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호

“박 시장 한 게 뭐 있노” vs “전재수는 의혹 때문에 찝찝”

[르포┃2026 民心은 어디로…] 6‧3지방선거 2개월여 앞둔 진짜 부산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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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6-03-20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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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형준? 시장 하면서 도대체 한 게 뭐꼬”

    • “전재수? 사람은 좋은데, 통일교 의혹 때문에 찝찝”

    • “주진우? 이제 막 국회의원 된 사람 아잉교”

    • 보수세 강한 부산, 높은 주가지수가 변수?

    • 한동훈 보궐 출마? “인기와 당선은 다른 문제”

    부산  북구 구포시장. 구자홍 기자

    부산  북구 구포시장. 구자홍 기자

    6·3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는 부산이 될 공산이 크다. 박형준 시장의 3선 도전 가도에 초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도전장을 내 치열한 당내 경선이 예고된 데다, 해양수산부 이전을 주도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마로 여야 정권교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산 북구갑에서 3선을 기록한 전 의원이 부산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경우 6월 3일에 보궐선거가 치러질 공산이 크다. 벌써부터 한동훈 전 대표 vs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빅매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월 11일 부산시장 향배는 물론 포스트 전재수가 누가 될 것이냐는 2개의 빅매치가 예고된 부산 북구 구포시장을 찾았다. 구포시장에는 나흘 전(3월 7일) 4차선 도로까지 인파가 넘실댔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방문’ 잔상이 여전히 시장 골목에 남아 있었다. 상인들 대화도 자연스레 ‘포스트 박형준’과 ‘한동훈의 출마’ 여부로 흘렀다.

    “아이고, 말도 마이소. 한동훈 왔을 때 시장 전체가 마비됐다 아입니까.”

    구포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의 기억에 따르면 입구에서 불과 100m 남짓한 거리를 이동하는 데 꼬박 한 시간 넘게 걸렸다고 한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고 했다. 특히 중년 여성 지지자들의 기세가 대단했다고 한다. 구포시장 한 가운데서 생선 좌판을 40년 넘게 운영해 왔다는 70대 여성 상인 전모 씨는 “내는 원래 한동훈이 별로 안 좋아했는데, 직접 얼굴 보고 악수까지 하니께 사람 맴이 쪼매 달라지데예”라고 말했다. 

    “이런 인파 처음” … 구포시장 뒤흔든 ‘한동훈 현상’

    부산 보수진영 인사들에게 한동훈은 애증의 정치인처럼 보였다. 국민의힘은 그를 ‘제명’했지만, 그를 ‘애정하는’ 보수 지지층, 특히 중년 여성 팬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구포시장 상인들은 6·3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각 당 판세는 물론 전재수 의원의 출마로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를 가장한 대진표와 유불리까지 읽어내고 있었다.

    “(국민의힘에서) 경선 붙으면 박형준 시장이 유리하겠지만, 당원들은 또 주진우 의원을 선호한다 카드라고요. 그라고 만약에 전재수 빠진 북구에 한동훈이가 보궐로 나온다? 그라믄 민주당, 국민의힘 후보하고 한동훈이 3파전 되면 그건 또 모르는 일이라.”

    한동훈이 화려한 ‘현상’이라면, 북구에서 전재수 의원은 ‘삶’ 그 자체에 가까웠다. 세 번의 낙선 끝에 일궈낸 그의 지지기반은 콘크리트만큼 단단해 보였다.

    “그 양반은 진짜 밑바닥부터 훑은 사람이라. 국회의원 사무실에 찾아가 민원 보고 나올 때 엘리베이터 문 닫힐 때까지 90도로 인사하는 건 기본이고, 공항 가다 생각난다고 안부 전화를 돌려요. 백수 비슷한 사람한테도 ‘행님’ 소리하며 챙기는데, 누가 안 좋아하겠노?”

