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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대통령을 파면하다

기각 믿고 ‘8월 下野’ 검토 ‘수사 담담히 응해야’ 번민

朴의 내밀한 근황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기각 믿고 ‘8월 下野’ 검토 ‘수사 담담히 응해야’ 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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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아 발 부어

기각 믿고 ‘8월 下野’ 검토 ‘수사 담담히 응해야’ 번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사저와 그 주변. [동아일보 김동주 기자]

박 전 대통령은 ‘자기최면’을 걸면서 탄핵안이 기각될 걸로 철석같이 믿고 직무 복귀 준비를 해왔지만 결국은 짐을 싸 삼성동 사저로 돌아갔다. 탄핵안이 100% 기각된다고 생각하진 않았겠지만 막상 파면 선고를 받자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최명기 정신과 전문의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 선고 이후 이틀 동안 청와대에 머물면서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1979년 10·26 사태로 부친을 잃은 뒤 한 달 만에 청와대를 떠날 때의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괴로웠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또 “직계가족도 없는 처지에서 유일한 위안인 명예를 잃었으니 한동안 신체적 통증까지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3월 13일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조원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다리를 다쳐 힘들어했으며 몸이 안 좋아 보였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관저를 떠나면서 발목을 접질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평소에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발 부위가 자주 부어오른다고 한다. 최순실 게이트가 처음 터진 시점에 발이 부어 구두에 들어가지 않는 바람에 샌들을 신은 채 청와대 공식회의를 주재했다는 목격담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지금 심경은 어떨까. 박 전 대통령은 사저에 온 측근 인사들의 위로를 듣기만 할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구나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와 불소추 특권이 사라진 상태에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기에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발표한 네 문장 메시지에서 박 전 대통령의 향후 행보를 읽을 수 있다.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

야권과 몇몇 언론은 이를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으로 해석했다. 반면, 박 전 대통령과 가까운 몇몇 인사는 “모든 결과에 대해 제가 안고 가겠다”는 표현 등을 근거로 “불복으로 읽히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들은 이런 이야기도 한다.

“청와대에서 퇴거해 자연인으로 돌아간 행위 자체가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아니냐.”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헌재가 적시한 죄를 인정하라는 것은 박근혜 개인의 방어권과 사상의 자유를 제약하는 다중(多衆)의 횡포 아니냐.”    

친박 핵심이 삼성동 사저 보좌진을 꾸리기로 했다는 말이 나왔다. 최경환 의원은 “대통령이 탄핵됐다 해서 인간적 의리를 끊으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전직 대통령들도 퇴임 후 측근들과 교류했지 않았느냐”고 했다. 반면, 조원진 의원은 “사저 보좌진 이야기는 잘못 전해졌다. 각자가 박 전 대통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고 했다.



“파면된 대통령에 낙인까지…”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한 달여간 사저 주변에서 집회한다고 신고했다. 검찰이 혹시 박 전 대통령을 체포하러 오면 이들이 막아설지 모른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사저에 성벽을 쌓고 장수와 병사들과 함께 진지전 태세에 돌입한 것일까. 박 전 대통령 측과 가까운 Q씨는 “그런 게 아닐 수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바깥의 ‘불복’ 비난에도 차분히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사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검찰을 막아서 몸싸움이 벌어진다고 치자. 이 장면이 국민에게 중계될 것이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누가 이 장면을 가장 원하겠는가. 야권 유력 대선주자일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완전히 엮였다’고 생각해 자신에 대한 혐의에 억울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항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달래고 수사에 담담히 응해야 한다는 번민도 하는 듯하다. 파면된 대통령에게 성급하게 ‘불복’ 낙인까지 찍지는 말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Q씨)

박 전 대통령은 헌재 최후진술에서 “어떤 상황이 오든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Q씨는 이 약속이 아직 깨진 게 아니라고 전한다.





신동아 2017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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