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인맥 좋으면 취업에 유리”
“학생 때부터 스스로 학맥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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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큰 대학병원 과장인데…”
고려대 심리학과에 재학 중인 김모(여·21) 씨는 “내 친구는 명문대를 나와 성공한 아버지의 인맥으로 일자리를 많이 소개받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좋은 인맥을 가진 부모는 다른 느낌을 준다”고 했다. 상당수 대학생은 “하다못해 과외 자리 하나를 구할 때도 인맥이 없으면 힘들다”고 말한다. 윤모(여·21·중앙대 간호학과 재학생) 씨는 “우리 학과에는 부모의 인맥이 좋은 동기가 많다”면서 “한 동기는 아버지가 큰 대학병원의 과장인데 ‘취업이 안 되면 아빠가 근무하는 병원에 들어가면 되니 걱정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의 90.3%는 “씁쓸하지만 수저계급론은 현실”이라고 답했다. 인맥은 출세하기 위해 세 번째로 필요한 요소로 꼽혔다. 첫 번째는 부모의 재력이었고 두 번째는 개인 역량이었다.
모 대기업 관련 회사에 입사한 정모(29) 씨의 경우, 아버지가 이 대기업 임원을 지낸 뒤 협력회사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한다. 정씨는 빠지지 않는 학벌과 스펙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취업에 아버지의 후광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는 하지 않는다. 몇몇 취업준비생은 “기업과 공공기관의 공개채용이 공정하게 진행되겠지만 그래도 뉴스를 보면 여전히 인맥을 통한 취업 청탁이나 고용세습이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한다.
“인맥 금수저”
요즘엔 학생 때부터 취업준비생이 스스로 학맥을 개척하는 풍조도 나타난다. 서울 S대 경영학과 재학생 서모(23) 씨는 학과 선배의 사례를 들려줬다. 서씨의 선배는 “모 회사 인턴 면접을 말아먹었다. 탈락을 확신했는데 합격 통보가 왔다. 면접 전에 이 회사에 다니는 내 대학 선배가 ‘인사과에 잘 말해놓겠다’고 했다. 이 학맥 덕분에 입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같은 S대 경영학과 재학생 박모(22) 씨도 “인맥 금수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두 개의 교내 경제학술동아리에서 활동한다. 가장 큰 이유는 취업 때 도움이 될 인맥을 쌓기 위해서다. 그는 “좋은 회사에 들어간 동아리 선배가 후배를 끌어주기도 하고 필요한 대외활동을 소개해주기도 한다”고 했다. 이제 ‘인맥’은 취업준비생들의 또 다른 화두가 되고 있다.
※ 이 기사는 고려대 미디어학부 ‘탐사기획보도’ 과목(담당 허만섭 강사·신동아 기자) 수강생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