    22대 총선에 부산에서 그가 민주당 후보로는 나 홀로 당선할 수 있었던 비결은 ‘겸손’과 ‘스킨십’이었던 셈이다. 지역구에 몰두해 온 그의 전략은 진영과 이념을 넘어 굳건한 신뢰를 구축한 듯 보였다. 그러나 부산 해운대에서 만난 50대 김모 씨는 “전 의원은 출마하면 안 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현금과 시계 등 수천만 원의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사람이 출마해서 유죄판결을 받으면 또 혈세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게다가 전 의원의 혐의는 이재명 정권이 임명한 민중기 특검에 의해 발견된 거 아닌가. 민 특검은 이 진술을 숨기다가 언론에 의해 드러났고. 국민이 다 지켜보고 있다. 차라리 전 의원은 혐의를 벗고 출마하면 당선될 거다. 굳이 지금 하겠다고 나서는 건 아니다.”

    엇갈리는 시선, 달아오르는 보궐선거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 판세는 안갯속이었다. 인지도가 높은 박형준 시장의 안정감을 선호하는 여론이 있는가 하면 ‘또 니가?’라며 거부감을 표하는 정서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도전자인 주진우 의원에 대해서는 ‘너무 이르다’는 시각과 함께 대여 공격수로 활약한 그에게 기대를 거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부산진구에 산다는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주진우요? 똑똑하다 아입니꺼. 후보만 되면 시장 될 기라는 사람도 있어예.”

    당원과 시민 여론을 각 50%씩 반영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누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될 것이냐가 보수 지지층의 주된 관심사라면, 전재수 의원의 시장 출마로 치러질 공산이 큰 북구갑 보궐선거가 ‘한동훈 vs 조국’이라는 빅매치로 성사될 것이냐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한 구포시장 상인은 “당사자들은 죽을 맛이겠지만 보는 사람이야 재밌지 않겠냐”며 두 사람의 빅매치 성사를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시민들은 벌써부터 가상의 대진표를 짜며 주판알을 튕기고 있었다. 구포시장의 한 상인은 한동훈의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결과적으로 그의 당선을 점쳤다. 

    “한동훈이 나오면 인기는 대단하겠지만 당선은 또 다른 문제지예. 박민식은 여기서 의원 했던 사람이니 무시 못 하고예. 그래도 조국이나 박민식이랑 붙으면 한동훈이가 안 낫겠나 싶어예.”

    일부 시민들은 여당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구포역 앞 국밥집 60대 여사장은 여당에 반감을 드러냈다. “전재수였으니까 북구에서 세 번이나 당선된 거지, 다른 사람은 어림도 없심더. 기본적으로 여기는 빨간 당(국민의힘) 지지 성향이 강해예.”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북구갑 보궐선거에 출마하면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는 손사래를 치는 시민도 있었다. 구포역 앞 한 커피 전문점에서 만난 북구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자식 교육 문제로 온 세상을 시끄럽게 해놓고 어데라고 여게 기어나옵니까. 힘 있으면 자기 자식 잘되게 하고 싶은 맘이야 부모로서 이해하지만, 그래도 공인이 그러면 안 되지예.”

    만약 북구 보궐선거가 유력 정치인이 출마하는 빅매치로 치러질 경우 6·3선거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기제로 작용할 것은 확실해 보였다. 한 구포시장 상인은 “관심이 이래 많은데 투표율이야 당연히 올라가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찍을 놈 하나 없다”

    구명역에서 부전역으로 향하는 택시 안. ‘6·3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시민 여론이 어떠냐’고 기사에게 말을 걸었다. 60대 기사는 스스로를 ‘중도’라며 “찍을 놈 하나 없다”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박형준은 시장 하면서 도대체 한 게 뭐꼬. 전재수는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때문에 찝찝하고, 주진우는 이제 막 국회의원 된 사람이 벌써 시장한다고 설치니… 참말로 누굴 찍어야 할지 모르겠심더.”

    택시 기사는 3월 9일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이 ‘계엄’에 대해 사과 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이 선거가 다가오니 마지못해 반성하는 척하는데, 이번에 학실하게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더. 나라를 뒤흔든 계엄에 대해 이번에 민주당이 싹쓸이하는 한이 있더라도 잘못한 것에 대해 책임지게 만들어야지예.”

