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종편) 재승인 심사 과정에 부정 개입한 의혹을 받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서울 도봉구에 있는 서울북부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23일 자정 경 조사를 마치고 나온 한 위원장은 “알고 있는 사실을 충실히 진술했다”며 ‘TV조선 재승인 심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전날 오전부터 한 위원장을 상대로 TV조선이 조건부 승인을 받는 과정에 한 위원장이 어디까지 관여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한 위원장이 받는 혐의는 직권남용 및 공무집행방해와 허위공문서 작성 등이다.
검찰은 한 위원장이 재승인 심사위원으로 자신의 측근을 임명하고 점수 조작에 관여했다며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했다. 방통위 담당자와 심사위원장이 점수를 조작한 사실을 알면서 묵인한 혐의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조작을 통해 마련된 재승인 결과를 알리며 보도자료 등을 배포한 행위는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한 위원장은 22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어떠한 위법하거나 약간이라도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면서 “그런 지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도 객관적으로 분명하다고 말씀 드린다”고 반박했다. 이어 “방통위원장 임기를 끝까지 지킨다는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 위원장의 임기는 2023년 7월까지다.
보다 구체적인 반론을 듣기 위해 23일 오전 한 위원장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민언련 대표에서 장관급으로
1961년생인 한 위원장은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 재학 시절 민주헌법 노동자투쟁위원회 결성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대학 졸업 후 보험회사에 다니던 한 위원장은 1995년 회사를 나와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1년 사법연수원(30기)을 수료하면서 40세에 변호사가 됐다. 법무법인 정세에서 일하면서 ‘삼성 X파일 사건’의 MBC 측 소송대리인을 맡았다. 이후 MBC 자문역을 맡은 것이 계기가 돼 2009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를 역임했다.
방송위원회 기금관리위원회 위원,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전문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특별위원회 위원, 한국케이블TV협회와 한국PD연합회 자문변호사 등을 지내며 방송 분야에서 이력을 쌓아왔다.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에서 언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9년 8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 의해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되기 직전까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공동대표를 지냈다.
검찰은 한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구속 기소된 양 국장과 차 과장, 윤 교수에 대한 첫 재판은 다음 달 4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다. 앞서 검찰은 방통위의 양모 전 방송정책국장과 차모 전 운영지원과장, 당시 심사위원장이던 윤모 광주대 교수를 구속기소했다. 이들에 대한 첫 재판은 다음 달 4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