파주석으로 외관을 짓고 그 안에 박스를 쳐서 콘크리트 건물을 지은 효과다. 전자가 조물주가 빚은 돌이라면 후자는 건축가가 빚은 돌이다. 

워터가든을 채운 잔잔한 물은 이 둘을 가르는 동시에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거칠면서도 파격적인 자연석을 씻어내 매끈하면서 세련된 콘크리트를 빚어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물은 본관 건물 오른편에 휴식 공간으로 마련된 카페 테라스를 우회하면서 계단을 이루며 잔잔히 고여 있다. 그 물에 단풍으로 붉게 물든 주변 풍광이 비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깊은 사색에 절로 빠지게 된다.

안도 다다오 건축에서 물은 이런 성스러운 씻김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뮤지엄 안쪽 통로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노출콘크리트 벽면은 고대 그리스 신전의 열주와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마치 ‘자연의 신전’에 온 것 같은 신성함마저 느껴진다. 


1 페이퍼 갤러리 전시관 초입의 파피루스관. 네모난 천장을 확인할 수 있다.
2 트라이앵글관에서 바라본 하늘. 세모를 찾을 수 있다. 3 백남준관의 동그란 천장.[뮤지엄 산 제공]

1 페이퍼 갤러리 전시관 초입의 파피루스관. 네모난 천장을 확인할 수 있다. 2 트라이앵글관에서 바라본 하늘. 세모를 찾을 수 있다. 3 백남준관의 동그란 천장.[뮤지엄 산 제공]

뮤지엄 산의 본관에는 그런 신성함의 징표 3가지가 숨어 있다. 네모, 세모, 동그라미라는 3개의 기하학적 기호다. 네모부터 찾아보자. 본관 왼편에 위치한 ‘페이퍼 갤러리’의 첫 전시 공간은 종이가 등장하기 전 그를 대신하던 파피루스를 이집트 나일 강 유역에서 옮겨 심은 파피루스 온실이다. 2층에 설치된 이 온실은 천장이 뻥 뚫린 중정(中庭)에 설치돼 있다. 푸른색 하늘이 쏟아져 내리는 그 중정의 천장이 네모나다. 다음은 동그라미다. 본관 오른편 청조 갤러리 마지막 전시관인 백남준관은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작품 전용 전시 공간이다. 이 전시 공간의 높은 천장이 동그랗다. 세모가 가장 찾기 어렵다. 페이퍼 갤러리와 청조 갤러리가 만나는 중간 지점에 갤러리 산의 건축 과정을 기록한 전시 공간이 있다. 이 공간 뒤편으로 물이 흐르는 비석 형태의 조각 작품이 설치된 중정이 보인다. 대부분의 관객이 그냥 지나치는 이곳의 천장이 세모다. 이 중정으로 나가는 입구에 이 공간의 이름이 적혀 있다. 트라이앵글관이라고.

2층 평면도를 보면 건물 위에서 볼 때 앞부분에 네모, 배꼽 부분에 세모, 뒷부분에 동그라미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동양적 전통에서 동그라미는 하늘, 네모는 땅, 세모는 인간을 상징한다. 안도가 이를 의식하고 일부러 이 3가지 기호를 새겨 넣은 것일까. 이영훈 홍보팀장은 “그런 의미 부여를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뮤지엄 내부적으로 네모는 파피루스, 세모는 안도 다다오, 동그라미는 백남준의 상징 기호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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