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호

“84㎡ 10억 원대 ‘중계 학군’이 가성비는 최고”

입시 컨설턴트 신진상의 ‘명문 학군’ 진입 전략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2023-04-16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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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 내신 절대평가로 자사고, 명문 일반고 인기 오를 듯

    • 수시·정시 모두 강한 ‘대치 학군’, 전세 살다가 매매 노려라

    • 중등 경쟁력이 ‘목동 학군’ 힘, 재건축 기대감도 커

    학군지 이사 고민 해결! 20년차 입시 컨설턴트가 강력 추천하는 학군지



    입시 컨설턴트 겸 투자 전문가 신진상 씨는 “입시와 부동산 정책에 관한 뉴스를 탐독하고 전문가의 분석을 샅샅이 살피라”고 조언했다. [조영철 기자]

    입시 컨설턴트 겸 투자 전문가 신진상 씨는 “입시와 부동산 정책에 관한 뉴스를 탐독하고 전문가의 분석을 샅샅이 살피라”고 조언했다. [조영철 기자]

    “과거엔 주어진 환경이나 열악한 조건을 극복하고 성공한 경우를 빗대어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표현을 썼다. 지금은 개천에서 용이 나는 데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개천을 용이 날 수 있는 큰 연못으로 바꾸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무기가 용이 나는 개천으로 이사 가는 것이다. 전자는 지역 격차와 국가 재정의 한계 때문에 불가능하다. 결국 후자밖에 길이 없다.”

    입시 컨설턴트이자 투자 전문가로 활동하는 신진상 씨는 ‘명문 학군’에 진입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2004년부터 EBSi, 강남대성학원, 대성아이맥 등에서 논술강사로 활약했다. 이후 대치동 대형 학원과 입시 기관에서 대입 수시 및 정시 컨설턴트 경력을 쌓았다. 부동산과 주식에도 관심이 많아 자산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재테크 교육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내친김에 1월 입시 정보와 학군지 재테크 전략을 집약한 책 ‘대한민국 명문학군 입지지도’(비즈니스북스)를 펴냈다. 명문 학군은 성적이나 전통이 우수한 학교가 모여 있는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신 씨에게 학생과 학부모가 알아야 할 최근 입시 이슈는 무엇인지, 자녀에게 유리한 학교 선택법은 뭔지, 명문 학군별 특징과 진입 전략은 무엇인지 물었다.

    고등학교는 유형에 따라 일반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특목고, 영재학교, 특성화고 등으로 나뉜다. 어디가 자녀에게 유리한지 판별하는 방법이 있나.

    “중학교 때 수학·과학 고등 과정 선택 학습을 하지 않은 학생은 자사고 진학을 피해야 한다. 내 자녀가 칭찬만으로 춤출 수 있는 ‘고래형’인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높은 성취를 이룰 ‘파이터형’인지도 파악해야 한다. 전자라면 일반고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게 낫고, 후자라면 자사고와 특목고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하다. 학생부 항목이 줄고 자기소개서가 폐지되는 입시에서 학교가 대입을 잘 준비해줄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개인적 판단으론 자사고가 일반고보다 유리하다. 수시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종 전형에선 선생님이 써주는 학생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시에 강한 학교인지, 정시에 강한 학교인지도 고교 선택의 중요한 조건이다. 명문 고교는 수행평가를 자주 시행하기에 필기시험을 잘 봐도 수행평가로 등급이 갈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중요한 점은 고교 수행평가의 근간이 글쓰기라는 점이다. 내 자녀가 독서와 글쓰기에 강점이 있다면 수시에 강한 일반고를 선택하고, 그렇지 않다면 일찌감치 정시형 일반고를 1지망으로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고교학점제·절대평가, 자사고·특목고 유리

    2025년 입학하는 고1부터 고교학점제와 고교 내신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뉴스1]

    2025년 입학하는 고1부터 고교학점제와 고교 내신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뉴스1]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와 고교 내신 절대평가(선택과목에 절대평가를 적용하는 제도)가 전면 도입될 예정이다. 두 정책이 시행되면 학교 선택 시 주의할 점은 뭔가.

