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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타석이라도 메이저리그 뛰는 게 꿈… 지금 너무 행복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야구선수 황재균

  • 이영미|스포츠 전문기자

“한 타석이라도 메이저리그 뛰는 게 꿈… 지금 너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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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야구하고 싶었다”

2월 18일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날이다. 전날  황재균은 미리 훈련장을 방문해 구단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훈련 첫날 비로소 샌프란시스코 선수들과 만났고, 이 자리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이끄는 브루스 보치 감독이 재미난 에피소드를 만들어줬다. 황재균의 설명이다.

“훈련 시작하기 전 선수단 미팅이 있었다. 보치 감독이 날 앞으로 나오라고 하더라. 그냥 인사하는 줄 알았다. 부담 없이 감독 앞에 섰는데 갑자기 어떤 영상을 틀었고, 그 영상에는 내가 롯데 시절, 배트플립(타자가 홈런을 예상하고 1루로 출루하면서 야구 방망이를 던지는 행위를 의미한다)하는 장면이 소개되고 있었다.

선수들은 폭소를 터뜨리며 환호성을 질렀고, 난 고개를 못 들었다. 한국에서 야구할 때는 배트플립 행위가 언급되는 걸 부담스러워했는데 이곳 선수들이 그 영상을 보고 날 더 좋아해주니 아이러니하더라. 내 첫인상이 선수들에게 재미있게 비친 듯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황재균은 자신이 비록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신분이지만 브루스 보치 감독을 비롯해 버스터 포지, 헌터 펜스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해준 데 대해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캠프 시작일부터 황재균은 적극적인 모습으로 동료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불과 하루밖에 안 됐지만 옆자리에 있는 선수에게 짧은 영어로 농담도 건네고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코칭스태프들과 인사도 나눴다.



훈련장을 이동할 때 “(훈련이) 재미있어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고민도 안 하고 “네, 정말 재미있어요. 이렇게 야구하고 싶었어요”라고 대답한다. 나중에 어떤 결과가 주어지든 황재균은 이 자체를 즐기고 싶어 했다. 선수들이 각자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아서 훈련하는 선수단 분위기가 자신에게 딱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메이저리그를 동경하던 황재균으로선 모든 게 신기하고 경이로울 수밖에 없었다. 특히 메이저리그 명문팀으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은 설렘을 안겨줬다.

“한국 MLB매장에서 보던 유니폼과 모자를 쓰고 야구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개막 25인 로스터(빅리그 진입의 의미)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졌다.

물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하고 왔지만 TV로만 보던 선수들과 함께 야구한다면 그 재미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정말 행복할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 해보지 않은 야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그렇다.”

황재균은 캠프 시작일부터 아침 6시 40분에 출근한다. 이 출근 시간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오후 1시에 시작되는 시범경기를 위해 오전 9시에 출근하는 선수가 대부분이지만 황재균은 새벽 출근을 멈추지 않는다.



등번호 1번

“이곳 훈련은 오전에 다 끝난다. 지금까지 해오던 훈련량에 비해 한참 모자라는 부분이다. 그래서 일찍 시작한다. 타격 훈련이 부족하다 싶으면 코치랑 상의해서 내가 더 하면 된다. 배팅 게이지 안에 들어서면 코치가 내게 이런 질문을 한다.

‘어떤 공을 더 쳐보고 싶어?’라고. 즉 어떤 연습이 내게 더 필요하냐고 묻는 것이다. 이곳은 선수들이 알아서 훈련을 해나간다. 물론 수비나 타격 훈련을 같이 하지만 남은 부분은 내가 찾아가면서 훈련한다. 그런 방식이 나한테 더 맞는 것 같다.”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등번호 1번을 달고 뛴다. 야구선수 등번호치곤 이색 번호일 수밖에 없다. 그도 선수 생활하며 단 등번호 중 가장 적은 숫자의 번호라고 말한다. 하긴 1번보다 더 적은 번호가 있을까 싶다. 그런데 이때 브루스 보치 감독 전에 샌프란시스코를 이끈 펠리페 알루 전 감독(스프링캠프 내내 훈련장에 나와서 선수들 모습을 지켜본다)이 1번을 달고 뛰는 황재균을 가리켜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1번은 딱 봐도 야구 선수처럼 생겼다. 유니폼도 기존의 선수들처럼 잘 어울린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 유니폼을 입었던 것처럼 말이다. 등번호가 한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번호인데 1이란 숫자처럼 홈런도 1등을 차지했으면 좋겠다. 분명 팀에 도움이 될 선수로 보인다.”

2월 26일,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컵스와의 시범경기에서 황재균은 6회초 5번 3루수로 교체 출전했다. 6회말 4-3으로 앞선 상태에서 타석에 들어선 황재균은 무사 1,3루에 우완 짐 헨더슨을 상대로 투 스트라이크로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우측으로 밀어치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시범경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한 것이다. 그의 3점 홈런을 지켜본 샌프란시스코 전담 기자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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