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호

20년 가속화 투자하면 원금 140배 수익

[구루의 투자법] 이익·매출 성장 속도 높은 ‘가속주’ 투자법

  • 강환국 퀀트 투자자 christianeum@naver.com

    입력2023-04-02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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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투자의 신’ 미너비니 투자법

    • 성장 속도 빠른 기업에 집중 투자

    • 20년 투자하면 연간 복리 수익만 28.4%

    • 단기 손실 참아내면 고수익 가능

    강환국의 퀀트투자 A to Z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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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투자를 가장 잘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아니다. 그가 위대한 투자자인 것은 틀림없으나 연 복리 수익률로 보면 20% 정도의 수익을 내는 투자자다. 1957~1969년 파트너십을 운영할 때 수익률이 가장 높았으나 그때도 연복리 수익률이 30% 정도였다. 물론 이 정도 수익률을 꾸준히 달성하면 부자가 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나, 이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내는 사람은 많다.

    세계 주식투자 왕중왕을 뽑으라고 하면 나는 마크 미너비니를 꼽을 것이다. 그는 미국 교육제도상 8학년, 한국으로 따지면 중학교 2학년에 학교를 그만둔 ‘초졸’이다. 하지만 그의 투자 실적은 학력과 무관했다. 수십 년간 ‘주식’이라는 한 우물을 파서 그 분야의 1인자가 됐다.

    미너비니는 1990년대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5년 동안 연 복리 220%(총수익 33,554%)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달성했다. 미너비니는 1997년과 2021년 두 차례 미국 투자 챔피언십(US Investing Championship)에서 우승한 것으로 유명하다. 흥미로운 점은 또 있다. 2021년과 2022년 대회 Top 20 수상자 대부분이 그의 세미나에 참가한 수강생이라는 것이다. 2021년에는 수상자 20명 중 11명이, 2022년에는 13명이 그의 세미나를 들었던 사람이다. 이런 이력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 바로 ‘투자의 신’이다.

    미너비니는 트위터 계정(@markminervini)을 운영하면서 12년 동안 1만 개 이상의 트윗을 남겼다. 최근에는 그의 저서 ‘초수익 성장주 투자’의 국문 번역본도 나왔다.



    수익 빨리 느는 기업에 베팅

    미너비니는 기술적 분석과 기본적 분석을 같이 하는 사람이다. 그가 어떤 차트 패턴을 중요시 여기는지, 어떤 시장에 매수와 매도를 하는지는 그의 책에 자세히 적혀 있다. 윌리엄 오닐의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과 스탠 와인스타인의 ‘주식투자 최적의 타이밍을 잡는 법’을 같이 읽으면 좋다. 미너비니 이론의 상당 부분은 오닐과 와인스타인의 영향을 받았다.

    기본적 분석 방식부터 살펴보면 미너비니는 ‘수익의 성장’을 매우 중요시 여긴다. 물론 이건 당연하다. 기업이 돈을 많이, 더 벌어야 기업가치가 상승하고 주가가 오를 것 아닌가? 미너비니는 ‘이익성장률의 가속화(Earning Acceleration)’도 강조한다. 이익의 성장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지표다. 하지만 단순히 이익이 난다고 해서 투자하기 좋은 기업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익의 성장률을 확인해야 한다.

    두 기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한 기업은 지난 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었고, 이번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 두 번째 기업은 반대다. 지난 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고, 이번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두 기업 모두 이익이 확실히 증가하나 처음 언급한 기업은 이익 성장률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두 번째 기업은 이익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수치상으로 표현하면 첫 번째 기업의 이익성장률 가속화 비율은 40/20=2이고, 두 번째 언급한 기업의 가속화 비율은 20/40=0.5다.

    미너비니는 첫 번째 기업처럼 성장률이 확대되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는 의견을 펼쳤다. 또한 매출 성장률 가속화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매출이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성장률이 더 커지는 것이 좋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이익이나 매출 성장률의 가속화 정도에 따라 투자하는 방식을 ‘가속화 전략’이라 한다.

    초반 부진 참으면 연 복리 28.4% 돌아와

    미너비니의 가속화 전략을 한국 시장에 적용해 봤다. 매출액 성장률, 영업이익 성장률, 순이익 성장률의 가속화 비율을 계산해 3개 항목 평균 순위가 가장 높은 20개 기업을 골라서 주가를 추적했다. 관리종목, 적자기업, 금융주, 지주사, 중국 상장기업은 제외했다. 폭락을 막기 위해 분기당 한 번씩 각 종목의 투자 비율을 조정했다.

    이 전략의 수익은 연 복리 28.4%였다. 20년 만에 원금이 140배 증가했다. 한국에서도 매출과 이익이 성장하고 성장 속도가 가파르게 오르는 기업의 수익이 높았다.

    2003년 4월~2023년 1월 한국 가속화 포트폴리오와 코스피의 수익률 비교.

    2003년 4월~2023년 1월 한국 가속화 포트폴리오와 코스피의 수익률 비교.

    장기 수익이 높다면 단기 수익률은 어떨까. 최근 10년, 5년, 3년, 1년 수익률을 비교해 봤다.

    가속화 전략은 최근 1년 동안에는 부진했으나 최근 3, 5, 10년 동안 주가지수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물론 한국에서 ‘가속주’가 매월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다.

    2008년에는 6~11월 반년간 연속으로 손실이 났다. 10월에는 한 달 만에 -26%라는 엄청난 손실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한 달 만에 10% 이상 손실이 난 구간도 많았으며, 2022년 6월, 9월 각각 -19%라는 엄청난 손실을 기록했다. 물론 이보다 수익이 난 달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연 복리 28%를 달성했다. 그 28%를 ‘마음고생’ 없이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큰 착각이다.

    한국형 가속화 전략의 월별 수익률.

    한국형 가속화 전략의 월별 수익률.

    참고로 가속화 전략은 2017년 코스피보다 수익이 저조했으며, 2008년과 2022년 두 해 손실이 발생했다.

    현재 한국의 가속주 상위 20개는 다음과 같다. 이 글을 쓰는 시기에는 4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아서 ‘최근 분기’가 2022년 3분기이며, ‘전 분기’는 2022년 2분기다. 따라서 4분기 실적을 반영하면 종목이 많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 그 후 종목을 확인하고 싶으면 3월 31일 이후 quantus.kr을 참고하면 된다.

    사실 ‘매출과 이익의 가속화’는 미너비니만 주장한 것이 아니다. 오닐, 데이비드 라이언, 마크 리치 2세 등 전설적 트레이더들이 모두 가속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시장에서 주효한 전략은 한국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매출과 이익 가속화가 강한 기업의 주식을 사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강환국
    2021년 7월 직장인 투자자에서 ‘30대 파이어족’으로 변신한 인물.
    계량화된 원칙대로 투자하는 퀀트 투자를 통해 연 복리 15%대의 수익률을 거둬 입사 12년째인 38세 때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를 나와 파이어족이 됐다. 현재 전업투자자이자 구독자 13만2000명 유튜브 채널 ‘할 수 있다! 알고 투자’를 운영하는 유튜버, 투자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작가, 온·오프라인 투자 강의를 하는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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