    “개인적으로 판단할 때 고교학점제는 일반고보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나 특목고 등에 유리하다. 두 제도가 도입되면 내신 주요 과목 외에 절대평가 과목이 늘어날 것이다. 절대평가 과목의 경우 교사가 써주는 학생부 세부능력과 특기사항(세특)의 수준과 정성이 입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고교 내신 절대평가가 시행되면 수시의 학생부 교과전형은 사실상 폐지되고 학종은 과목별 세특 중심의 비교과 전형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대학은 정시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늘리거나 갈수록 본고사와 비슷해지는 논술 전형을 늘릴 수도 있다. 학생부 세특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수시 명문 일반고와 특목고, 자사고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목고부터 수시·정시 아우르는 대치 학군

    대치동 학원가. [뉴시스]

    대치동 학원가. [뉴시스]

    대표적인 명문 학군 입지를 꼽는다면.

    “서울 대치, 서초·반포, 송파·잠실, 목동, 중계, 광진, 강동 학군과 함께 대구 수성구 학군을 꼽겠다.”

    대치 학군은 대한민국 입시 1번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학교, 입지, 학원가를 분석해 보면 어떤 특징이 두드러지는가.

    “2022년 중학교 내신이 절대평가로 바뀐 후 대치동 중학교의 영재학교, 특목고, 자사고 진학 비율이 급상승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많다고 해서 내 자녀가 손해 볼 게 없다. 이런 학교는 학업 분위기도 좋고 일찍부터 경쟁에 노출될 수 있어 학구열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최상위권 학생들과 함께 중학생 때부터 영재학교나 특목고 대비 공부를 하면 대입 준비도 한결 쉬워진다. 최근 들어 영재학교 선발 시험이 수능 국어를 바탕으로 수학과 과학 실력을 묻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 대치동엔 정시에 강한 학교가 많다. 휘문고, 단대부고, 숙명여고가 대표적이다. 중동고는 정시형 학교지만 문과는 유독 수시에 강하다. 경기고는 수시, 정시 모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진선여고, 영동고, 개포고, 중대부고는 수시형 학교로 꼽힌다. 대치 학원가 강점은 초중고 과정의 모든 입시와 각종 시험 준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입시에서 영어 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대치 학원가는 국어와 수학 중심으로 재편됐다. 대치동에 진입하는 학부모 대부분은 ‘대전족(대치동에서 전세 사는 사람들)’을 선호한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기대감으로 매매가와 전세가 갭 차가 큰 편이다. 일단은 대전족으로 살다가 집값 조정 폭이 커지면 그때 집을 사는 전략도 유효할 수 있다. 휘문고 인근 원룸 형태의 작은 빌라에 자녀만 입주시켜 놓고 부모는 서울 인근 소도시에 사는 경우도 있다. 소규모 빌라 보증금은 2억 원대로 형성돼 있다.”

    서초·반포 학군은 비싼 아파트가 즐비하고, 잠실·송파 학군은 거대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다. 이들 학군지의 경쟁력은 뭔가.

    “서초·반포 학군엔 대치동 못지않게 실적을 내는 5대 명문고가 있다. 세화고, 서울고, 반포고, 상문고, 세화여고가 그 주인공이다.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 사거리 학원가는 중등부 수학과 영어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이 지역 고등부 학생 상당수는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한다. 강남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쾌적한 입주 환경이 강점이지만 아파트 가격이 너무 비싸다. 실거주라면 구축 전세 또는 방배동 빌라로 우회해 접근할 수 있다. 송파구에서 실력을 갖춘 학생이 모인 중학교는 오륜중, 잠실중, 잠신중, 신천중이다. 송파 소재 광역 자사고인 보인고는 수시와 정시에 모두 경쟁력을 갖춘 학교다. 오금고, 보성고, 영동일고, 잠신고, 창덕여고, 정신여고도 눈여겨볼 만하다. 송파구는 삼전동 사거리를 중심으로 대형 학원이 밀집해 있으나 탄천만 건너면 대치동이기에 유명 학원이 적은 편이다. 교통, 업무지구, 자연환경 3박자가 좋은 지역이지만 매매가 변동성이 큰 탓에 송파 학군은 진입 시 유의해야 한다. 잠실동과 신천동 매매가 부담된다면 석촌동, 송파동, 방이동, 풍납동 진입이 차선책이다.”