    세대 갈등 양상은 부산도 예외가 아닌 듯했다. 택시 기사는 가족들의 지지 정당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80대 장모님은 무조건 빨간 당입니더. 우리 딸내미한테 빨간 당 찍으라 카는데, 그거 때문에 명절에 싸우고 불편해 죽겠어예. 근데 웃긴 건 우리 20대 아들이라예. 걔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무조건 국민의힘이랍니더. 반대로 20대 중반 딸은 나 닮아가 중도고예.”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는 것 같으냐’고 묻자, 그는 즉답 대신 대뜸 주가지수를 거론했다.

    “주가가 6000을 넘어가니 유튜브에서 ‘5년은 너무 짧다, 대통령 10년 시키자’는 소리도 나옵니더. 주가 오르는 거 보면 대통령이 잘하는 것 같기도 하고…. 참 마음이 복잡합니더.”

    ‘중도’라던 그는 10분 남짓 대화 끝에 사실상 ‘대통령 지지자’처럼 얘기했다. 그 배경은 급격히 오른 주가지수였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던가. 오랫동안 보수세가 강해 역대 선거 때마다 국민의힘에 승리를 안겨줬던 부산 표심에 높은 주가지수가 변수로 등장한 모양새다.

    ‘분위기는 전재수, 박형준의 저력, 패기의 주진우’

    부산 시민 반응을 종합해 보면 이번 부산시장 선거 구도는 ‘분위기는 전재수, 저력의 박형준 , 패기의 주진우’로 요약할 수 있다. 누가 부산시장에 당선하더라도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는 ‘꽃놀이패’라는 점에서다.

    KNN 의뢰로 여론조사 회사 서던포스트가 3월 3일부터 4일까지 부산 거주 만 18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시장 후보 적합도’는 전재수 민주당 의원 29.0%, 박형준 시장 17.5%, 주진우 의원 13.7%,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5.0%, 이재성 전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 4.5% 순이었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1.8%, 국민의힘 25.4%, 조국혁신당 1.6%, 개혁신당 1.3% 순이었다. 후보 적합도와 정당 지지율만 놓고 보면 민주당에 유리한 분위기다. 다만 지방선거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52.2%였고,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47.8%였다. 이번 조사는 모바일을 통한 웹 조사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부산시장 선거와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는 전 의원은 PK의 민주당 적통을 잇는 자타 공인 차세대 에이스다. 국회의원 3선에 해수부 장관을 지낸 그가 부산시장 타이틀까지 3관왕을 차지하게 되면 누가 뭐래도 전국구 차기 주자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다만 장관직 사퇴를 불러온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3선 성공은 차기로 가는 보증수표라 할 수 있다. 지난 대선 당시 김문수와 한덕수의 ‘올드보이’ 대결을 막을 조커 역할을 못 했다는 아쉬움이 지지층 사이에 짙게 남아 있었다. 다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성과 부재론’을 어떻게 돌파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초선임에도 여당 저격수로 존재감을 과시한 주진우 의원에게 이번 부산시장 도전은 그 자체로 인지도를 높일 전략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만약 경선은 물론 본선에서도 승리해 부산시장을 거머쥘 경우 정치 교체, 세대교체, 시대 교체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다만 박형준 시장 이후를 노리는 국민의힘 부산 지역 중진들의 견제를 당내 경선 과정에 어떻게 포용하느냐가 과제가 될 전망이다. 

    6·3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둔 부산 민심은 ‘실리와 자존심’ 사이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노인층의 맹목적 국민의힘 지지, 20대 남성의 우클릭, 4050 세대의 중도적 고뇌. 이 모든 것이 뒤섞인 부산은 지금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서 있다. 6월 3일, 낙동강 벨트에 필 장미꽃은 과연 누구를 향할 것인가. 부산시장 선거 자체도 차기 대권 향배를 가늠할 빅 매치이지만, 만약 북구 보궐선거까지 ‘빅 매치’로 치러질 경우 부산의 선택에 따라 대한민국 권력 지형은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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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전문가 이재성 강점이 전재수 약점 보완할 것”

    “실적으로 증명하는 ‘으라차차 부산시장’ 되겠다”

    “정부와 치열하게 협상하는 ‘실용주의 시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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