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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미래

뇌 해킹해 생각 도청… 인간에게 디도스 공격도 가능

뇌와 AI의 결합

  • 유성민 IT칼럼니스트 dracon123@naver.com

뇌 해킹해 생각 도청… 인간에게 디도스 공격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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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자회사 ‘딥마인드 (DeepMind)’는 10월 19일 ‘바둑 지식 없이 바둑 숙달하기(Mastering the game of Go without human knowledge)’라는 제목의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에 실었다. 이 논문에서 딥마인드는 알파고 차세대 버전인 ‘알파고 제로’를 선보였다. 독학으로 바둑을 학습하는 것이 알파고 제로의 특징이다. 더 놀라운 건, 알파고 제로가 3일 만의 독학으로 기존 알파고를 능가했다는 점이다. 알파고 제로는 인공지능 학습 알고리즘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발전함을 보여준다. 

AI 시대는 미래가 아닌 현재의 일이다. 클라우드를 활용해 AI 기반 서비스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 기술이 없다면 AI 확산은 어렵다. 알파고 제로와 같은 AI 구현을 위해서는 슈퍼컴퓨터가 필요하다. 슈퍼컴퓨터는 가격이 고가이기에 보통 사람이 구매하기 어려운 하드웨어다. 그러나 클라우드 기술 덕분에 고가 하드웨어 필요 없이 원격으로 AI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클라우드에 올라탄 AI

9월 12일 구글은 AI 평등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 또한 클라우드가 뒷받침하기에 가능한 얘기다. AI는 클라우드 센터에 두고, 클라우드에서 처리한 결과를 개별 기기로 서비스 받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장비, 시간, 공간 제약 없이 누구나 인공지능 서비스를 받는 게 AI 평등 시대다. 

AI 스피커가 저가에 나오는 것도 클라우드 덕분이다. 음성인식과 정보처리를 클라우드에서 하므로 고가의 하드웨어가 필요 없다. 물론 애플은 개인 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시리(Siri)의 경우 클라우드가 아닌 해당 기기에서 처리하게 한다. 이 때문에 애플은 음성 AI 선두 주자였는데도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페퍼(Pepper)’도 클라우드가 있기에 보급이 가능했다. 페퍼의 두뇌는 IBM이 개발한 ‘왓슨(Watson)’이 담당한다. 왓슨 역시 알파고처럼 고도화한 AI다. 2011년 2월 미국 유명 퀴즈 프로그램에서 역대 우승자들을 압도적으로 이긴 이력을 가졌다. 왓슨은 법률, 병원, 투자,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왓슨을 구현하려면 슈퍼컴퓨터급 장비가 필요하다. 페퍼 기기에 직접 구현했다면 페퍼 가격은 수억 원에 달했을 것이다. 그러나 페퍼는 클라우드 방식으로 AI를 구현하기에 고가 장비가 필요 없다. 페퍼 가격은 2년 대여 기준으로 95만 원 정도다. 

AI 확산은 인간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할 것이다.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으나 마냥 기쁜 일만은 아니다. AI가 인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기기가 클라우드 센터의 AI에 통제를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이는 영화 ‘아이로봇’을 연상시킨다. 아이로봇에 등장하는 비키는 중앙센터에 위치한 AI다. 모든 로봇은 비키 통제 속에서 움직이고 비키는 스스로 학습한 결과에 따라 인간을 위협한다. 

중앙 AI가 클라우드 방식으로 통제하는 기기가 늘어나고 있다. 아이로봇의 비키 같은 존재가 나타나지 않으리라고 보장할 수 없다. 더욱이 중앙 AI는 기기에서 일어나는 내용을 학습하면서 고도화한다. 예컨대 페퍼는 인식한 정보를 왓슨에 보내 왓슨의 AI 능력 향상에 기여한다. AI의 학습 범위가 사람 통제에서 벗어났다는 얘기다.

일자리 위협에도 AI가 빠질 수 없다. 사람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춘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전망이다. 영국 옥스퍼드대는 2013년에 702개 직업에서 앞으로 AI가 미칠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43% 직업이 AI에 의해서 사라진다.

‘생각’으로 조종하다

AI는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사람을 뛰어넘을 수 있는 존재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AI로부터 위협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스티븐 호킹, 빌 게이츠 등 유명인사 역시 AI가 가져올 위협적인 미래를 걱정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은 대응책으로 인간의 두뇌와 AI가 결합한 ‘뉴럴 레이스(Neural Lace)’를 제안했다. 그는 1초에 1조 개의 영문자를 처리하는 AI를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인간의 한계를 AI를 이용해 보완하자고 주창한 후 구상을 실천으로 옮겼다. 3월 27일 ‘뉴럴 링크(Neural Link)’를 설립한 것이다. 

뉴럴 링크의 목표는 사람 뇌에 칩을 삽입하는 것이다. 뇌와 AI가 칩을 매개체로 생각을 공유한다. 칩은 클라우드와 네트워크로 연결돼 동작하게 한다. AI 시대를 넘어 AI와 직접 생각을 공유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혁신을 통해 잇따라 불가능을 해결해온 머스크지만 뉴럴 링크 구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자가 많다. 사람의 두뇌는 이제 이해되기 시작한 수준이고, 두뇌에서 나오는 생각을 컴퓨터 언어로 바꾸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물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학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구글 AI 개척자 레이 커즈와일 이사는 머스크처럼 뇌와 AI를 결합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커즈와일은 2015년 6월 4일 “2030년 인간 두뇌와 AI가 클라우드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사고(Hybrid Thinking)’가 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뉴럴 레이스 개념과 같다. 커즈와일은 기술이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기에 2030년이면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고 본다. 