    서부 지역을 대표하는 목동 학군은 어떤가.

    “목동 학군은 고등학교가 아닌 중학교에 경쟁력이 있다. 목운중, 월촌중, 신목중, 봉영여중, 목일중, 양정중, 목동중, 신서중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고등부에선 명덕외고를 비롯해 강서고, 양정고, 진명여고, 한가람고가 경쟁력을 갖춘 학교로 꼽힌다. 목동 학원가는 중학생이 대학 과정까지 선행학습을 하는 터라 고등부 학원의 경쟁력도 좋아지고 있다. 국어와 과학 학원 선택지도 많아 목동 학원가의 존재감은 앞으로도 굳건할 전망이다. 양천구의 호재는 신정뉴타운과 2028년 서울 경전철 목동선 개통이다. 목동 지역 노후화된 아파트 단지가 본격적으로 재건축 단계에 진입하면 또 한 번 큰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목동 아파트 전세가는 84㎡ 기준 8억 원 내외로, 매매가(25억 원대)에 비해 낮다고 해도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럼에도 목동 학군 진입을 원한다면 대안은 빌라나 다세대주택이다. 목동 빌라의 전반적인 매매가는 2억 원에서 6억 원 사이다.”

    10억 원대 84㎡ 아파트 살며 학원가 이용

    강북의 맹주로 꼽히는 중계 학군의 상황도 궁금하다.

    “중계동 중학교 최강자로는 을지중이 꼽힌다. 상명중은 이과 성향에 영어 실력까지 갖춘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학교로 유명하다. 불암중은 문과 쪽 과목에 강한 학생이 몰린다. 중계중은 원래 외고를 많이 보내는 학교인데 최근 영재학교, 과학고 진학률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중평중, 태랑중도 특목고 진학률이 오르는 추세다. 고등부는 자사고인 선덕고와 과학중점학교인 대진고가 수시와 정시에서 모두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중계동 여고 중에서 최상위권은 대진여고다. 재현고, 청원고는 수시전형 결과가 좋은 편이다. 중계동 은행사거리엔 영어와 국어는 물론 수학과 과학, 사회탐구 학원이 모여 있다. 대형 학원뿐 아니라 중소형 학원과 소수정예 수업을 하는 학원까지 선택지가 다양하다. 중계동은 가성비 측면에서 최고의 학군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만한 학군과 학원을 보유하고 84㎡대 아파트를 10억 원대에 살 수 있는 곳은 서울에서 중계동밖에 없다. 청구 3차, 건영 3차 등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아파트는 노원구 내에서도 가격 조정을 덜 받는 편이다. 탄탄한 전월세 수요가 가격을 뒷받침해주기 때문이다. 이들 아파트는 자사고와 특목고 발표, 대입 후 매물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니 이 시기를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 은행사거리엔 지하철역이 없는데, 경전철 동북선 은행사거리역이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계동은 중계동에 비해 진입이 수월하다. 구축 아파트가 많은 하계동과 재개발 사업시행 인가가 난 중계본동 백사마을을 추천한다.”

    그는 “이외 한강변 최고 학군지인 광진 학군, 대형 학원과 대장 아파트 단지가 형성돼 있는 강동 학군, 재수 학원과 의대 입시 전문 학원이 많은 대구 수성 학군의 경쟁력도 돋보인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과 입시는 공통점이 많은 만큼 부동산과 교육을 연결해 생각해야 한다”며 이런 조언도 곁들였다.

    “입시와 부동산 정책에 관한 뉴스를 탐독하고 전문가의 분석을 샅샅이 살피기 바란다. KB부동산을 통해 빅데이터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길 권한다. 입시 정책은 네이버 뉴스의 교육 섹션을 매일 들여다보면서 정책의 흐름을 읽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가장 빠르게 최신 교육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각종 맘카페에 가입해 학교와 학원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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