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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

  • 시인 임솔아

출입국

저는 그래서 어떻게 되나요? 사람들이 바닥에 차곡차곡 누워 있었다. 자기 옷을 덮고서 자기 가방을 베고서. 번호표를 꼭 쥐고 있었다.

내가 위험하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다. 내가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물속에 머리를 넣었다. 물속에 있는 것들이 보였다. 물을 보려 하면 물은 지나가버리고 지나가버렸다. 물의 가장자리에 죽은 잠자리 떼가 모여 있는 동안 물의 가장자리에서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달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불 꺼진 거실에 앉아 초콜릿 한 박스를 다 먹었다. 달콤하구나. 먹어도먹어도 새까맣게 달콤하구나. 몸을 일으키면 내 가슴에서 까만 조각들이 쏟아졌다. 쪼그려 앉아 손끝으로 하나씩 검은 조각들을 찍어 먹었다.

끈적이는 것이 발에 닿았고 나는 걸어 나갔다. 맨발이 내 맨발에 닿아 있었다. 열려 있는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빗소리 때문에 비를 알아챘다. 저는 그래서 어떻게 되나요? 입국신고서를 들고 창가에 서 있었다.

물이 들이치고 컴퓨터와 마우스와 스피커가 젖어가고 책이 울고 책상이 뒤틀리는 동안 화분들은 좋았겠구나. 나는 물 밖으로 나와 거짓말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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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솔아
● 1987년 대전 출생
● 2013년 중앙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
● 2017년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출간
● 2017년 제35회 신동엽문학상 수상




신동아 2019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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