8월 페이스북은 개발자 행사인 F8에서 뇌로 글을 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페이스북은 이를 위해 빌딩 8이라는 팀을 신설했다. 단순히 AI와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뇌로 시스템을 조종하는 것이다. 마우스와 음성이 아닌 생각만으로 시스템을 조종하는 게 가능할까. 이러한 기술은 ‘BCI(Brain Computer Interface)’라고 한다.


뇌에 ‘박는’ 임플란트

페퍼는 클라우드 덕분에 왓슨을 탑재했다.

페퍼는 클라우드 덕분에 왓슨을 탑재했다.

BCI가 구현되려면 3가지 기술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 뇌 전파를 탐지할 기술이 필요하다. 둘째, 뇌파를 해설할 기술도 있어야 한다. 셋째, 해석한 뇌파를 기계언어로 바꾸는 기술이 요구된다. 뇌가 시스템을 조종하려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통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뇌 전파 탐지는 침습적 방식과 비침습적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침습적 방식은 뇌 외곽에 측정 장치를 심어 뇌 전파를 탐지하는 기술이다. 뇌 외곽에서 직접 탐지하기에 정확한 탐지가 가능하다. 다만 수술을 해야 하므로 부작용 우려가 있다. 

대표적인 기술로 ‘ECoG(Electrocorticography)’ 가 있는데 뇌 표면 위에 전극을 부착하는 방식이다. 

비침습적 방식은 뇌에 직접 부착하지 않고 전파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수술 없이 머리 위에 부착해 전파를 측정할 수 있으나 침습적 방식보다 탐지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대표적인 기술로 ‘EEG (Electroencephalograph)’가 있다. EEG는 머리에 바로 부착해 뇌 전파를 탐지케 한다. 

뇌 전파를 탐지했다면 그것을 해석할 기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뇌 임플란트 기술이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뇌 임플란트는 손상된 뇌를 회복시키는 기술이다. 치의학에서 사용하는 임플란트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인공 치아가 손상된 치아를 대신하는 것처럼 뇌에서도 손상된 부분을 인위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뇌 임플란트를 이용해 기억을 회복시키거나 뇌로 인해 손상된 기능을 복구할 수 있다. 뇌 임플란트가 실현되려면 뇌 전파의 기능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잃어버린 기억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손상된 기억을 관장하는 신경을 찾아야 하고 그곳의 전파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는 뇌 임플란트를 오랫동안 연구해왔는데, 뇌파로 단어를 추측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실험자들에게 특정 단어를 언급하게 하면서 뇌파 행동을 측정하는 것이다. 2014년 오하이오 주립대에서는 뇌 임플란트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의 손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손동작을 관장하는 뇌 전파를 알았기에 가능한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스위스, 프랑스 연구진이 뇌 임플란트로 척추가 마비된 원숭이를 걷게 하는 데도 성공했다.

“AI보다 더 큰 재앙…”

EEG 방식으로 뇌파를 탐지하고 있다.[위키미디어]

EEG 방식으로 뇌파를 탐지하고 있다.[위키미디어]

뇌 전파를 해석할 수 있다면 이를 시스템이 이해할 수 있게 변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4월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재미있는 드론 경주가 열렸다. 뇌 전파로 드론을 조종해 시합하는 경기가 열린 것이다. 뇌 전파를 탐지한 후 이를 해석하고 시스템 언어로 변환시켜 드론을 조종했다. 지난해 네덜란드에서는 루게릭병에 걸린 환자가 생각만으로 태블릿 PC에 간단한 단어를 적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렇듯 AI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AI와 사람 뇌를 공유하는 기술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현재 기술 발전 방향은 공유를 넘어 뇌가 시스템을 조종할 수 있는 범위까지 확대돼 발전하고 있다. 어쩌면 중앙센터에서 지배하고 있는 주인은 AI가 아니라, 이를 두뇌로 통제하는 사람이 될지도 모른다. 슈퍼인간이 전 세계를 지배할지도 모를 일이다. 

AI 위협 대응과 관련해 뇌와 AI 결합 제안은 훌륭한 생각이나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우선 사람의 생각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뇌 임플란트를 악용한다면 뇌에 접근해 충분히 생각을 왜곡시킬 수 있다. 사생활 침해 문제도 있다. 생각은 자유다.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런데 전파를 해석할 수 있게 되면 생각도 읽을 수 있게 된다. 생각까지 남에게 공유된다면 생각의 자유도 잃어버리는 셈이다. 

이러한 문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3월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스마트 TV를 몰래 해킹해 일반인을 도청한 적이 있다. 이러한 사건에 비춰볼 때 정보기관이 사람의 뇌를 해킹해 생각을 몰래 훔쳐볼 수 있다. 또한 해킹으로 사람의 목숨마저 위협할 수 있다. 영화 ‘공각기동대’를 보면 해킹으로 두뇌를 마비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일시적으로 많은 부하를 일으켜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디도스’ 공격이 사람에게도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 존엄성’ 문제가 있다. 생각은 사람에게 특별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이 시스템적으로 변환될 수 있다는 사실은 사람을 큰 충격에 빠지게 할 것이다. 영혼에 대한 이론을 무너뜨리고 사람을 뇌에 의해서 움직이는 생물체로 전락하게 할 것이다. 

동기는 좋지만, 인간과 인공지능의 결합은 AI보다 더 큰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 뇌와 AI를 결합하는 기술에 대한 윤리적 고찰이 필요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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